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다. 영원히 꿈 속에서 나오지 않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세계의 끝일지는 몰라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출구가 있을거야. 난 그걸 확실하게 알 수 있어. 하늘에 그렇게 쓰여 있어, 출구가 있다고. 새들은 벽을 넘잖아. 벽을 넘은 새들이 어디로 날아가겠어? 바깥 세계야. 이 벽 밖에 다른 세계가 있어. 그래서 벽이 마을을 둘러싸고 사람들을 밖으로 못 나가게 하는 거라고. 밖에 아무것도 없다면 굳이 벽으로 둘러쌀 필요가 없잖아. 반드시 어딘가에는 출구가 있어." - P61
"그러나 자네는 그 세계에서, 자네가 여기에서 잃은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자네가 잃어버린 것과 잃어 가고 있는 것들을." - P103
"그게... 어떤 세계죠?" 나는 박사에게 물었다. "그 불사의 세계 말입니다." "평온한 세계예요. 자네 자신이 만들어 낸 자네 자신의 세계이지. 자네는 그곳에서 자네 자신일 수 있어. 그곳에는 모든 것이 있고. 또 모든 것이 없어. 자네는 그런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겠나?" - P121
"두려워할 일은 없어. 이건 죽음이 아니야. 알겠나? 영원한 삶이지. 그리고 그곳에서 자네는 자네 자신이 되는 거야. 그에 비하면, 지금 이 세계는 겉보기만 그럴듯한 환영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걸 잊지 말게나." - P127
"‘내 탓이 아니야‘는 이방인 ,의 주인공 말버릇이었죠, 아마. 그 사람, 이름이 뭐었더라. 음." "뫼르소." 하고 나는 말했다 "아, 맞다. 뫼르소." 그녀가 되풀이했다. "고등학교 때 읽었어요. 하지만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방인 같은 소설, 전혀 안 읽어요.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조사를 했거든요. 당신은 어느작가를 좋아해요?" - P255
"그렇게 멋진 세계인지 어떤지는 나도 몰라." 그림자가 말했다. "그러나 그곳은 적어도 우리가 살아야 할 세계야.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일도 있고. 너는 그곳에서 태어났어. 그리고 거기에서 죽어. 네가 죽으면 나도 사라져.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야." - P308
나는 눈을 감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세 형제의 이름을 떠올려 보았다. 미치, 이반, 알료샤, 그리고 배다른 스메르쟈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이름을 전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 P314
나는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울 수는 없었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너무 많은 것을 경험했다. 세계에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슬품이 존재한다. 그 슬픔은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없고, 가령 설명할 수 있다 해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할 종류이다. 그 슬픔은 어떤 형태로도 바꿀수 없고, 바람 잔 밤의 눈처럼 그저 고요히 마음에 쌓여 갈 뿐이다. - P318
좀 더 젊었던 시절, 나는 그런 슬픔을 어떻게든 언어로 환치해 보려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언어를 늘어놓아도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는 없었고, 나 자신에게도 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나는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나의 언어를 닫고, 나의 마음을 닫았다. 깊은 슬픔이라는 것은 눈물이라는 형태조차 띨 수 없다. - P318
"무서워하지 말아요. 당신이 만약 영원히 상실된다 해도, 나는 죽을 때까지 당신을 잊지 않을 거예요. 내 마음속에서 당신은 사라지지 않아요. 그거 하나는 꼭 잊지 말아요."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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