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세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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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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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읽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계속 했던 고전 작품들 중 하나였다. 다들 많이 들어보기도 했을 캐릭터이고, 이중인격을 말할 때 ‘지킬앤 하이드’에 빗대어 말하기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 한번쯤은 읽고 싶다는 생각을 전부터 계속 해왔다. 그러다 이 ‘문예출판사’의 번역본이 매끄럽다는 리뷰를 보고 충동 구매를 통해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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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이 첫 도입부는 번역투의 남발에 읽기 힘들었다. 내가 읽었던 리뷰가 돈을 받고 쓴 리뷰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초반만 지나가면 쉽게 읽히기 시작했다. 내가 읽은 고전 중에서 ‘동물농장’ 다음으로 잘 읽혔던 작품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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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동일인물이라는 설정 및 결말은 아마 대부분의, 아니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므로 스포일러에 대한 죄책감을 덜고 리뷰를 적겠다. 역시 나도 동일 인물이라고 알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지킬 박사는 풍채와 인상이 좋은 50대로 묘사되는 한편, 하이드는 왜소하고 불쾌한 인상을 주는 20대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인공 ‘어터슨 변호사’도 두 사람 다 마주하지만, 둘을 전혀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 틀린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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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는 묵직하게 오는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착하기만’ 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내면 어딘가에서는 악한 감정, 생각들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통제하고 조절해가며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지킬 박사 역시, 사회적으로 명망 있고 선을 베푸는 모습을 보일지언정, 속에 감춘 악한 모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여 ‘하이드’라는 인물을 만들어 표출하였다. 소설의 후반부 지킬 박사의 독백에서 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착하게 사는 것은 더욱 더 힘든 일이라는 걸 모두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나는 지킬 박사를 통해 역설적으로 내면의 위로를 얻은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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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마지막에 지킬 박사는 결국 하이드의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지킬 박사는 계속해서 하이드를 통해 쾌감을 얻었지만 동시에 하이드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결국 두 자아가 충돌을 반복하여 하이드에서 지킬로 돌아가지 못하며 죽게 된다. ‘나’는 결국 ‘나’이다. 어떤 모습의 ‘나’이든, ‘나’는 ‘나’다. 내 안에서 좋은 모습 뿐만 아니라 악한 부분이든 약한 모습이든 모두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닫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하지만 지킬은 그렇지 못했다. 나에게도 악한 모습과 나약한 모습 등 안좋은 부분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마저 인정하고 나 자신을 잘 보듬어줄 필요가 있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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