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리버 - 하 밀리언셀러 클럽 12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우연히 동아일보의 ‘한 여름 밤의 전율, 추리소설 20선’을 보고, 이 지면에 소개된 책을 모두 읽어보려 마음먹고 처음으로 택한 것이 <미스틱 리버>이다. 제목이 무슨 강 이름인데, 이 소설에서 큰 의미가 있나 궁금하여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영화로된 내용만 화면 가득히 나왔다. 이 작품이 2003년에 영화로 상영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인 미스틱 강에서 지미가 데이브를 죽이고 강으로 밀어 넣는다. 그런데 여기서 데이브를 딸의 살인범으로 오해하고 죽이려하면서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지미와 나누는 긴박한 대화는 이 소설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 지역의 변두리에서 세 소년이 친구 관계로 등장한다. 유년 시절의 숀은 좀 잘 사는 지역, 소위 말하는 주류계급에 속하고, 지미와 데이브는 그들의 아버지 직업도 그렇고, 집세를 걱정하는 하류 지역에서 살아간다.  이들 중 데이브는 약간 모자라다고 할까, 아니면 특이하고 내성적 성격의 왕따 당하기 쉬운 친구로 그려진다.

  어느 날 우연히 데이브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불상의 차에 납치되어 성폭행을 당한다. 이것이 이들에게 심리적 죄책감을 주게 되고,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 일어날 엄청난 사건에 동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데이브는 어린 시절의 성폭행이 큰 상처로 남게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그를 압박한다.

  리더 지미의 딸 케이티가 잔인하게 살해되어 발견되고 이야기는 긴박하게 흘러간다. 형사로 등장한 숀은 때로는 친구를 옹호하면서 인간적인 면을 보이며 사건을 수사 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유난히도 딸을 사랑했던 지미의 고통이 처절하게 그려지고 있어 큰 틀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독자들에게 일깨워 준다.

  배신한 친구를 죽인 지미는 배신한 친구의 아들로부터 응징을 당하지만, 데이브의 아내 셀레스테의 오해로 점철된 내용의 발설로 지미를 딸을 죽인 범인으로 지미를 살해한다.

  추리 소설의 내용으로는 단순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내면 심리의 묘사가 뛰어나고 생동감이 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미스터리는 긴박감을 주고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 심리적 방황 등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한번의 시선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븐 킹의 작품은 괴기하고 공포와 전율을 느끼게 한다. 시원한 배설의 문체도 읽는 사람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준다. 법조 전문가이면서 소설가인 존 그리샴. 미국인들이 여행할 때 가장 손에 많이 들고 비행기를 탄다는 존 그리샴의 소설은 야유와 조롱, 풍자, 유머가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스릴러 마니아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읽었다는 할런 코벤의 << 단 한번의 시선>>은 또한 독특한 구성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우리를 밤샘하게 하다. 여러 가지의 설득력있는 장치로, 또한 세심하고 치밀한 복선으로 읽는 사람을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어휘 하나하나가 마치 전개되는 사건과 연관된 것처럼 곳곳에 의문의 함정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스피디한 내용 전개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이 책의 제목 <<단 한번의 시선>>은 살레인 스웨인과 에릭 우와 눈이 마주 친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레이스가 발견한 사진을 보고 남편이 사라진 것을 뜻하는 것인지 생각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로 달려나가는 뻬기 뽀스 - 미다스 세계문학 2
칭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강완구 옮김 / 미다스북스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트마토프의 <<백년보다 긴 하루>>를 진지하게 읽고, 또 그의 작품 베기뽀스를 읽게 되었다. 알라딘 검색에서 아직 이 작품의 리뷰가 올려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중앙아시아의 키르기르스탄의 소설이라 그런가 아니면 50년 동안 읽혀온 고전이라 관심이 적은 것인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뻬기뽀스는 마을 해안에 나와 있는 바위를 말하는데, 마치 모습이 얼룩무늬 개처럼 생겨서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 이 바위는 바다로 항해 할 때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마을의 상징물로
여겨졌다.
 
