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샨 사 지음, 성귀수 옮김 / 북폴리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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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광주민주화 혁명을 떠올리게하는 중국의 천안문 사태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다. 샨사의 시적인 문체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도 많은 여운을 가지게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아야메와 민이의 만남은 순수하면서도 절실하게 하나의 액자소설로 등장하고 아야메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자오라는 군인이 군대적 경직된 사고로 오로지 상부의 명을 받고 아야메를 뒤쫓는다. 그는 아야메의 일기장을 읽으면서 서서히 생각을 바꾸어 간다. 자오는 아야메를 추적하면서 그녀를  자기가 꿈꾸는 이상향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사건의 얼개가 너무 단순하고, 역사적 사실에 추상적인 구조가 겹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그의 시적인 문체만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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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별은 살아 있다
후지와라 데이 지음, 위귀정 옮김 / 청미래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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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신문에 난 글을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현재도 아베 총리 등 일본 우익들의 망언이 계속되고 있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고 보편적 역사 사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패전국 독일의 자세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일본의 작금의 행위는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은 한 일본 여자가 일본이 패망한 후 만주 신경에서 한반도를 거쳐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남편을 중국 만주 지방에 남겨두고 혼자 아이 셋을 데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내는 성공하는 일본 여자 후지와라 데이.

 북한 어느 지방에서 머물 때 그들이 그 어려운 주위 여건에도 단체를 만들고 리더를 뽑고 집단으로 규칙을 만들어 생활하는 것을 보았을 때,  매우 생존력이 강하고 잘 뭉치는 민족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그 당시에도 통조림이 있고,  기상대에서 조직적으로 활동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상당히 문명이 발달한 나라였을 것이라고 본다.

  그녀가 가장 큰 애가 일곱 살에 불과하고 젖먹이 아이를 업은 상태에서 장거리를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은 하나의 눈물겨운 역정이었다.  만약 모성애를 가진 여성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참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여자는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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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 상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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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샨사의 측천무후를 처음 읽을 때, 몇 장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다.    그의 간결하고 시적이며 어찌 보면 화려하기 까지 한 접근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대문이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을 때 그의 능숙한 서술에 빠져 들어 단숨에 읽게 되었다.  나의 잘못된 선입관이 좋은 책을 지나쳐 버릴 뻔 하였다.

  이 책의 해설에 보면 샨사가 중국 서안시 건현 양산에 있는 당나라 고조 황제의 건릉에 아무 글도 새겨져 있지 않은 비석을 보고 이 소설의 시발점이 되었단다. 여자의 몸으로 16년 동안 중국제국을 다스렸기 때문이었을까?

  신흥귀족 출신 무조,  나중에 그를 추천한 자손이 반기를 들지만,  이적의 추천으로 황실에 입성에서 만 명의 후궁 중 황제의 손길 한 번 거치지 않고, 그의 아들 치노와의 역사적 만남으로 그의 인생은 역사의 파노라마 속으로 빠져 든다.  서로 음해하고 죽이며,  사람 목숨을 파리 죽이듯이 살육과 가혹한 고문이 횡행하는 권력 투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무조는 살아 남어 나중에 여자로서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다.

 " 폐하, 그들은 역모를 꾸몄나이다!" 난 지쳤소. 나는 역모를 밝혀내고 피를 뿌릴 용기를 잃었소. 한 왕국에서는 왕을 제외한 모든 신하가 다 잠재적인 역저이나 다름없소. 적들과 화평을 맺는 현명한 방법도 있질 않소? 공은 왜 그것을 이해하지 못 하였소? " (202P)    부귀영화의 상징인 황실에서 죽음과 사의 담장을 걸어가는 아슬아슬한 인생 군상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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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색 99인의 중국 & 중국인 - 홍순도 특파원의 중국 이야기
홍순도 지음 / 예문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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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알수록 흥미 있고 놀라움을 주는 나라다.  지금까지 중국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어 왔다.  큰 나라 답게 이색적인 풍속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진장하다.  홍순도 특파원의 <<중국&중국인>>은 2002년도 판이라 시대의 반영에 문제가 있지만,  전문가답게 날카로운 글쓰기로 중국을 파헤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우리 남한의 80-90배 정도의 땅덩어리와 이 책은 12 억 이라하지만 현재 15억의 인구와 56개 민족으로,  동시에 사계절을 가진 광대무변한 나라다.  나의 생각으로는 이런 스캐일이 큰 내용은 책 한 권으로 포괄적으로 쓰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분리해서 다루어 보면 어떨까 한다.  식의주,  정치,  소수민족 등등

     이 작품의 "구슬도 꿰어야 보배, 이인이 많아야 무슨 소용"  소제목의 글에서, 중국 한족이나 조선족 남성들이 중국 여성들이 적어도 한국 여성보다는 훨씬 예쁘고 평균적으로도 많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서시, 양귀비, 비연, 포사, 달기 등을 소개한다.  중국의 크기와 인구 면에서 볼 때 당연한 것이 아닌가.  반문해 본다.  저자는 "외모를 아무리 높게 평가받더라도 한국 남성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눈에 중국 여성들은 대인과계에서 무례할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라며 편견이라고 말한다.  공감이 간다.  외국인 몇 사람을 가지고 그 나라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우리나라에 체류하거나  책에서 본 중국여성은 극성스럽고 중성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웃 잘못 만나서 손해 본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가까우면서도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친다. 봄철의 황사,  환경오염,  불법체류,  불법어업 행위, 동북공정,  백두산 문제 등 우리와 부딪칠 것이 많다.  "조직원 100만 명의 중국 조폭" 이라는 글은  규모면에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하기야 중산층이 8000만이라니 역시 넓고,  많고, 크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삼합회라는 조직은 미국의 마피아, 일본의 야쿠자, 알 카포네를 능가하는 무시무시하다고 한다.

