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 신장채록판 1 - 아방의 제자 1
산조 리쿠 지음, 이나다 코지 그림, 호리이 유지 감수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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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히트 게임 원작 [드래곤 퀘스트]의 세계관의 확장판
만화 다이의 대모험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 콘텐츠인 일본 국민 RPG게임인 [드래곤 퀘스트]의 원작으로 만들어진 만화 시리즈 다이의 대모험. 게임은 1986년에 첫 선보였고, 현재는 너무나 많은 시리지와 외전판 등 방대한 게임과 히스토리 만화, 애니는 물론이고, 본 게임의 설정을 빌려 만든 일종의 오마주 실사 드라마까지 35년이 된 현재까지도 끈임없이 콘텐츠가 재생산되고 있는 초메가 히트작이다. 이번에 소개할 만화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은 원작 게임의 세계관을 차용한 하나의 또 다른 스토리 만화라 할 수 있다. 일본 소년 점프에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를 했으며 당시 단행본은 37권까지 발매된 연재 만화이다. 만화 원작자는 게임 작화 담당이었던 토리야마 아키라가 아닌 이나다 코지가 작화를 담당하였다. 게임 시리즈가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만화도 엄청난 인기였다고 한다.

 

국내에는 90년대 중반에 주간 소년 챔프에서 연재되었다. 당시 나는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한 드래곤볼에 한창 빠져 있던 때였다. 용돈 모아 만화 잡지를 엄마 몰래 모으다.... 어느 날 들켜서 비오는 날 먼지날 듯 혼났던 기억이 난다.


이전에 이 만화를 읽었을 때는 당연히 드래곤볼 원작자인 토리야마 아키라가 그린 줄 알았지만, 작화가는 당시 신인 만화가인 이나다 코지 였다고 한다. 만화 내용은 다이라는 소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드래곤 쿠스트 만화와 같이 마왕과 용사 그리고 마법사가 존재하는 세계이다.

마왕은 위대한 용사를 의해 세상에서 사라지자, 마왕의 사악한 의지에 지배당하던 몬스터들은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고, 이들 일부는 델무린이라는 섬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난파된 배에서 발견된 어린아이를 몬서트 브로스 할아범이 키우게 된다. 섬에서 유일한 인간은 다이뿐.

 

어느 날 섬이 들이닥친 사이비 용사 집단에 의해 다이의 가장 친한 절친인 고메(골든 메탈 슬라임) 가 납치를 당하자, 로고스 왕국으로 달려가게 되는 다이. 납치당한 몬스터 친구 고메도 구하고 악한 사이비 용사 집단도 일망타진해서 왕국에서도 용사로서 인정을 받게 된 다이.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온 파프리카 왕국의 레오나 공주. 다이에게 도움을 구하게 된다.

레오나 공주를 위협하는 정체는 파프리카 왕국의 주교 테무진과 현자 바론이었던 것. 공주를 제거하고 왕국을 차지하겠다는 이들의 계획은 순진무구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정의로운 다이에 의해 수포로 돌아간다.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궁지에 몰릴 때

초인적인 힘을 내며 적을 물리친 것과 같이

[다이의 대모험]에서도 다이의 폭발적인 파워는 '통쾌한 한방'을 보여준다.

화려한 액션씬은 현재 21세기의 액션 씬보다는 역동성이 낮아 보이지만, 액션신의 발달은 바로 이 시절의 만화를 보고 큰 세대들이 발전시켜간 것이라 가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레오나 공주를 구하고 다시 섬으로 돌아와 생활을 하지만, 용사로서의 명성이 높아지던 어느 날, 섬에 닥친 마왕의 부활을 알리는 사악한 기운이 덮히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안경을 쓴 백작 머리를 한 남자가 그 기운을 잠시 막아주는 보호막을 쳐주게 된다. 그리고 다짜고자 레오나 공주의 부탁으로 다이의 용사 훈련을 맡게 되었다고 하며,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인물은 바라 아방이라는 용사였던 것.

 

 

마왕이 살아난 것이라 다들 예상은 했지만 문제는 그 마왕을 살린 것은 더 강력한 대마왕이 있다는 것. 용사 아방의 혹독한 훈련이 얼마 가지 않아 마왕과의 대결이 시작된다.

아방 스트랏슈! 추억의 기술~

실제 만화에서 쓰인 마법과 기술들이 역으로 게임 [드래곤 퀘스트]에서 차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ㅎㅎ 아방 스트럇슈는 반가운 등장이었다.

추억의 만화이자 아직도 전설을 써가는 드래곤 퀘스트 게임를 클리세로서 만들어진 작품. 최근 전개되는 만화나 웹툰은 스토리텔링이 단순하지 않은 편이라 이곳저곳에 코드와 연결되어 있어 읽는데 파헤쳐 가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면, 만화 [다이의 모험]은 단순한 플롯이지만 그래서 많은 생각없이 다이의 모험을 편하게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릴랙스할 때 보기 좋더라.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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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양재점 2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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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양재점을 잇기 위한 키우요의 도전!


