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은 아무래도 방송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자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습니다.특히 드라마틱한 장면은 부모와 화해하는 이야기입니다.연예인에 대한 시선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워낙  수입이 들쑥 날쑥하기 때문에 진로문제에서 사범대학이나 상대 가겠다는 것과 다르게 반응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지요.어떤 가수는 노래를 배우겠다며 기타를 치다가 아버지한테   기타로 몇 번을 얻어 맞았는지 셀 수도 없다는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연예인들은 부모와 화해한 사연을 들려줍니다.처음엔 반대하면서 인연을 끊자고 하던 부모님....성공해서 찾아갔더니 부모님이 말없이 등을 두들겨 주시더라...이 장면에서는 눈물도 흘리고 그러면 방청객들은 어머...(방청객들은 원래 여자가 많으니까)하면서 함께 울어주면 더 감동스런 그림이지요.그러면서 마무리로 "부모님. 이제부터 못다한 효도하며..."하면 금상첨화지요.가족 간의 화해란 어디서나 먹히는 소재이구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거나 보고 나면 이런 생각도 떠오릅니다.어차피 연예인 중 스타 지위를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거의 대부분은 생계 자체가 어려운데 그들 중엔 역시 부모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연예계에 투신한 사람도 꽤 있을 겁니다.그러면 그들은 부모님과 화해했을까요? 성공한 연예인들이 부모와의 감동스런 이야기로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바로 그 뒤에는 여전히 부모님께 명절날 선물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장래의 진로 문제로 부모와 갈등하는 이들이 생깁니다.예전에 신해철이 심야에 진행하는 프로에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주로 어려움을 상담하는 게 있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겪고 있더군요.어쩔 수 없이 자기 뜻을 꺾고 부모가 원하는 대학 학과에 간 대학생 하나는 자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사연을 말하기도 했습니다.만약 그가 자퇴하지 않고 졸업을 한다 해도 자기 인생을 자기가 결정 못한 자괴감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평생을 가도 안 지워질 겁니다.실제 제가 아는 사람도 그런 경우입니다. 

   부모라면 자식들이 대체로 좀 무난한 학과를 가서 안정된 직장을 가기를 바라게 됩니다.그래서 사범대나 상대,법대에 자식이 가기를 바라지요.만약 고집을 피워서 자기 뜻을 관철해 대학을 간 자식이 졸업한 뒤에 변변찮은 수입에 허덕이게 되면 그런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도 착잡할 겁니다.그 중에서는 상당히 나이도 들만큼 든 자식에게 "그러게 내 말대로 더 공부해서 **학과 갔으면 이 고생은 안 할 거 아니냐!"하는 핀잔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친척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조카와 가난한 자기 자식을 속으로 비교하면서 한숨을 쉬는 부모도 있겠지요. 

   같은 동양문화권인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대단히 권위주의적이라서 진로문제에서도 거의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합니다.그만큼 이 문제로 부모자식 간 갈등도 많지요.연예인의 경우 성공한 뒤 부모와의 그런 갈등을 풀었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직업이 워낙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나중에 세월이 지나 인기가 없어지면 또 갈등이 시작되지나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굳이 연예인만이 아니고 요즘은 워낙 대학생들이 많아서 일류대학 일류학과를 나와도 번듯한 직장 잡기가 쉽지 않아서 이래저래 갈등요인이 많기도 하지만요. 

   명절에 친인척들이 모이면 어린이나 청소년은 성적 이야기 때문에,취업을 앞둔 20대는 취업 이야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자리가 많아질 것입니다.그렇다고 어른이라고 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닙니다.어른은 어른대로  사촌은 승진을 했는데....좋은 집을 새로 장만했다는데...등등의 화제거리가 마음을 불편하게 할 겁니다.어차피 세상에 성공한 사람은 소수이기 마련이니 평범하거나 평범 이하인 사람끼리라도 서로 상처주지 않고 살면 좋으련만...더군다나 가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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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번 제 글에 쓴바 있지만 청소년들이 부모의 강요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진로를 선택하는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요즘 아이돌 스타들의 성공담을 보고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을 꿈꾸지만 연습생시절의 어려움과 성공에 대한 불확신성,설사 연예인이 되더라도 기복이 심한 인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부모된 입장에서 무작정 아이들의 희망을 막을것이 아니라 이런 내면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필요가 있고,공부와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뭐 썩 좋은 예는 아니지만 학벌이 좋으면 그 능력과 별개로 존중되는 측면이 있지요).그리고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청소년 연예인의 경우 외국처럼 법적으로 학습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네요(뭐 굳이 원더걸스 선미의 예를 들 필요는 없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2-05 22:2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도 운동선수들의 학습권에 대해선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더군요.

아이고 우리 선미...

[해이] 2010-02-0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좋은 페이퍼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2-05 22:29   좋아요 0 | URL
마음에 와닿는 대목이 있나 봐요.

blanca 2010-02-0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이렇게 된 겁니다.^^;; 결국 주변을 다 둘러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한 사람이 사는 인생이 그렇지 않고 강요된 선택을 한 사람보다 더 여러 면에서 행복해 보이더라구요. 이래 놓고 저는 또 미래에 제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강요하는 틀을 반복해서 얘기할 지도 모르겠지요. 제발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2-05 22:31   좋아요 0 | URL
강요된 선택이 행복할 리가 없겠죠.

자식에 대한 집착은 사랑이란 명분으로 포장되기 때문에 더 떨치기가 힘들죠.

쟈니 2010-02-0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부의 조건으로 행복을 결정하는 분위기는, 자신의 행복을 타인이 어떻게 보는가에 집착(?)을 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자신의 행복 여부는 자신이 판단해야 하는데. 일종의 자신감 결여겠죠.

노이에자이트 2010-02-07 15:22   좋아요 0 | URL
부모가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은 강요가 아니라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등식이 통용되고 있으니 문제지요.

비로그인 2010-02-07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첫직장 그만두고 일자리 알아보고 있을 때 경력에 맞는 일을 찾고 있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지니까 집에선 신경질을 냈는데 그러던 어느날 첫직장에서 하던 일과 똑같은 일을 하는 회사에 덜컥 들어가니까 대우가 달라지더라고요.

노이에자이트 2010-02-07 23:32   좋아요 0 | URL
참...착잡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