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읽기 시작~!!






시와 철학은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가지다. 가장 좋은 시인은 가장 훌륭한 철학자이고, 가장 좋은 철학자는 가장 훌륭한 시인이다. 둘은 오성(性)을 향하는 길에서 방법론적 차이를 가질 뿐 한 혈통이다. 시는 ‘상상력‘을, 철학은 ‘사유’를 방법론적 매개로 삼는다. - P12

시인은 생각이라는 섬광에 기대어 세계와 존재를 직관한다. 철학자는 머리를 짜내서 ‘정리(定理)’를 세우고, ‘명제‘를 제시하고, ‘정리‘와 ‘명제‘를 통해 대상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철학은 서로 마주칠 수 없는 것들을 접목하고, 그 내부로 삼투하며, 상호적으로 융합하는 사유의 방식! 철학은 대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하고, 철학자는 사건과 현상의 발견자가 되어야 한다. 철학은 사유의 내용이 아니라 사유 그 자체에서 바글거리며 발현되는 것이다. - P13

떳떳하고 늠름하게 사는 데 무엇보다도 자기 극복과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자신을 잃고 몰락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뱀이 성장하기 위하여 허물을 벗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몰락할 용기란 스스로 죽을 수 있는 용기, 그 무엇보다 먼저 재가 될 수 있는 내부의 결단과 의지다. 오늘 우리가 누린 것들, 즉 사유 재산, 지위, 학벌, 명예 따위를 포괄하는 상징 자본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어제의 낡은 ‘내‘가 죽지 않는다면 새로운 ‘나‘는 태어날 수 없다. 새로운 ‘나‘는 무수한 잉여 속에서 나온다. - P19

그는 스스로 광인이 되어 신이 죽었다고 외친다. 아니 이미 신이 죽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이 엄청난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방황 중이다. 이 사건은 아직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 못했다. 천둥과 번개는 시간이 필요하다. 별빛은 시간이 필요하다. 행위는 그것이 행해진 후에도 보고 듣게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이 행위는 아직까지 가장 멀리 있는 별보다도 더 멀리 떨어져 있다. " - P28

눈부시게 쏟아지는 빛 속에 서서 어둠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눈부신 일광이 어둠을 삼키기 때문이다. 약동하는 삶의 중심에 서서 죽음을 상상하는 일도 어렵다. 삶의 약동이 죽음을 삼켜 버리기 때문이다. 죽음은 미래의 것,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 미래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한다. 언제나 미지고, 수수께끼인 죽음은 "주체가 그 주인이 될 수 없는 사건"이다. - P30

니체는 살로메와의 사랑을 ‘우주적 사랑‘이라고 언급하며 자신이 "광란하는 미치광이의 제정신으로, 즉 저주받은 자의 전형적 광기로" 사랑에 빠졌다고 쓴다. 다 알다시피 니체의 사랑은 무참하게 거절당한다. 사랑이 컸던 만큼 상실감도 엄청났다. 니체는 사랑을 잃은 상태에서 이듬해 필생의 저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쓰고, 그 책 1부와 2부를 세상에 내놓는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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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05 1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새파랑님 !!! 니체! 응원합니다 *^^*

새파랑 2022-06-05 12:37   좋아요 3 | URL
놀러나왔는데 에밀졸라 책이 너무 두꺼워서 이 책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ㅋ

scott 2022-06-06 0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니체가 새파랑님을 두 번 흔들게 되면
새파랑님
이번달
알라딘 광활점과 온마켓에서
두 번 장바구니 터실것 같은 예감이 사알 짝 ^ㅅ^

새파랑 2022-06-06 19:40   좋아요 0 | URL
아주 쪼금 읽었어요 ㅋ <짜라투스트라> 한번 읽어보기 전에 요 책으로 워밍업 하려고 합니다. 6월은 최소구매가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