  이 소설의 주인공 12살의 키리스크는 마을의 전통에 따라 오르간 할아버지와 아버지, 므일군 삼
촌과 함께 첫 사냥을 나가게 된다. 마을을 지키고, 종족을 부양하기 위한 첫 통과의례가 되는 셈이
다. 해안을 항해하여 섬 같은 곳에서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것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그를 전송하
면서 바다의 악마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주문을 하게 된다. “자! 숲으로 가라!” “장작은 마른 것으로 골라야 한다. 숲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라!”  바다로 가는데 웬 장작 타령인가.  우리 민속에도 아기가 아무리 예뻐도 무조건 “아, 이 놈 밉게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귀신이 시기한다고 거짓으로 말한 것이다. 중앙아시아라 그런지 우리와 비슷한 풍속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섬에서의 사냥은 그런대로 성공했다. 소년이 넘어져서 총 쏘는 것을 실수 한 것 빼고는.
두 번째 섬으로 향하면서 이들의 시련은 시작된다. 안개 속에 갇혀서 아무런 희망도 없이 헤매게
된다. 얼마 남지 않는 물로 인하여 오르간 할아버지는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나머지 사람을
위해서 바다에 빠져 죽는다. 일종의 세대 교체다. 종족을 위해 소년에게 사랑을 베풀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미리 마감한 것이다. 삼촌도 바닷물을 마시고 역시 물에 빠져 죽고 아버지와 소년만 남
게 된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홀로 두고 죽는 문제에 갈등한다. 결국 자식을 위해 물 몇 방울을 남기고
소년과의 헤어짐을 택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원한다. 소년이 오르간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자신을 위해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며 생명의 끈을 놓지 말것을.

   우리의 삶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꾸려지는 것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많은 주위 사람들
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위험천만하고 예측불허이다. 망망대해에 표류
하여 절망적일 때도 있고, 하는 일 마다 잘되어 환희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힘들고
고된 삶을 살아간다.  격랑 속에 서 살기 위하여 몸이 부셔져라 노를 젓고 파도와 싸우는 소년 가
족들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치열한 투쟁 뒤에 미래의 희망을 위해 자기 자신을 기꺼이
버리는 희생정신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진지하고 안정된 문체를 만나고 한 편의 동화 같은 아름
다운 슬픈 이야기를 원하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는 알레고리 표현법을 통한 현대인의 삶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현대인이 얼마나 현대 물질문명에 예속되어 있고 그것의 노예가 되어 있는가를 보여 주고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인간에게 어떠한 큰 재앙이 닥쳤을 때,  정치적 제도가 조직이 무너졌을 경우를 가정하여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느 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도시민 전체가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 사라마구는 이 과정을 아주 사실감 있고 생동감 있게 그려간다. 그래서 달리 생각하면 좀 중언부언, 지루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나, 이 상황을 상상하며 작가의 담론에 집중하다 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의 긴장감을 가질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눈이 멀었는데, 안과 의사의 부인만은 정상이다. 눈 먼 자들의 세상을 오직 의사 부인의 눈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사악한가! 인간이 내세우는 도덕적 가치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잔혹함과 소유의 욕망, 폭력 등 약점을 고발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은 관성적으로 유형화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눈을 뜨고, 똑바로 바로 보며 살아가라고 충고한다. 즉 ‘사물을 본다.’라는 생물학적 눈뜸을 넘어서 의식의 눈으로 사물을 직시하고 본질을 파악하라고 은연중 일갈한다. 또한 이 소설은 의사의 부인처럼 따뜻한 마음의 눈을 가지고 사회를 올바로 선도하고 구하려는 노력을 시도하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낸다.


   좀 더 구체적 보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보지 못한다는 것을 빌미로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고 추악한 무리를 이루어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다고, 생존을 내세워 여자들의 몸을 팔아 음식물을 얻고, 수치심의 의미에 대해 평가절하 한다. 서로 의식하고 감시하며 평가하는 관계가 없다면 인간의 법과 윤리는 허섭스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모든 것이 부정적이고 절망적이지 않다. 눈먼 자들이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폭력을 휘두르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려는 폭력배에게 서로 연대해서 그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을 보여 주다. 또한 이소설의 가장 큰 의미 있는 인물로 설정된 의사 부인의 휴매니즘은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남편과 본인의 위험과 편리를 뒤로하고, 군식구들을 위한 그녀의 희생은 인간에게 절망하는 우리에게 구원의 불빛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의 몇 가지 특이점은,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물질문명 속에서 인간의 소외를 나타내려는 김승옥의 소설처럼, 이 소설에서는 ‘안대를 한 노인’ ‘의사 부인’ ‘사팔뜨기’ ‘처음 눈먼 자’ 등으로 표현했다. 이것은 타인에게 자기가 사회적으로 존재하려면 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눈이 보이지 않으니 사람 명수로는 구분이 되지만 이름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즉 이름과 그 사람의 각자의 형태가 혼합되어 인식되는데 이름은 단지 단순한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눈먼자들의 도시>>는 읽기가 불편하다. 문단 구분이 없고 대화의 구분 표시가 없어 누가 한 말인지 다시 한번 윗줄을 보아야 한다. “어떻게 읽든 이런 것은 모두 독자의 몫이다.”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어 이해는 간다. 어쩌면 보이지 않으니, 머리로만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을 중시하여 사라마구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쓴 것이 아닌지.

