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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혁명적인 글쓰기 방법론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18년 10월
평점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읽어야지 마음만 먹던 책이였는데,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일단 어렵게 쓰이지 않아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방식들이라 좋았다. 누군가는 식상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식상한 것조차 실천을 못하는 사람도 많고, 기본을 지키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인지라... 아는 것을 다시 짚어보고 공감되는 몇 가지들을 메모해 본다.
글쓰기를 위한 연장을 신중하게 선택하라. 그렇다고 문구점에서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금물.
나는 B5 사이즈나 그보다 조금 작은 노트를 선호한다. 필기구는 HB 연필. 사실 볼펜을 썼던 기간이 긴데 나는 여전히 연필이 좋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말아라. 굉장한 에너지가 들어있다.
이 부분은 공감이 많이 된다. 쓰고 난 후 고치고 고치다 보면 제자리에 와 있는 경우가 많다.
글감 노트 만들기.
읽으면서 헉! 했다. 글감, 그때 그때 생각나는 문구들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지에 기껏 적어놓고 나중에는 다 버렸다는... 작은 전용 수첩을 갖고 다녀야겠다는 생각.
세부 묘사를 이용하라. 세부 묘사는 글쓰기의 기본 요소이자 단위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종종 '이렇게까지 구체적이고 세부적일 필요가 있을까?'싶은 장면들을 만나곤 한다. 지금 되짚어보니 저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만약 내가 읽었던 소설들의 장면들을 간단하게 몇 줄로 서술했다는 가정을 하고 상상을 해보니 그 소설을 무슨 맛으로 읽었겠는가 싶다.
저자는 글을 쓸 공간은 방 하나에 비가 새지 않고 창이 하나 있고 난방만 된다면 그만이라고 했다. 이렇게 소박한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거기에 나무 책상과 의자만 하나 있으면 끝. 나는 몇 년전 책상 하나 구하려고 오프라인 매장부터 온라인 매장까지 뒤졌던 적이 있었다. 요즘에는 시스템 가구라고 해서 무척 깔끔하면서 뭔가 그럴듯 하다. 소재는 대부분 스틸. 하지만 너무 비대해서... 맘에 드는 나무 책상 하나 사기에도 쉽지 않았다. (맘에 드는 건 가격이 어마무지... 😵)
(참고로 원서의 출간년도는 1986년이다.)
자신을 규정하는 경계를 확장시켜라.
잠시 동안이라도 그 경계선 끄트머리에서 살아 보라고 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끔은 잘 듣지 않던 헤비메탈에 영혼을 던져보기도 하고, 계획없이 운전대를 틀어보기도 하고, 책 읽기에 최적화(?) 되어 있는 나의 자리에서 벗어나보기도 한다. 소소하지만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것. 좋은 경험이더라.
자기가 쓴 글을 쓰자마자 다시 읽어 보지는 말라. 자기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기 전에는 잠시 시간을 두고 기다리라고 한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 말도 이해가 된다. 종종 한두달 전 일기를 읽다보면 정말 내가 쓴 게 맞나 싶을 때도 있다(여러 의미에서).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으라는 문장에 "응?" 했는데, 읽다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 듣자, 분석하지 말고!
20.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39.
스스로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결코 편하게 앉아서 사탕이나 먹으며 살겠다는 핑곗거리로 삼지 말라.
62.
나는 수업 계획을 미리 세워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때그때 주어지는 상황에 겁먹지 않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충실하려 애쓴다. 그리고 매번 이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결이 있다면, 마음을 계속 열어 두고 있는 것이다.
67.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공교육이 저지르는 가장 끔찍한 질문은 타고난 시인이자 소설가인 어린 학생들에게서, 그들의 문학을 빼앗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문학 수업은, 어린이들에게 문학 작품을 읽게 한 다음 곧바로 문학에 '대해서'만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130.
글쓰기 속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과 차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잡는 데에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136.
그 대상들에게 선의의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216.
글쓰기에도 커다란 들판이 필요하다. 너무 고삐를 세게 잡아당기지 말라. 스스로에게 방황할 수 있는 큰 공간을 허용하라. 아무 이름도 없는 곳에서 철저하게 길을 헤맨 다음에라야 당신은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
223.
모범생이 되기 위한 모범생은 되지 말라. 규칙에 얽매이면 글쓰기에 필요한 '진짜 현실'이라는 반석을 얻지 못한다.
작가는 모든 소문과 지나가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책임이 있다. 이야기꾼은 이런 방식으로 인생을 배워 나간다.
/ 그레이스 팔레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