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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3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9월
평점 :
사연 많은 도련님의 고민 상담소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3권
나는 개인적으로 시대물을 좋아한다. 그것이 한국 사극이든 일본 사극이든 상관없다. 사극 특유의 시대성이 주는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만화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 찻집에서'는 매우 흥미롭다.

일본 쇼와 초기, 귀족 출신의 아버지와 게이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소년 킨요. 그는 언제나 백봉 찻집의 같은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한다. 사람들은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해결된다는 소문을 듣고,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그를 찾는다.
그가 듣는 고민은 가족이나 친구의 문제뿐 아니라, 전혀 모르는 타인의 사연까지도 포함된다. 그는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만, 사실 그가 백봉 찻집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어릴 적 자신을 보살펴 준 영국인 가족의 아들, 클로드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킨요는 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몇 년간 클로드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클로드를 향한 감정이 우정과 동성애 사이의 묘한 감정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일본으로 돌아와 친부의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결국 클로드와 이별하게 된다.

그날 이후, 킨요는 클로드를 기다리며 늘 백봉 찻집을 찾는다. 그는 언제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어둠이 깃들어 있다.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그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조언을 건넨다. 그의 해결 방식은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현실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조언에 가깝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지만, 클로드를 기다리는 킨요의 바람이 언젠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보게 되는 만화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 찻집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