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록 : 사치의 묵시록 1
챤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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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존망을 둘러싼 코믹 만화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만화다. 험악하게 생긴 악마, 천사 링을 두르고 있지만 핫도그를 들고 있는 속세에 물든 천사,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브이를 하고 있는 소녀까지, 이 묘한 조합에서 오는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가 큰 기대감을 준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소녀 ‘사치’의 행동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총점이 플러스면 지구는 ‘생(生)’, 마이너스면 ‘멸(滅)’이라는 결말을 맞는다. 인류의 존망이 걸린 중대한 일이지만, 이들의 조합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인류의 대표를 철없는 어린아이로 택한 신도 제정신은 아니지만, 사치를 채점하기 위해 파견된 천사와 악마 역시 수상쩍기 짝이 없다. 악마는 뜻밖에도 마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천사는 인간 세상의 먹거리에 관심이 더 많다. 그런 천사가 부모 없이 자란 사치의 보호자 아닌 보호자가 되어 함께 살아가게 된다.

어린 사치에게 휘둘리는가 하면, 의외로 사치의 행동에 납득하거나 감동을 받는 악마, 점수를 매기기는커녕 스스로도 흐트러진 천사—술에 취하지 않지만 얼렁뚱땅인 이들의 모습은 혼란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웃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엉뚱한 케미는 꽤 괜찮은 개그 콤비로 느껴진다.

B급 감성의 만화지만, 무작정 막 나가지 않는다. "헉" 소리 나오는 반전 전개도 있어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의 만화, 바로 사치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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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4
콘노 아키라 지음, 이은주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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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타네 가족이 된 쿠지마
이국에서 온 말하는 새, 쿠지마의 일본 생활기
일상 속 신선함을 선사하는 만화

 
최근 2년간 읽은 만화 중 추천할 만한 작품은 단연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이다. 러시아에서 온 말하는 새, 쉽게 말하면 이 세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외계인 같은 존재가 주는 이질감, 그리고 그가 점차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정말 좋아한다.
비슷한 작품으로는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 속 곰토토를 들 수 있는데, 그 역시 요정 나라에서 온 슈퍼 파워 요정 곰 요원이다. 외계인은 아니지만 독특한 꼬마 요츠바가 일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요츠바랑]도 이와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다. 적고 보니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이런 설정에는 분명한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들은 일상 속에 ‘외지인’이 들어오면서 신선한 시선을 만들어낸다. 평소 익숙했던 일들이 그들의 눈을 통해 새롭게 비춰지고, 그래서 더 이상 흔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반전이나 강렬한 전개가 있는 장르물에서 느끼는 도파민 폭발과는 결이 다르지만, 이런 잔잔하고 따뜻한 터치가 오히려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그래서 부담 없이 편하게, 그리고 안심하며 읽게 되는 만화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만화
쿠지마 덕분에 알게 된 것은 일본에서의 삶이다. 쿠지마는 학처럼 생긴 새다. 러시아에서 친절한 노부부에게 자라난 그는 일본에 와 우연히 중학생 소년 아라타를 만나 그의 집에 식객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후 일본에서 다양한 일을 겪으며 살아가는데… 어느새 일본의 ‘절분’을 맞이하게 된다.
절분에는 액운을 막기 위한 풍습으로 에호마키를 먹거나 콩을 던진다. 쿠지마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고, 아라타와도 정신연령이 맞는지라 둘은 어느새 형제 같은 사이가 되었다. 에호마키를 먹을 때는 정해진 방향을 바라보며, 말하지 않고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지만, 그걸 잊은 채 실수해버리고 낙담하는 쿠지마의 모습은 철없는 아이 같은 귀여움이 묻어난다.

발렌타인데이에는 아라타를 좋아하는 반 친구 마코토가 쿠지마를 초대해 함께 초콜릿을 만드는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여기서 쿠지마의 요리 실력이 인간 여학생을 넘어설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에서 웃음이 시작되고, 살짝 어긋난 사랑 고백(?) 장면에서는 피식 웃게 된다. 사랑의 작대기가 어긋났다고 할까. ㅋㅋㅋ

재수생인 아라타의 형 스구루는 처음엔 쿠지마를 그저 시끄러운 새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정이 들었는지 여전히 시끄러운 둘을 그냥 묵묵히 넘겨주는 형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4권에서는 특히 재수생 스구루의 사립대 합격자 발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웃기고도 슬프다.