 마법 왕국에서 사는 키누요는 할머니의 비블양재점을 이어 받게된다. 이세계를 배경하고 있기 때문에 옷을 만드는 소재들도 현실 세계와는 달리 상상력이 가미되어 다양하다. 1권에는 할머니의 양재점을 이어받게 된 배경과 할머니의 영광을 되돌리기 위한 마법 왕국의 드레스 메이커 결정하는 경연에 본선 진출자 5명 안에 들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키우요의 모습을 담고 있다.



2권은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 흡혈귀인 엔디디씨를 위한 드레스를 만들게 된다. 흡혈귀이기 때문에 햇빛을 완전 차단하는 아라크네라는 희귀한 거미가 뿜어내는 실을 구해야 한다. 허나 그녀에게도 방해꾼이 있으니, 그는 히츠펠트(비블 양재점의 할머니의 수제자였으나, 독립하여 마법왕국 유명 양재사가 됨) 이다. 그의 계략으로 아라크네 거미의 실은 모두 그가 매점하게 되어 키우요는 어쩔 수 없이 직접 아라크네 대형 거미의 서식지를 찾아가게 된다.



어찌 보면 키요우를 함정에 빠트리자고 한 일들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그녀의 재치 넘치는 행동력으로 극적으로 거미의 실을 얻게 된다. 이 만화의 특징은 단순히 이세계의 특이하고 사연있는 소재들을 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옷을 만드는 과정처럼 일종의 원재료를 옷감으로 만드는 과정들도 함께 전개되는데, 실제 있을 법한 가공법을 보여준다는 점도 이 만화만의 특징이다.


대망의 왕실 드레스 메이커 본선 참여자 5인의 명단이 밝혀진다. 그녀의 이름은 끝까지 불리지 않았으나, 흡혈귀 종족의 멋진 드레스와 가발을 만들어낸 그녀는 엔니니씨의 추천에 의해서 예정에 없던 여섯 번째 참가자로 참여하게 된다.

 


시대를 읽는 양재사를 목표로...


드레스 메이커 후보자로 채택되었지만, 그 다음 단계는 양재점의 경영 컨디션이 100점을 받아야만 한다. 할머니의 고객이었던 손님들이 옷 수선을 맡겨도 돈을 받기 보다는 봉사 즉 무급으로 일하고 있던 그녀의 마인드는 훌륭하지만 가게 운영에 있어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지 양재점 평가는 아니라 다를까 처음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한다.


고난을 이겨내야만 고운 털을 만들어내는 동물의 모피를 이용해 옷을 입는 이가 필요로 하는 옷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떤 동물이 흘리는 눈물을 이용해 기능성 옷을 만들면서 조금식 자격 요건을 채워가게 된다. 하지만 옷을 만들고 수선하는데 있어서 할머니의 손님들이 비블양재점을 잊지 않고 찾게 만들기 위한 본질적인 고민이 빠지게 된다.


경영 컨디션 점수가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목표치인 100점까지는 아직 많이 남은 상황에서 그녀는 승부수를 던져야만 한다. 할머니가 만든 드레스를 고치는 일에 마지막 사활을 걸게 된다. 전설의 새의 깃털을 얻기 위해 떠난 그녀, 그리고 훼방을 놓기 위해 나타난 하츠펠트. 깃털을 얻기 전에 그녀는 하츠펠트에 의해 정신을 잃게 되기 순간에 그에게 질문을 한다. 그리고 새로운 해답을 얻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옷도 시간을 먹는다. 옷 수선에 있어서도 사람도 중요하지만 흐르고 있는 시간의 트렌드를 읽고 반영하는 것이 바로 양재사의 의무이자 능력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물론... 깃털은 잃었지만 말이다.


와다 다케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1권에 이어서 2권에서도 여지 없이 펼쳐진다. 키요우의 왕국 드레스 메이커 경연의 본격적인 시작은 3권에서 계속 될 것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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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쿵후보이 친미 애장판 6
마에카와 타케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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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쿵후보이 친미의 수련여행은 계속된다.

대림사에 들어가서 수 많은 스승과 쿵후 고수들과의 대결을 통해 깨달음을 통해 하나씩 익혀 나갔던 어린 소년 친미가 성인으로 성장했다. 대림사를 짊어질 운명의 소년이었지만 이제는 신 쿵후보이 속 세상을 지키는 정의의 영웅이 되는 수련의 길을 떠났다.



