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의 두번째 읽은 책... 불꽃같은 삶, 불꽃같은 책 이라는 느낌이 든다.

생물학이 사람들에게 저지른 위대한 장난은 다른 사람에 관해 뭔가 알기 전에 친밀해지기부터 한다는 거야. 첫 순간에 모든 걸 이해하는 거지. 처음에는 서로의 거죽에 이끌리지만 동시에 직관적으로 전체를 다 파악해, 서로 끌리는 건 등가일 필요가 없어. 이 아이는 이것에 끌리고 상대는 다른 것에 끌려도 돼. 거죽이고, 호기심이지만, 그러다가, 쾅, 전체가 되는 거야.
(첫 끌리는 순간이 모든걸 결정한다.) - P27
죽어가는 것과 죽음은 구별해야 해. 아무런 중단 없이 계속 죽어가기만 하는 게 아니야. 건강하고 몸이 좋다고 느끼면 보이지 않게 죽어가고 있는 거야. 확실한 종말이 반드시 대담하게 선언되는 건 아니야. 아니, 너는 이해 못해. 늙지 않았을 때 노인에 관해 이해하는 유일한 것은 그 사람들한테 그들의 시간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는 것뿐이야. 그러나 그것만 이해한다면 그 사람들을 그들의 시간 속에 얼어붙게 만들게 되고, 그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거나 마찬가지야 - P50
노년이란 걸 이런 식으로 생각해봐. 생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말이야. 곧 마주치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걸 피할 도리가 없어. 영원히 자신을 둘러싸게 될 정적을 그것만 빼면 모두 똑같아. 그것만 빼면 살아 있는 한 불멸이야. - P51
이 아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가지지 못하는 걸까?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어. 그 안에는 평화가 없고 있을 수도 없어, 우리 나이와 피할 수 없는 가슴 저미는 느낌 때문에, 우리 나이 때문에, 나는 쾌락을 누리지만 갈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나? 없었어. 그전에 예순두 살이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우리가 경험한 지금은 딱 한번뿐이다.) - P54
"오만한 지식인 비평가 선생님, 모든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할지 가르치고 모든 사람을 바로잡는, 모든 것에 관한 위대한 권위자 선생님! 메 다 아스코!" 아이는 그렇게 편지를 끝맺었어. 콘수엘라는 전에는 나와 있을 때 한 번도, 애정을 담아서도, 스페인어를 쓴 적이 없었어. 메 다 아스코, 평범한 관용어지. "토 나와요."
(그렇게 뜨겁던 사이가 한번에 끝난다는건 참...) - P119
"애착은 파멸을 초래하는 적이에요. 조지프 콘래드가 그랬어요."
(이렇게 조지프 콘래드를 또 하루만에 만나네 ㅎㅎ)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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