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 스페셜 에디션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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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SF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 작품을 읽게 된 경위를 조금 해명하고자 한다. ‘SF’장르의 작품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 전에 리뷰를 올린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을 너무도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그 후로 SF작품을 찾아보다가 ‘앤디 위어 3부작’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션>과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대한 극찬의 후기들을 그동안 많이 접하기도 하였고, 낱권을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3부작 세트를 구매하는 것이 만원 이상 더 저렴하였으며, 교보문고에서는 이미 품절이었기에 다른 온라인 서점에서도 곧 품절될 것이 분명하였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급하게 알라딘에서 3부작 세트를 구매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개의 작품 중에서 굳이 <아르테미스>를 먼저 읽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해명을 덧붙여 보자면, 나는 ‘밥을 먹을 때 맛없는 반찬부터 먹는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3개의 작품 중에서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압도적으로 좋은 평을 받고 그 다음이 ‘마션’인데, 그에 반해 ‘아르테미스’는 조금 아쉽다는 평을 많이 받는 작품이라는 후기를 많이 들었다. 이때의 나는 평이 가장 좋은 작품을 먼저 읽는다면 뒤의 작품을 읽을수록 실망이 역력할 것을 두려워해 미리 평이 안좋은 작품을 먼저 읽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런 차원에서 <아르테미스>를 먼저 읽기 시작하였다.



<아르테미스>는 ‘정통 SF’ 장르라기 보다는 SF에다가 ‘추리’의 요소를 더한 작품이다.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달에 세운 주거 공간 ‘아르테미스’에서 벌어지는 최상위 기업, 정치인들의 교묘한 술책에 맞서는 이십대 중반의 ‘재즈’라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장르소설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인 ‘가독성’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SF’의 요소도 ‘달의 주거 도시’라는 점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하였다고 느꼈다.



다만 이 작품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남긴 분들의 마음 또한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내가 느낀 <아르테미스>에 대한 아쉬운 점은 ‘빌드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주인공 ‘재즈’가 기업가 ‘트론’의 손을 잡고 무언가 일을 벌이는데, 일을 100% 수행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트론의 저택을 방문하게 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때 트론과 그의 가정부는 살해당한 상태였고 재즈는 ‘범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그곳을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근데 그 저택에서 재즈가 살인범을 목격한 것도 아니었고, 그가 재즈를 노린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도 아니었는데 재즈는 자기의 목숨이 위협당한다는 걸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재즈는 그후로 계속해서 위기와 고난을 겪다가 여러 사람들과 힘을 모아 ‘아르테미스를 구하려는 작전’을 짜게 된다. 근데 여기서 또 의문이 드는 것이다. 대체 무슨 인과관계로 여러 사람들을 모을 생각을 했는지, 그런 대규모 작전을 어떻게 만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못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다가 갑자기 재즈가 사람들을 모으는 장면이 등장하자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여럿 띄어졌다. ‘엥…? 갑자기…? 왜…?’하고 말이다.



비록 이런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분명히 재밌는 작품이었고 아직 읽지 않은 앤디 위어의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엔 충분했다. <마션> <프로젝트 헤일매리>… 읽을 거리가 쌓인다는 불편하면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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