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외에도 올해에 먼 곳에 가신 분들을 꼽아보니 제 어렸을 때의 우상들이군요.이 분들은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스님 같은 성직자가 아니기에 어찌 보면 더 우리와 비슷한 삶을 경험하고 가셨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어쩐지 친근감이라는 면에서는 더 가까운 분들이라고 할까요.
김정만...예전 창경원 시절부터 동물이야기 잘 해주는 맘씨 좋은 아저씨로 유명했습니다.창경원 시절 멤버로는 오창영 씨도 있었는데 오창영 씨는 주로 책을 써서 알려졌기 때문에 방송을 통한 인지도는 김정만 씨가 더 나았죠.특히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는 아나운서는 이계진,동물해설엔 김정만이 떠오를 정도로 구수한 동물이야기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조경철...로케트 박사로 유명했죠.또 부인이 그 유명한 미녀 전계현이었습니다.국정방송이나 교육방송의 옛날 영화 틀어줄 때 지금도 가끔 그 옛모습을 보여주던 여배우지요.조경철 씨도 방송에 자주 나왔는데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주던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어딘지 모르게 호탕하게 웃으면서 동네 어린이들에게 붕어빵이라도 사주며 재밌는 별자리 이야기를 해줄 것 같은 인상이었죠.이 분 영향을 받아서인지 문과 출신인 제가 요즘도 우주,항공,별자리에 대한 책을 가끔 구입합니다.방송에 너무 자주 나온다고 동료교수들에겐 욕도 먹었다지만 그 덕에 저같은 사람은 어린 시절이 풍요로왔죠.
박춘석...아! 결국 오늘 저 먼나라로 가셨군요.거의 15년을 병상에 누워 있었습니다.한때는 사람을 전혀 못 알아보았다던데 몇년 전부터는 조금씩 호전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저는 취향이 좀 희한해서인지 제 친구들은 김완선,이승철,이지연 좋아하던 시절에 박춘석이 작곡한 노래를 부른 남진,이미자,문주란을 좋아했습니다.이미 80~90년대에도 옛노래였죠.원래 노래를 불러도 작사작곡가 까지 다 알아야 직성이 풀리던 성격이라 아...이 곡은 박춘석 거다...하고 알았습니다.특히 이른바 박춘석 사단이던 남진,이미자,문주란 노래를 즐겨 불렀고.친구들에게도 "김완선도 좋지만 남진 것도 좋당께"하면서 권했지요.
작곡 박춘석 작사 정두수 노래가 많습니다 두 분은 단짝이었지요.제가 얼핏 꼽아봐도 10곡이 넘어요.정두수 씨 형이 시인 정공채 씨입니다.문재가 있는 가문이지요.정두수 씨는 아직 살아계시는 것 같습니다.제가 가진 직업 중 유일하게 4대 보험이 적용된 직장의 전국사원 단합대회 노래자랑에 나가 입상했던 노래도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남진 노래 '우수'였습니다.그때 상으로 탄 필립스 다리미는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지요.
그리고 참! 비실이 아저씨 배삼룡...제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친근한 아저씨들...모두 모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