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주고 받는 댓글들은 대체로 예의가 있는 편입니다.다른 사이트에서는 인신공격에 비속어에 난리도 아닌 장면도 자주 보입니다.이런 것을 보면 말버릇 글버릇이란 게 일단 형성되면 고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대체로 칭찬할 때보다는 뭔가 반대할 때 사람들은 더 독하고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독하고 자극적인 표현,직설적으로 상대의 속을 뒤집어 놓는 표현에 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이것도 알콜중독과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게다가 뭔가 재치있으면서도 현학적인 것 같은 문구를 써놓고(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웃기는 수준) 스스로 대견해 하는 자아도취에 빠지는 단계가 되면 거의 불치병에 가까운 증상이지요. 뭔가 화가 잔뜩난 상태에서 자기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휘갈겨 쓴 듯한 글을 보면 소음공해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그래놓고 "이거 개인 블로그인데 뭐 어떠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글이면 그냥 자기만 볼 수 있게 비공개로 해놓지 남들이 보러 올 걸 뻔히 알면서 왜 그런 글을 쓰는지,참으로 고약한 성미도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신문에 쓴 어떤 컬럼을 보면 차분히 잘 써나가다가 갑자기 글이 격해지고 표현이 독해지는 때가 있는데 누군가를 반대할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납니다.아무리 우리나라가 끼리끼리 다독여 주는 풍토가 심하다고 하지만 이런 글을 보면 그 필자가 평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정이 떨어집니다.남에게 반대할 때도 좀 점잖은 표현을 쓰면 안 되는 것일까요.별로 연관이 없는 글인데도 반대편 인물에게 인신공격을 해댄 후에야 글을 끝내는 사람들...그런 글을 도대체 뭣때문에 쓰는지...그 욕하는 대상이 김대중이건 노무현이건 이명박이건 간에 좀 절제해서 글을 쓰면 어디가 덧나는지 원!
"나는 당신의 견해를 비판하는 것이지, 당신 자신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말입니다.하지만 견해를 비판한다면서 사실은 인신공격을 해대는 글은 딱 봐도 티가 납니다.분명히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데 "나는 건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런 일은 외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상대의 화를 돋구고 그러다가 학술논쟁이 아니라 인신공격으로 악화되는 사례는 꽤 있습니다.세계적인 석학이고 뭐고 그런 인물들도 알고 보면 다 보통사람과 똑같습니다.40대의 젊은 제국주의 옹호론자 니알 퍼거슨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요즘엔 서로 인신공격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이 두사람은 우리나라 신문에도 글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이들은 읽고 있습니다.그런데 올해 봄부터 치고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가을에 우리나라에 온다는데 외국인들 앞에서도 추태를 보일 것인지 궁금하군요.
칭찬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없습니다.잘 모르고 칭찬해도 욕얻어 먹지 않습니다.하지만 반대한다거나 비판할 때는 좀 더 조심해서 글을 써야 합니다.더군다나 감정이 부글부글 끓는 상태에서 쓴 글은 무슨 후폭풍을 몰고 올지 모릅니다.이제 별 내용도 없이 그 알량한 진영논리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재미로만 쓰여진 글을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읽어내려가는 것도 힘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