카난 지구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는 그 지역의 사원의 SOS를 받자 대림사는 친미를 파견하게 된다. 친미의 반려가족인 오공과 함께 험악한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요새 같은 카난에 도착하게 된다. 카난 지역에서는 지라이라는 폭군이 기존에 그 지역을 담당하고 있던 일족을 몰아내고 볼이라는 고수와 함께 그 지역의 주민들을 억울한 죄명을 씌워 강제노동을 강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내게 된다.

공포 정치에 사로잡힌 주민들 위기에 봉착하다.

친미는 공포정치를 행하는 지라이와 볼 장군으로부터 카난 지구를 해방시키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합심하여 성을 탈환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진행하게 된다. 일 대일의 결투가 아닌 지라이의 군사와 지역 주민과의 대결이다 보니 쉽지 않다. 거기다 이미 주민들은 지배를 당하고 있던 것이 크게 작용해서 인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볼 장군의 기세에 눌리고 만다. 공포 정치로 인해 세뇌 당한 주민들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친미는 볼 장군의 수하이자 고수인 소우비와이 대결에서 침착하게 상대방을 분석해서 승리를 얻어낸다. 실을 이용해서 갖가지 트릭을 친 채로 공격한 소우비지만 친미는 이를 역이용하는데 어린 적 보여주었던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은 여전했다.


쿵후 천재 vs 천재 간의 대결


소우비와의 대결에서 체력이 꽤 떨어진 상태였지만, 친미는 끈질기게 볼 장군과의 대결에 임한다. 스스로 무술을 익힌 자, 처음부터 강하게 태어난 천재인 볼 장군의 삶의 목적은 강한 자와의 전투 뿐이었다. 스스로가 강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 지라이라는 교활하고 탐욕적인 인간과 손을 잡은 것이었다. 단지 싸우고 싶었던 볼 장군. 친미와 끈질긴 결투는 그를 무도가로서의 마음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그저 싸움밖에 없던 그는 인간다움을 버린지 오래였다. 그저 싸움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찾아버린 괴물이 되어버렸다.


볼 장군의 비기인 천공파는 내부의 기를 몸을 감싸는 역할을 하는 방어 기술이나 그는 그 단계를 너어서 방어와 동시에 강력한 공격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볼 장군도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쿵후 천재였던 것이다. 친미에게는 통배권이 있다. 유사한 기법이긴 하나 순간적으로 기를 모아 충격파로 바뀌는 비법이다. 이 둘은 비슷한 비기를 가지고 있으나, 체력이나 경험에 있어서는 볼 자군이 한 수 위이다.

이미 소우비와의 대결을 치룬 뒤로 여러모로 친미가 불리한 상황에서 친미를 목숨을 건 최후의 비기로 볼 장군에게 대적하기로 마음 먹는다. 대림사 최후의 기술과 금기시 되고 있는 권법이 등장한다!

볼 장군과의 대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것이 실로 흥미진진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들의 승부가 너무나 박진감 넘친 점도 있지만 역시나 마에카와 다케시 작가의 작화와 임팩트 강한 액션씬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리라.


6권에서는 볼 장군과의 결투의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끝을 낸다. 너무나 아쉬워서 7권이 무진장 기다려진다. 확실히 첫 시리즈인 [쿵후보이 친미] 때와는 달리 호흡이 굉장히 길었다. 1권에서 6권까지 읽오 있는데도 카난 지구에서의 스토리가 아직 끊나지 않았다. 최근에 나온 시리즈가 애장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단행본으로 나왔다면 10권이 넘게 전개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친미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확실한 것은 [신 쿵후보이 친미]에서는 주인공 친미를 중심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만나게 되는 지역과 사람들의 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카난 지구를 다스리고 있던 전 국주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존경받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전 국주는 주민들이 일하는 산이나 강에 직접 찾아와 말을 걸고 관심을 주었다는 것이다. 작물은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말이다. 사람도 똑같이 애정을 주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휴일인 크리스마스에 이어 주말에 4권에서 6권까지 내리 읽었는데, 흥미 진진해서 한 숨에 읽어 버렸다. [신 쿵후보이 친미]는 인기작품의 속편 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속편이라 해서 전혀 아쉬운 점이거나 전 작품의 후광에 편승한 작품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친근한 친미의 성장기로 계속 지켜보고 싶은 작품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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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라이프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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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디지털만화규장각 만화리뷰 코너에 최초 게시된 글입니다.

