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니 첫번째 전시회 : 일러, 바치기 

인스타그램에서 고민 상담이라고 해야 하나, 작명과 고민 상담을 기반으로 일종의 언어유희를 통해 유쾌, 상쾌, 감동까지 담은 컷 만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의 첫 번째 전시를 보러 신사하우스에 갔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기본이라 하여, 오전 일찍 나왔다고 했지만 역시 웨이팅을 걸어 놓은 뒤 10분 정도 알람이 떠서 입장을 위한 출을 다시 섰다. 그리고 10분 정도 더 기다린 후 드디어 전시장 입장.

네이버 예약 후 티켓팅 방법

네이버 예약으로 온라인 구매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경우, 현장 티켓팅 장소에서 이름과 핸드폰 뒷자리를 말하면 스태프 분들이 티켓을 출력해준다. 출력과 함께 웨이팅을 거는 구조이다.




저번 주 토요일... 너무 추웠다. 그래도 전시회장 들어가자, 추운 것은 잊고 열심히 전시회를 즐겼다. 신사하우스는 일명 원룸 빌라를 전시장으로 개조한 타입이었다. 그래서 전시 방 사이즈가 원룸 사이즈로 크지는 않았지만 지정된 공간 내에서 최대한 콘텐츠의 진미를 뽑아내고 있었다. 



탁 트인 공간이 아닌, 공간 공간마다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1층은 작가님에 대한 소개하는 방을 지나 작가님의 대형 인형 피규어를 볼 수 있다. 고뇌하는 키크니 작가의 모습이라니... 그런데 12등신이다.;;; 신장이 원래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12등신은... 거기다 너무 다리가 길고 얼굴은 작은 편이다. 어디까지나 키크니 작가님의 희망사항이 다 적용된 인형이었다. 전시 기획자가 작가님과 통화를 했고, 통화를 통해 얻은 정보를 합쳐 놓으니 저 인형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황당무개한 상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ㅋㅋ



희노애락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전시 

각 층에는 마음껏 웃을 수 있게 만든 에피소드부터 일상활의 화를 한 방에 날리는 통쾌한 이야기 그리고 눈시울을 젖게 만드는 감동 가득한 컷들로 가득했다. 한 층 한 층을 올라가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전시의 또 다른 묘미인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던 에피소드는 소방관이 보낸 질문에 작가님의 재치 넘치는 컷이다. 소방관인데 '멋지게 불 끄는 모습'을 작가님께 주문했다. 그 결과물은 ㅋㅋㅋ 누구나 겪어봤던 방 전기 스위치를 끄기 위한 발가락 끝에 집중한 저 움직임이 아닐까. 멋지게를 발 끝 저리도록으로 해석을 한 것일까. ㅎㅎ 너무 즐거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 동물의 마음까지도 대변하는 키크니 작가이다. ㅎㅎ 반려견에 무한 애정을 담아 사진을 찍는 주인의 가진 반려견 자신의 마음이 아닐까. ㅋㅋㅋ 대형 풍선 설치물이 있어서, 옆에서 사진 찍기도 참 좋다. ㅎㅎ 거기다 벽면에 반려견이 남긴 한 마디도 꽤나 유쾌하니 꼭 흰둥이 옆에 있는 벽면 대사도 같이 찾아보시길~ 


중간 층에는 잠시 감정을 가다듬기 위해서 잠시 작가님의 작업 공간도 재연한 곳도 있다. ㅎㅎ 원고를 그리는 건 작가님이 아닌 키크니 작가님과 같은 얼굴을 가진 거북이가 그리는 건가. ㅋㅋ 와콤 펜을 들고 있는 거북이가 넘 귀여워서 클로즈업 사진 한 방 찍어줬다. ㅎㅎ 


개인적으로 최고의 에피소드는 바로, 버려진 반려견의 마음을 설치물로 표현한 곳이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 하지 않겠다. 직접 전시장에서 보시길 바라며, 그 느낌만 남긴다. 전시 기획의 가장 큰 임팩트가 바로 이 에피소드이다. 의뢰 멘트 뒤에 이어지는 또 다른 방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키크니 전시회는 인스타를 통해 접했을 때는 재미와 감동도 있지만, 전시회에서 입체적으로 표현될 때 보다 큰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번 첫 전시회를 만든 작가님과 전시 기획자의 합이 어느 전시보다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에어 볼룬이나 설치물을 보면 정말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제작비도 어느 부분에서도 가감하게 예산을 쓰고 힘을 뺄 부분에서는 가감하게 빼고 아이디어를 통한 합리적인 구성물로 채워져 있다.