4권에서는 쿠지마의 또 다른 감동 포인트도 나온다. 스구루가 공립대 수능 시험을 보러 갈 때 쿠지마가 가방에 몰래 넣어둔 사랑스러운 물건은 감동까지 준다.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보다도 따뜻하고 솔직한 쿠지마의 매력이, 재미있는 만화를 찾는 독자들에게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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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후라이족 초밀착 관찰일지 스티커북
켄타 원작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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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후라이족 초밀착 관찰일지 스티커북!
캐릭터 가이드북+스티커북


네이버웹툰 우리는 우라이족 연관 책이 출간되었다. 단행본이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단행본은 아니고 가이드북과 스티커북이 결합된 형태로 일명 후라이족의 초밀착 관찰일지 스티커북이라는 것!!!
켄타 작가님의 곰토토가 최애 캐릭터인데, 후라이족에서는 주인공 소년인 호준이의 애착인형으로 나오고 또한 곰토토 자체 캐릭터는 아니지만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라 이번 작품도 매우 재미있게 완결까지 읽었는데... (매번 쿠키를 굳고 댓글 남기로 평점 남기기를 열심히 한 작품이기도 함 ㅎㅎ)


​스티커북은 일명 팬들을 위한 서비스북이라 할 수 있다. 웹툰을 즐겨 읽은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책이다. 스티커는 귀여운 후라이족은 물론 성냥이와 우갸로 외에 고양이도 나온다. ㅎㅎ 곰토토는 비중이 낮지만 그래도 등장한다는 거!

심쿵 했던 장면들과 후라이족들의 귀염 깜찍한 모습들이 여기저기 등장한다. 스티커도 풍부하고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팬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선물이닷 ㅎ


작가님 친필 메시지도 있는데 이것도 감동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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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초저녁달 8
야마모리 미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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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학교 공식 커플로 인정받은 두 왕자님!


만화 '아름다운 초저녁달'은 학교에서 동경의 대상인 코하쿠와, 누구보다 멋진 여학생 요이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벌써 8권까지 나왔지만, 계약 연애로 시작된 관계가 언제쯤 진짜 연애로 발전할지 궁금하며 읽어왔다. 그런데 마침내, 학교 축제를 계기로 코하쿠가 요이와의 공식 커플임을 선포하게 된다!



남장한 요이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코하쿠… 그런데 이 분위기, 뭔가… BL 느낌이 강하게 난다?! 하지만 엄연히 순정만화라는 사실! ㅎㅎ


이런 묘한 분위기가 바로 이 만화의 심쿵 포인트랄까. BL 장르의 주요 독자가 여성인 만큼, BL 감성을 좋아하는 독자층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려는 작가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혹시 BL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실례가 된다면… 콜록… 용서해주세요! )

물론, 이 멋진 남녀 주인공이 중심이지만 코하쿠와 요이의 친구들의 사랑 이야기 또한 꽤나 진지하게 전개된다.


8권은 지금까지 중 가장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이 둘의 연애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살짝 걱정되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체만으로도 계속 보고 싶어지는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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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3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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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도련님의 고민 상담소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3권


나는 개인적으로 시대물을 좋아한다. 그것이 한국 사극이든 일본 사극이든 상관없다. 사극 특유의 시대성이 주는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만화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 찻집에서'는 매우 흥미롭다.



일본 쇼와 초기, 귀족 출신의 아버지와 게이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소년 킨요. 그는 언제나 백봉 찻집의 같은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한다. 사람들은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해결된다는 소문을 듣고,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그를 찾는다.


그가 듣는 고민은 가족이나 친구의 문제뿐 아니라, 전혀 모르는 타인의 사연까지도 포함된다. 그는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만, 사실 그가 백봉 찻집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어릴 적 자신을 보살펴 준 영국인 가족의 아들, 클로드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킨요는 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몇 년간 클로드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클로드를 향한 감정이 우정과 동성애 사이의 묘한 감정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일본으로 돌아와 친부의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결국 클로드와 이별하게 된다.



그날 이후, 킨요는 클로드를 기다리며 늘 백봉 찻집을 찾는다. 그는 언제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어둠이 깃들어 있다.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그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조언을 건넨다. 그의 해결 방식은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현실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조언에 가깝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지만, 클로드를 기다리는 킨요의 바람이 언젠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보게 되는 만화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 찻집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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