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면 이름을 들었음직한 에드 맥베인(1926~2005). 그는 소설가이면서 시나리오에도 손을 댔습니다.알프레드 히치콕의 대표작인 '새'의 시나리오를 그가 썼지요.이때는 에반 헌터라는 필명을 썼습니다.히치콕과는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합니다.그래서 젊은 미녀가 살인마로 나오는 <엘렉트라 컴플렉스>에서는  새들이 많이 나오는 습지에서 살인이 일어나는데 살인녀가 히치콕을 욕하는 장면이 있습니다.히치콕의 '새'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지요.작가는 이렇게 사적인 원한을 작품에서 풀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미국의 드라마를 꼬집는 장면이 있습니다.인용해 봅시다. 

  ___화면에는 어떤 멜로드라마가 한창 진행중이었다.럴스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프로중 하나로 의사와 간호사에 관한 이야기였다.사생아에 관해 심각한 대화가 흘러나왔다.멜로드라마에선 모든 게 심각하고 불륜관계가 많다.어떤 멜로 드라마에서도 한 장면이 긴 것은 볼 수 없다.또한 사생아 아닌 주인공도 없다.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드라마를 주간 연속극이라 부른다.마치 쓰레기 청소부를 공중위생 엔지니어라고 부르는 것처럼___ 김선일 역 (수목출판사 1994년)214쪽.

  여기에서 멜로드라마는 통속극을 가리킵니다.우리나라 방송연예계에서는 멜로드라마를 애정영화라는 뜻으로 씁니다만 이는 오용입니다.민중서관에서 나온 에센스 영한사전만 봐도 멜로드라마가 그다지 좋은 뜻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통속적이고 비현실적인 반전이 많은 드라마라는 뜻이니까요.멜로드라마틱하다는 말은 '과장이 심하고 신파극 같은, 너무 감정에 호소하는 ' 정도의 뜻입니다.그러니 영화나 연속극이 멜로드라마틱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닙니다.<엘렉트라 컴플렉스>는 80년대 초반에 나온 작품인데 미국 역시 드라마에 우리나라와 같은 출생의 비밀 운운 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간 드라마라는 번역은 낮에 하는 드라마를 말하며 원어는 Soap opera입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저녁 시간대에 드라마를 하지 않습니다.주로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낮에 하지요.예전에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 시간에 비누 광고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이런 단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직역하면 아무리 용을 써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단어중 하나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멜로드라마 같이 흔히 쓰이는 단어는 사전으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 일단 확인해 보면 정확한 뜻이 나와있습니다.지금 방송연예계에서 쓰는 뜻과 다름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그리고 중학교 때 선생님이 일러 주신 말 한마디. "물질명사를 셀 때 특유한 방법이 있어. 비누를 셀 땐 비누 한개는 a cake of soap. 두 개는two cakes of soap여. 비누로 만든 케이크라고 해석하지 말란 말이여! 알았는가잉~" . 영한사전을 찾아보니 정말로 cake에는 딱딱한 덩어리라는 뜻이 있더군요.여러분도 지금 한번 찾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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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09-2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라는 영화를 봤던 것 기억합니다. 어느 마을에(섬인가) 낯선 여자가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새떼 공격의 공포스러움...

작가가 작품으로써 사적인 원한을 푸는 그런 재밌는 일이 있군요. 작가들은 좋겠어요. 미운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을 닮은 인물을 하나 만들어내어 주인공이 그의 단점을 막 퍼붓도록 하면 통쾌할 테니까.ㅋ

오늘 친구집에 갔다가, 둘이 그 부근의 절에 들러 푸른 나무들이 많은 뒷산에서 가을을 만나고 왔어요. 가을하늘, 가을바람, 가을공기, 가을이라는 시간을... 이제 그만 놀고 저도 글좀 써야겠네요. 님은 벌써 새 글을 올렸네요. 반가워 흔적 남기며 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22 22:12   좋아요 0 | URL
히치콕의 대표작이죠.고전영화라서 요즘 시각으로 보면 좀 지루한 감도 있죠.

작가뿐 아니라 블로그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와 다퉈놓고 그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블로그에 욕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좋은 경치에 대한 감상문을 기대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1-09-23 17:16   좋아요 0 | URL
어쩌죠? 좋은 경치에 대한 감상문, 저 못 써요. ㅋㅋ 그런 걸 쓸 재주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근데 요 밑에 보니, 루쉰님이 여자일 수 있다고요? 무슨 말쌈을... 내가 느끼기론 루쉰님은 절대 여자일 수가 없어요. 노이에자이트님이라면 또 모를까... ^^^ 덜 충격이란 뜻에서요.^^^

근데, 제가 추천을 어제 눌렀던 모양입니다. 또 누르니깐 안 돼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1-09-23 19:04   좋아요 0 | URL
음...한때 알라딘에서 제 나이와 성별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었죠.아무래도 문체가 조신해서? 그런 논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루쉰P 2011-09-2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라는 말에 갑자기 웃음이 빵 터 졌어요. ㅋㅋ 마치 조지오웰의 1984년 뒤 편 부록에 쓰여 있는 듯 한 언어의 사용이군요. 출생의 비밀은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매력 있는 소재군요. 인간의 역시나 좀 공통적이에요.
저도 제 서재에 출생의 비밀을 써 놓으면 엄청난 인기를 얻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여자였다 라든가 말이죠. 호호호

꼬마요정 2011-09-23 00:17   좋아요 0 | URL
정말요?? 여자세요? ^^;;

노이에자이트 2011-09-23 15:53   좋아요 0 | URL
내가 여자였다? 하하하!

루쉰P 2011-09-24 15:24   좋아요 0 | URL
안타깝게도 여자는 아닌데 말이죠...뭔가 인기를 끌고 싶다는 욕구라고나 할까요? 막장 서재를 한번 만들고 싶다는 의욕이 솟구쳐서요. 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1-09-24 16:4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막장서재! 왠지 구미가 당깁니다.저는 잔혹서재를 꾸며볼까 하는데...

꼬마요정 2011-09-24 22:25   좋아요 0 | URL
헉.. 막장, 잔혹 서재라면 도대체 어떤...루쉰P님이 얼굴에 점 찍고 여자라고 밝히고, 노이에자이트님은 알고보니 16살 꽃띠 소녀였다..??

사실이라면 저 서재 못 올거에요!!!!!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2:27   좋아요 0 | URL
알라딘 분위기를 확 바꿔버릴까요? 제 얼굴은 꽃띠 소녀같은 분위기도 조금 납니다만...

꼬마요정 2011-09-24 22:54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인증사진을 올려주세요오오오오~~~!!!!

노이에자이트 2011-09-24 23:10   좋아요 0 | URL
으~ 어째야 쓰까잉~ 한때 이런 요청이 많았다가 요즘은 잠잠한데...제가 때가 되면 동영상으로 목소리까지 담아드리겠습니다.그러면 수많은 여자들이 쓰러지지 않을까...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서...죄송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