다만, 굿즈 가격은 조금 아쉽다!

첫 전시회이기 때문에 얼마나 판매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상품 제작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제품 판매가도 높고, 일부 상품에 한해서는 최대한 재고를 줄이기 위한 판매 방식 택한 부분이 아쉬웠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있었지만, 몇 개 상품을 제외하고는 왜 이 제품이 키크니와 어울리는지 모르는 것들이 꽤 있어서 아쉬웠다.

굿즈 전시 공간에 맞추다 보니 제품 진열도 방식 즉 VMD 부분에서도 아쉽기는 했다.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쾌적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관리는 하고 있었지만 사람이 좀 몰린다 치면 공간이 나눠져 있으면 이동 동선이 상품 판매에 있어서 다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구매했다. 팬은 패이었다. 머그컵은 심플하면서도 작가님의 유머 포인트가 응축된 머그컵 새끼 손가락과 노란색 배경이 내 취향 저격이었기에 안 살 수 없었다. 거기다 같은 판형을 써서 단가 절감을 했을지라도, 너무나 다양한 작가님의 책상 위 모습을 담은 스티커는 참을 수 없었다. ㅎㅎ 부산에 있는 동생 부탁으로 키링을 구매했고, 자석 칫솔은 일러스트와 너무 딱 떨어져서 안 살 수가 없었다. ㅎㅎ


상품을 구매하고, 인생 네컷도 찍었다. 작가님이 사진 프레임 정중앙에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뭐 ㅎㅎ 기념으로 같이 보러 온 친구와 인생네컷을 진지하게 찍었다. 그 밖에 카페와도 콜라보를 하여 쿠키나 음료에서도 키크니 작가님을 만날 수 있었지만, 점심을 먹고 따로 커피를 마실 계획이라서 우선 다음을 기약하며 전시 관람을 마무리했다.

키크니 작가의 첫번째 전시회 일러, 바치기는 기획도 운영도 굿즈도 너무 알찼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최고의 전시회였다. 키크니 전시회는 이번 주 일요일 26일까지였지만, 기간이 연장되어 12월 10일까지 관람 가능하니, 이번 기회를 꼭 놓치지 않길 바란다!!!

두 번째 전시가 나올 때까지는 그만큼 작가님의 어록 아니 도록 아니... 도.어.록(이것도 작가님은 재미있게 풀어낼 듯)이 도톰하게 채워져야겠지만, 퍼스트 전시회와 같은 방식이 아니더라도 신선한 전시회로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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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대리 워크샵 팝업스토어

Mo's Work Shop with Friends

 

최애 캐릭터 아니 작가님의 모대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팝업스토어가 오브젝트 서교점에서 열렸다. 금주 몸이 안좋아서 오픈 날은 못가고 주말이 되서야 방문!!!


지하 매장이 메인 샵으로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가득 차 있었다. 동화적인 배경에 곰돌이 양 버섯 등 숲 친구들이 등장하는 세계관은 북유럽풍으로 보여진다. 삽화나 색채도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님인지라, 굿즈 이것 저것 고르다 보니 5만원 가까운 금액이 나왔다.

 

제일 좋았던 건 탁상 달력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1만 5천원으로 달력 치고는 비싼 가격이지만, 작가님의 멋진 일러스트가 가득하고 날짜가 적힌 부분에도 숲 친구들이 등장해서 일반적인 캐릭터 달력과는 다른 차원의 퀄리티를 갖고 있다.


모대리의 팝업 스토어의 VMD 컨셉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매장 점원으로 분한 모대리라니!!!! 거기다 따뜻한 니트를 입은 모대리의 친구들도 함께 등장한다. ㅎㅎ

 

카드는 잘 안사는데 너무 귀여운 캐릭터 카드라니, 선물하기 좋을 것 같아서 구입.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통한 웹툰 또는 작가님들이 많지만, 후긴 앤 무닌이야 말로 독보적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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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1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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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당 카페의 해결사 킨요


일본 쇼와 시대 동경의 서양식 카페에 올 블랙 교복을 입은 미소년 킨요가 매주 금요일이면 찾아드는 곳은 백봉당 찻집이다. 단정한 외모에 다소 미소녀로 착각할 만한 외모를 가진 킨요는 어쩌다 보니 같은 학교 학우들 또는 찻집을 찾은 사람들의 고민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도 그런 게 일정한 시간에 항상 같은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차 한 잔을 마시는 킨요의 맞은편 자리에 앉아 본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곤 한다. 그냥 이야기를 듣기만 하면 좋을 텐데 천성이 착한 킨요는 이들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풀어가기에 이른다.


