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세트 - 전2권
강미강 지음 / 청어람 / 201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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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 강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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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에서 읽었던 작품으로, 알라딘 앱에서 아이쇼핑을 하다가 진짜 쇼핑을 하게 된 케이스다. 역사를 좋아하는 내가 조선의 역대 왕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위인이 ‘정조’인데, 정조의 여러 이야기들(예를 들면 아버지 사도세자 관련 이야기나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암살시도를 당한 이야기 등)은 들었으나 사랑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정조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순간적인 충동구매로 이어져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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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통 책에 대한 리뷰들을 읽어보고 구매하지만 이렇게 충동구매를 하면 뒤늦게 리뷰를 찾아보며 합리화를 하든 후회를 하든 일련의 과정을 갖는다. 이 책에 대한 리뷰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작가가 집필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사료가 추가로 발견되어 이를 반영하기 위해 총 집필기간이 7-8년이 걸릴 정도로 작가가 노력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보고 좀 많이 딱딱한 역사 소설이겠구나 싶었다. 후에 정말 재밌다는 리뷰들을 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괜히 샀다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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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내 걱정은 정말 기우 그 자체였다.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점부터 말해보도록 하겠다. 이 작품은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점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얘기하자면 결말을 말해버리는 거라 상당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얘기를 해야겠다. 새드 엔딩이다. 의빈 성씨와 그의 아들이 암살(?) 혹은 의문사(?)를 당하는데, 정조가 그를 철저하게 조사하지 않고 조용히 덮으려는 듯이 넘어간다. 만약 이 작품이 역사소설이 아닌 완전한 픽션이자 창작물이었다면, 작가는 결말에 대해 독자들에게 상당한 욕을 들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역사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 다만, 작가가 정조의 그러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작가 나름대로 해석하여 설명한 부분이 있어 좋았다. 우리 엄마도 이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에 너무 과몰입하셔서 군대에 있는 내게 전화로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엄청 화를 내셨으나, 나는 작가가 실제 역사를 각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써주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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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부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매우 재밌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정조의 이미지는 엄격하고 근엄있는 군주 그 자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에 대해선 정말 쑥맥(?)이었구나, 나름 귀여운 모습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현재 학교의 역사 수업에서는 정조의 정책 및 업적만을 가르치다보니 정조를 생각하면 항상 완벽한 왕의 모습만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이런 인간적인 부분까지도 알게 되어 새로웠고 역시 역사는 재밌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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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말하고 싶은 점이 바로 ‘작가의 말’도 좋았다는 것이다. 작가가 계속해서 새롭게 발견되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기 위해 수정하고 또 수정하여 책을 집필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역사서에 적혀있는 내용과 조금씩 차이가 생기게 되었는데 그러한 부분을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짚어주었다. 그래서 실제 역사에서는 이러이러했겠구나 하고 또다시 상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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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이지만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 ‘정조’를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사극 풍의 연애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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