 

   그리고 이 책은 위에서도 약간 언급했듯이, 상황을 너무 자세히 묘사하여, 내용이 중언부언이 되고 글의 흐름이 축축 늘어진 느낌이 든다. 아무튼 안정된 문체는 흡입력이 있다.   이제 <<눈뜬자들의 도시>>를 읽어야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완전판)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요즈음 추리 소설을 많이 읽게 되었다. 머리 아픈 일도 많고 사는 것이 번잡하여 흥미 위주의 책
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독서 행위가 자괴감으로 다가올 때가 있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건전하게 살고 있다고 자위도 해 본다.

  동아일보에서는 추리소설 20선을 소개하고 있다. 문학에 관계하는 평론가 및 소설가가 자기가 읽
은 책을 독후감 형식을 빌려 추천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책을 프린트해 놓고 망설이고 있다.
옛 우리 선비들은 세상이 시끄러우면, 그런 속세를 등지고 자연에 묻혀 음풍농월하며 세월을 꺼 나
갔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말하면 추리소설 매니아들에게 욕먹을 소린지 모르지만, 이참에 무더위
를 가벼운 추리소설로 보내 볼까 한다.  

  애거서 그리스티의 이 책은 추리 소설의 고전이라는 소설을 많이 듣는다. 안정된 문체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형식의 구성이 이런 평을 낳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 책에 대한 세
간의 명성과 ‘(주) 황금가지’라는 출판사, 김남주라는 옮긴이가 마음에 끌려 처음으로 애거서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이 개연성, 필연성이 있는 작품이 되려면 다음가 같은 가정이 성립되어야 한다.
 우선 인디언 섬이라는 무인도에 여덟 명이 남녀가 정체불명의 초대에 자발적으로 순수하게 응해야 한다. 그래서 하인 부부를 비롯해 10명의 죽음의 파티가 시작된다.  만약 그중 하나라도 의구심을 가지고  다른 방법으로 확인하려 한다면 안 된다.

 둘째 이 섬에 다른 통신 시설이 전혀 없어야 한다. 193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기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까 의문이 가지만,  요즘 같으면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리고 섬을 왕래하는 교통편이 소설에서 설정한 배 편 외에는 전혀 없어야 한다.

 셋째 로저스 부인이나 앤터니 매스턴은 청산가리 등 인명 살상용 약을 술이나 물에 넣을 때 냄새
나 색깔로 알아보지 못하는 축농증 등 비염이나 안과 질환이 있어야 한다.

넷째 브렌트 양과 같은 인물들이 워그레으브가 죽일 수 있도록 많은 허점을 가지고 있고 계속 살인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약간 부주의 해야지 긴장을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워그레이브가 타살로 위장할 수 있도록, 마치 영화 ‘나홀로 집’에 나오는 꼬마가 도둑을 물리칠 때 여러 도구의 장치가 맞아 떨어지듯이 권총을 묶은 고무줄이 실수 없이 풀어 져야 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역설적으로 애거서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 소설을 구상했는가의 반증이기도
하다. 여러 장면의 설정이 약간 인위적이라는 단점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끝으로 이 작품의 살인 동기는 이 책의 끝 부분에서 마치 경찰의 신문 조서마냥 밝히고 있다.
“ 나는 사라을 죽이고 싶었다---- 그렇다, 나는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모순처럼 들릴 수
도 있지만 선천적인 정의감이 나를 통제하는 동시에 구속하고 있었다. 죄 없는 사람을 희생시킬 수
는 없었다.”  이런 생각에 아이디어가 떨 올라 워그레이브가 살인을 하게 된다.

  작품 구성 면이나 인과 관계를 일별해 보면 비합리적인 것이 눈에 띠지만 그래도 안정된 문체와
탁월한 설득력으로 읽는 재미가 솔솔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유념해야 할 것은, 미리 뒷부분
이나 해설을 보지 말라는 것이다. 연쇄 살인범을 미리 알 면 재미가 꽝이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