1권에서는 오랜만에 백봉당 찻집을 찾은 여인이 카페 웨이터의 소개로 킨요에게 고민거리를 풀어내게 된다. 이 여인의 고민거리는 혼인 상대의 어머니가 여인의 이름을 때문에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받은 이름을 바꿔서까지 이 결혼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이 여인의 사정을 들은 킨요. 직접 조사에 나서는 오지랖을 피지만, 그 모 든 것이 친절하고 최상의 정답을 찾기 위한 소년의 주도면밀한 성격 탓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답을 찾아낸다. 의외로 꽤 현명한 방법으로 말이다. 만화라고 해서 뭔가 극적이고 아름다운 결말과 상황 전개가 아니라 꽤나 현실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은 원천에는 킨요가 기다리고 있는 상대와 나눈 대화 속에 있었다.

킨요가 기다리는 그 사람, 클로드 

킨요가 매주 금요일마다 기다리는 상대는 영국인 클로드이다. 킨요가 어릴 적 만난 빨간 머리의 차가운 눈빛을 가진 클로드 어머니의 샤미센 선생님이 킨요의 어머니였다. 그래서 우연히 엄마를 따라 클로드의 집에 간 적이 있었고 이들의 인연이 이렇게 이어진다. 일본 관동 대지진 당시에 어머니와 헤어진 뒤 미아가 되었던 킨요를 구한 것도 클로드였다.


무슨 연유인지 모르나 백봉당 찻집에서 클로드를 기다리는 킨요의 스토리도 궁굼 하지만, 찻집을 찾은 이들의 고민거리를 듣고 해결사 역할을 하는 킨요의 접근 방식은 유사 소재 만화들과 달리 꽤 신박하게 풀어내려 간다.

아직 1권이라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순정만화 그림체와 더불어 쇼와 시대 즉 일본의 근현대사 배경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만화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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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2
콘노 아키라 지음, 이은주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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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온 많이 이상한 새 인간 쿠지마와의 생활기 
아리타 집에 계속 살게 된 쿠지마의 일본 가정집 하숙 생활은 여전하다. 새 모양을 한 정말 이상한 생물체이지만, 이 만화 세계에서는 아리타 가족을 제외하고는 동네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좀 특이한 인형탈을 쓴 인간인 줄로 알고 있다. (물론 와중에 감 좋은 사람은 단번에 인간이 아닌 것을 알지만 말이다. ;;; ) 




일본에서 첫 겨울 그리고 코타츠 마법에 걸린 쿠지마 
아무튼 쿠지마가 일본에 오고 나서 첫 겨울을 맞이한다. 일본의 겨울 난방기인 코타츠의 매력에 빠른 쿠지마!!! 개인적으로 나도 이 코타츠의 매력에 빠진 적이 있는데 진짜 빠져나오기 어려운 블랙홀 같은 곳이다. 거기다 새콤달콤한 귤이 함께 한다면.... 가뜩이나 따뜻한데 식량까지 제공되니 이제는 코타츠와 한 몸이 될 수밖에 없다. 코타츠의 매력을 이생물체 쿠지마로 새롭게 그려낸다. 




이미 코타츠가 익숙한 일본 소년 아리타가 보이게도 쿠지마의 코타츠와의 한 몸이 되는 과정이 이제는 걱정스러울 정도다.  아리마는 쿠지마를 코타츠로부터 해방 시켜려 하지만... 쿠지마의 몸에 코타츠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쿠지마의 강력한 적수인 아리타의 형(스구루)이 등장하면서 모든게 정리된다. 



 코타츠의 마법조차도 풀어버리는 스구르의 경멸스러운 눈빛과 내뱉은 단어로 쿠지마는 분노한다. 스구루의 파워란!!!  작하디 작한 막내 아리타는 쿠지마를 돌보고 친구 혹은 동생 역할이라 한다면, 스구루는 악역인 셈이다. 그는 대학 입시 재수생으로 집에서 대부분 본인의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1층 거실에는 잘 안내려오는데, 가끔 등장해서 쿠지마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스구루가 진짜 악역은 아니다. 그저 신경 날카로운 재수생의 까칠함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데 쿠지마는 마냥 착한 아리타보다는 상대가 되는  스구루와의 티키타카가 꽤나 즐거워 보인다. 


