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굽혀 펴기를 열심히 하는 남자가 있었답니다.직장에서도 그의 팔굽혀 펴기 솜씨는 정평이 나 있었지요.그런데 어느날 그에게 턱걸이를 시켰는데 1개 밖에 못하는 겁니다.동료들은 "팔굽혀 펴기 열심히 하면 뭐하나..."하고 핀잔을 주었답니다.팔굽혀 펴기 열심히 하는 사나이도 "왜 이러지.." 하고 고개만 갸우뚱. 

   하지만 팔굽혀 펴기를 잘하는 사람이 턱걸이를 못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헬스클럽에서도 벤치 프레스(누워서 역기 들기)나 팔굽혀 펴기는 자주 하면서도 턱걸이는 안 하는 사람들이 많지요.이런 사람들에게 턱걸이를 시켜 보면 민망할 정도로 못합니다.1개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지요. 

   이런 결과는 우리가 쓰는 근육의 기능을 알면 금방 풀립니다.쉽게 말해서 근력이란 두 가지.당기는 힘과 미는 힘이 있는데 턱걸이는 당기는 힘이 필요하며, 푸시업이나 벤치 프레스는 미는 힘이 필요합니다.특히 당기는 힘은 손으로 쥐는 힘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등근육이 더 많이 작용하고 있습니다.그래서 턱걸이를 열심히 하면 등근육이 발달하여 호남평야 처럼 넓직하고 듬직한 등짝을 가지게 되지요.그 반면 미는 힘은 상체의 앞쪽을 발달시킵니다.그래서 팔굽혀 펴기나 벤치 프레스를 열심히 하면 가슴,어깨,삼두근 등 상체의 전면이 발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그럼 투기 종목의 선수들은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요.뻗어치기의 대표적인 공격인 스트레이트 주먹공격을 강화하려면 무슨 훈련을 해야 할까요.당연히 팔굽혀 펴기나 벤치 프레스입니다.미는 힘이 필요하니까요.특히 어깨 힘이 많이 필요하지요.체형에 따라서는 팔굽혀 펴기나 벤치 프레스로도 어깨 근력엔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이럴 때는 두 다리를 높은 곳에 놓고 팔굽혀 펴기를 하거나 아예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 펴기를 하면 어깨만 독립시키는 운동이 됩니다. 

   팔꿈치를 구부려 치는 훅이나 어퍼 컷을 강화하려면 등근육을 발달시키는 턱걸이를 많이 해야 합니다.특히 붙들고 늘어지거나 조르거나 잡아채는 공격도 해야 하는 종합격투기 선수는 입식 타격기 선수(복싱,킥복싱,무에타이)에 비해 팔굽혀 펴기나 벤치 프레스는 물론 특히 턱걸이를 더 많이 하지요.턱걸이 외에 높은 데에서 매단 밧줄을 손으로 쥐고 올라가는 운동도 많이 합니다.그래서 완력은 입식타격기 선수보다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대체로 더 센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훈련은 보디빌더나 역도선수나 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프로 야구가 생긴지 얼마 안 된 때는 역기나 아령을 드는 훈련은 전혀 도입되지 않았다고 합니다.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와서 벤치 프레스를 하는 걸 보고 "보디 빌딩을 하는 거냐?"고 물어보았다네요.요즘은 스포츠 과학이 발달되어 어느 근육이 약하니까 그 취약부분만 강화하라고 지시하는 등, 운동법을 맞추어 줍니다.웨이트 트레이닝을 안 하는  선수도 없지요.그래서 심정수처럼 무지막지한 근육을 자랑하는 야구선수도 생기게 된 것입니다.예전엔 야구선수가 근육이 많으면 안 된다고 야단을 맞았겠지요.  

   대체로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미는 힘보단 당기는 힘이 더 부족합니다.당연히 턱걸이  잘하는 사람들은 드물지요.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들도 30대 중반이 되기 시작하면 턱걸이 한 개 하기도 벅차게 됩니다.평소에 등근육 쓸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옛날 같으면 가장 등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노젓는 사람들이었습니다.요즘은 그런 육체노동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쌀포대가 80킬로그램 짜리가 있었고 체격이 그다지 크지 않은 아저씨들이 그걸 들고 운반하는 것을 보기도 했지요.하지만 이게 점점 줄어 요즘은 20키로그램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대체로 근력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은 그 기본을 팔굽혀 펴기로 합니다.하지만 남자들이 군대에서 횟수만 채우는 식의 팔굽혀 펴기를 해서는 근력이 늘지 않습니다.제대로 하려면 가슴과 배가 바닥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내려야지요.이렇게 하면 처음엔 20개 채우기도 힘듭니다.대체로 웨이트 트레이닝 교본에는 제대로 된 자세로 30회를 하는 것을 목표로 잡으라고 되어 있습니다.이렇게 하면 상체 뿐 아니라 복부근육도 운동이 됩니다.제대로 팔굽혀 펴기를 하면 처음엔 상체는 물론 복부가 당겨 재채기할 때 대단한 고통이 오게 됩니다. 

  운동역학도 깊이 들어가면 꽤 복잡하지만 우선은 이렇게 미는 힘과 당기는 힘으로 나누어 생각하면 운동하는 데 어느 정도 감이 잡히게 됩니다.하지만 우선은 직접 해봐야지요.턱걸이가 힘들다면 우선 팔굽혀 펴기라도 해보십시오.도구도 필요없고 몸만 있으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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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2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은 미는 근육과 당기는 근육을 함께 키울 수 없다고 굳게 믿더군요.
권투선수들이 장작패는 훈련을 하는 것이 펀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고요.

노이에자이트 2010-03-28 15:02   좋아요 0 | URL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사람들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죠.새로운 트레이닝법을 흡수하려고 늘 노력하는 사람도 있구요.
펀치력 향상훈련이 한계에 도달할 때 도움이 되는 게 웨이트 트레이닝이죠.그래서 모든 운동은 그 운동에 도움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달리기 선수가 달리기 훈련을 어느 정도 해도 실력이 안 오르면 그 다음 해결책은 역시 웨이트 트레이닝.

마늘빵 2010-03-28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팔굽혀펴기도 잘 못하지만, 턱걸이는 정말 한 개에요. -_-a

노이에자이트 2010-03-28 14:48   좋아요 0 | URL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럴 겁니다.

Tomek 2010-03-30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운동해야겠습니다...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0-03-31 16:25   좋아요 0 | URL
결심한 날 바로 하세요.

Tomek 2010-04-06 09:50   좋아요 0 | URL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4-07 22:42   좋아요 0 | URL
오홍...멋져요.

815오렌지 2011-07-15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우선 포스팅 잘 봤습니다!!
포스팅 하신 지가 오래돼서 댓글 못 보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남깁니다.
한심해 보이는 나를 발견하고 돌파구를 찾으려고 푸쉬업과 친업을 검색하다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 좋은 포스팅에 놀라고 또 이곳이 운동 블로그가 아닌 '서재'라는 곳인 것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팔굽혀펴기도 나름 상당했고, 턱걸이도 20여개까지 늘려 본 남자입니다만, 약 2~3년 사이에 공부한다는 핑계로 운동을 소홀히 한 결과 지금 모니터 앞에는 게으른 돼지 한마리만 남았습니다. ㅋㅋㅋ 반성을 많이 하고 갑니다.

당장 운동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아직 20대 후반인 주제에 이 몸이라니 ..ㅠㅜ

종종 들르고 훗날 몸을 되찾으면 인증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안녕히..!!

노이에자이트 2011-09-07 17:30   좋아요 0 | URL
열심히 합시다! 힘을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