  논어에 견위수명이니(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 건의용위(의로운 일에는 용감하게 행한다)라는 이타주의를 강조하는 말이 있지만, 중국인 들은 남의 일에 무관심하고 어떠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사람이 도움을 요청해도 구원의 손길을 잘 내밀지 않는다고 한다.  유교의 종주국에서 사회주의를 겪으면서 생긴 풍토인가 짐작해 본다.

이 밖에 관심이 가는 내용은 " '차부둬'와 마음 비우기"  "관시와 패거리 문화"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  "대식과 미식에 관한 진실"  "13억이 자다가도 깨는 마역 콤플레스" 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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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장정일 단상
장정일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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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일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긴 하지만  드물게 중졸 출신으로 감옥을 두 번이나 갔다 온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장정일은 자기의 소원이 동사무소 서기 공무원이나 되어 9시에 출근 5시에 퇴근하여 침대에 책을 쌓아 놓고 읽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어,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6권이나 펴냈다. 남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장정일. 이해가 간다. 어찌 보편적인 생각과  삶을 살아가면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재미를 주겠는가.

 그는 파리체로 파리를 잡는 예화로 글쓰기에 대해서 말한다. " 안 보이는 곳을 쳐야 한다. 보이는 곳을 치는 글은 하수다. 급소란 대개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법이다. 안 보이는 곳, 급소를 찾아내는 눈을 갖춘 사람이 유단자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 많은 지면을 활용하여 <<나의 삼국지 이야기>>를 밝히고 있다.  나는 삼국지를  끝까지 읽지 못했다.  이문열의 것은 7권까지, 황석영은 6권,  장정일은 3권으로 중단하고 말았다.   나의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유치하기 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장정일은 말한다.  이문열은 <삼국지>를 재구성하고 ˆ都肉?대화를 시도했던 사람이다. 오로지 그는 평역만이 천 년 전의 중국 역사와 현재 간의 '역사적 대화'를 하고자 시도했다고 추겨 세우다가  이문열의 보수성과 고답성이 면면히 은닉되어 있는 책이라고 비판한다.

  황석의 <<삼국지>>는 이문열의 것보다 혹독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많이 나온 삼국지 중에 황석영의 것이 가장 답답하다. " 민중 민족문화의 좌장이라고 할 만한 그가 <<삼국지>>를 번역한다고 했을 때 많은 독자들은 가슴이 설레었다. 그러나 막상 책장을 펼쳤을 때 민중 민족문학을 아우르는 <<장길산>>과 같은 토종 <<삼국지>>를 읽을 지도 모른다고 기대한 것은 말짱 허사가 되고 말았다. 탈식민주의와 문화 주체성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소위 민족과 민중을 기치 삼아 사회와 문학 예술의 일선에서 향도가 되어 왔던 선생님의 그 책은 독자와 시대에 대한 배신이라고까지 생각된다." (264P)

 그는 삼국지의 필요성에 대해서 " 삼고초려니 괄목상대니 백미니 하는 단어들은 우리 생활 속에, 마치 우리 역사의 일부인 듯이 깊숙이 파고 들어와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제껏 <<삼국지>>와 우리 사이에 거리를 둘 필요가 없는 모종의 일체감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백 번 공감하는 말이다.  칠종칠금이니 고교 교재에 나오는 <<적벽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국지>>를 읽고 체득화 해야 한다.

  그러면 장정일 본인의 작품은 어떤 방향으로 집필되었나.  그는 한자 번역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단순한 <<삼국지>> 번역이 아니라 , 즉 번역이라는 간편성에 안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여, 인물과 사건에 대한 해석에 집중하였다고 한다. 또한 <<삼국지>>가 은연중에 강요하고 있는 중화주의와 춘추필법을 털어 내고 나자, 흥미진진하고 광활한 소설의 세계를 대면할 수 있게 하였다고 강조한다. 조탁된 여러 인물들의 메마른 전형성을 벗어나,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인간의 피가 도는 주인공들과 조우할  수 있게 했단다.

  그는 <<삼국지>>를 읽는 독자들에게 주문한 말은 상당히 공감이 간다.  " 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굳이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인지를 편 가름 하기보다, 겉으로는 인의 구국 창신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권력과 허명을 좇는 남성적 위선의 세계에 의해 희생당하는 당대의 평범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수많은 영웅들이 모조리 죽고 책장을 덮을 때, 그래도 살아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삼국지>>는 자신을 거울처럼 빛내며 우리의 현재 모습을 비춰 줄 것이다."  

 다시 한 번 장정일의 <<삼국지>를 도전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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