​극상과 극하의 갭을 마루 달리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쿠지마.... 입이 부리기 때문에 사실상 표정을 그려내는데 한계가 있는데, 쿠지마의 눈과 효과선을 통해 충분히 쿠지마의 희로애락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2화에서는 스구루와의 에피소드 외에는 꽤나 훈훈한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다.  새해에 아리타 할아버지와 할머니 댁에 함께 놀러 간 쿠지마, 입시 공부로 인해 집에 홀로 남은 스구루에게 전화를 건다. 편견 없이 같이 있지 못해서 섭섭해하는 쿠지마의 따뜻한 마음이라니... 재수생이라고 뭔가 건들면 안 된다는 가족의 룰을 벗어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물로 쿠지마의 이런 편견 없는 행동을 아리타가 그러면 안 된다고 배려를 해야 한다고 다그치지만, 정작 전화를 받은 스구루는 그저 싫지만 않은 눈치다.  


​쿠지마는 실로 외국에서 온 외국인의 입장을 대면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생활도 뭐... 러시아에서의 생활도 정확하게 사회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ㅋㅋ 물론 흥분하고 욕을 할 때는 러시아에서 생활한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2권에서도 즐겁게 봤다. 편견 없이 착한 아리타 가족들과 외국인 아니 말하는 무해한 존재 쿠지마와의 동거 생활은 살짝은 엉뚱하고 예측 불가한 리액션 때문에 피식 웃음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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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죽음 -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죽음 탐구 여행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지음, 남진희 옮김, 김준홍 감수 / 틈새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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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와 고생물학자가 풀어내는 죽음에 대한 알쓸신잡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어느 글을 인용하면, 동물들에게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한다. 죽음은 기록하고 기억하는 인간이 만들어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종과 달리 인간만이 죽음에 대한 존재를 두고 종교와 문화를 만들어내왔던 것이라 한다.


이 책은 죽음을 알고 있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소설가와 고생물학자가 서로 만나서 나누는 죽음에 대한 썰은 마치 유명 교양 프로그램인 알쓸신잡과 비슷한 유형을 다루고 있다. 식사를 하다가 아니면 호텔 안에서 두 사람이 만나서 하는 가벼운 대화가 어느새 '불멸의 존재'로 암세포에 항원을 가진 벌거숭이두더지쥐에 대한 이야기에서 단회번식으로 생과 사를 함께하는 연어 이야기, 개체 별로 가지고 있는 죽음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 등 어디로 튕겨나갈지 모르는 이야기가 생물학은 물론 신화, 문화, 사회, 경제, 역사 등에 걸쳐 근거로서 등장한다.


죽음 전 단계 '노화'에 대한 신선한 관점 

죽음에 이르기 전 단계인 '노화' 에 대한 언급도 꾀나 재미있다. 동물들은 늙음을 겪기 전에 자연 상태에서 기대수명에 맞춰 살아간다. 자연에서는 늙음이 있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의 죽음을 최대한 방어, 즉 의료 기술의 발달로 죽음의 외적 요인들을 줄여왔다. 그로 인해 이전에는 없었던 노화로 인한 질병을 갖게 된다. 물론 동물들도 스스로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동면을 해서 신진대사를 최소로 줄이는 행위를 한다고 한다.


죽음에 대해서

미야스에 말하길 신은 '죽음'을 심어 놓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신의 창조물인 인간인 만들어낸 것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신의 입장에서는 죽음은 '생명 내부로의 이동'이라고 한다. 얼마나 신의 관점의 표현이 아닌가. 그에게는 생명과 죽음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인간은 '죽음'을 인지하면서 스스로 '불멸'을 꿈꾸는 유일한 개체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달리 생각하면 인간을 제외한 유기체는 '죽음'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죽음이 주는 공포나 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점은 부럽기 그지 없다.

학습만화로도 훌륭한 과학 서적 

우리가 과학 시간에 동물의 특정 행위나 습관에 대한 지식들은 번식을 위해서 어떤 행위를 한다를 배웠지 그게 어떤 의미를 지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왜 그런 행태를 하는지를 두 저자를 통해 설명해준다. 이 책은 학습만화로 만들어져도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두 작가는 캐릭터로서 너무나 확고한 특징이 있는 훌륭한 주인공이다. 


​인문사회 영역의 경우에는 주로 스페인 문화권에 대한 예시가 많아서 낯선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과학 서적이라기에는 어렵지 않고 알기 쉬었다. 거기다 누가 바도 MBTI가 F인 작가와 극T인 고생물학자와의 대담은 서로 평행선에 있을 것 같지만 묘하게 대화가 이어지는데 이 갭이 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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