출처 http://dml.komacon.kr/webzine/review/28049

 

 

[뷰티풀 라이프] 다카기 나오코 / 아르테팝 / 2016년 4월

웹 툰 장르 중 일상툰은 스펙터클한 액션 장면이나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몰입도 강한 스토리텔링을 장착한 장르물에 비해 굴곡이 상대적으로 없어 읽기 쉬운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평소에 일상툰을 즐겨 본다.(웹툰을 ‘읽다’보다는 ‘보다’라는 표현을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특히 행복한 주말 다음날 유독 몸도 마음도 무거운 출근길 아침을 함께 하는 일상툰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그림1> 다카기 작가의 코믹 에세이 <뷰티풀 라이프> 1~2권

 

출근길에 일상툰을 읽다가고 가끔 샛길로 새기도 하는데, 그것이 일본의 대표적인 에세이 만화가 다카기 나오코의 만화책이다. 모바일 폰에서 보는 일상툰도 좋지만, 120 페이지 남짓이라 가볍고 따스한 종이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다카기 작가의 출판 만화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낀 세대인 필자에게 아날로그 감정이 남아 있어서인지 애틋하기만 하다. 영하로 뚝 떨어진 기온으로 한겨울인 요즘 월요일 출근길에 한 손에 들고 본 만화는 국내에 2016년에 출간된 [뷰티풀 라이프]이다. 원제는 부평초 데이즈(浮き草デイズ)로 의역하면 ‘불안한 날들’ 또는 ‘위태로운 날들’로 한국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와는 상반되는 의미로 쓰였다. 일본 미에현 출신인 작가가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도쿄로 상경하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 잡기까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그녀는 매년 1권 이상의 새 작품을 출간하고 있고 한국은 물론 중국, 대만, 태국은 물론 프랑스에서도 신간 작품이 출간될 만큼 인기 작가의 반열에 섰지만, 데뷔 전까지 그녀의 도쿄 생활기는 그야말로 헝그리 정신으로 그 자체이다. 다카기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아크릴 물감을 사서 작업을 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물감도 색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다른데, 작가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주로 가격이 싼 등급만 주로 고르지만, 그림 재료에는 돈을 아끼지 말자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과감하게 비싼 물감을 사는 모습은 누구나 해봤을 고민들이 아닌가 싶다. 요즘이야 타블렛 펜이나 애플펜슬로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 시대라서 20년도 더 지난 시대를 담은 이 작품이 빛바랜 앨범 속 사진 속의 과거의 유물을 보는 것 마냥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꿈을 향해 달리던 다카기 작가와 현재 2020년에 꿈을 준비하는 젊은이의 시작비용 메커니즘은 비슷한 것 같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백만 원 이상 가는 고가의 디지털 기기를 사기 위해 큰마음 먹는 점이 말이다.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하고 빠듯한 도쿄 생활 중에도 일러스트 학원에 등록하여 현직 종사자에게 작품 평가를 받으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채우려고 부단하게 노력한다. 그런 와중에 일본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높은 도쿄에서 살아가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 경험담도 담겨있다. 작가는 일본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 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슈퍼나 상점가의 가라퐁 행운 추첨권 알바에서부터 은행의 서류 봉투 분류 작업, 호텔 조식서빙, 데이터 입력 아르바이트 등을 해왔다. 하루에 두 개 이상의 알바를 하면서 그 상에 틈틈이 개인 그림 작업과 일러스트 외주 작업까지 일과 그림을 병행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물론 간간이 도쿄 시내 구경이나 쇼핑과 맛집 탐방한 에피소드도 볼 수 있다.

 

 <그림 2> 좌) 일러스트 학원에서 작품 평가를 받는 장면/ 우)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담

 

 

 

다카기 작가의 작품을 코믹 에세이 또는 에세이 만화 장르로 분류되고 있다. 에세이를 읽었을 때의 친근하지만 간결한 메시지가 있는데, 다카기 작가는 그런 에세이가 갖고 있는 결과 많이 닮아 있다. 도쿄 시청 전망대에서의 에피소드가 특히 그렇다. 작가는 34층 전망대 위에 올라가 발아래에 펼쳐진 수많은 빌딩 사이에서 본인이 있을 곳이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이지만, 먹고 자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은 도쿄집이 소중한 존재라며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다카기 작가처럼 우리는 언제나 불확실한 앞날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지만, 결국 현재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가 긍정적 해석을 부여하여 부정적이고 불행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3> 수많은 빌딩 중에 소속되지 못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작가 하지만 마음을 달리 먹으면 작은 내 집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다카기 작가의 작품에 있어 ‘가족’은 주요 키워드이다. 가족을 다룬 에피소드는 매 시리즈마다 등장한다. 올해 출간된 [엄마 라이프]에서도 다카기 작가의 부모님은 약방의 감초 역할이다. 타지 생활을 하며 일과 그림을 병행하는 그녀에게는 힘들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다. 하지만 그녀를 응원하는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 앞을 향해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약 20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체력의 원천은 가족애가 아닐까 싶다. 즉, 그녀에게 가족은 파워 드링크인 셈이다. 1인 가구가 늘고 있어 가족애를 다룬 책보다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자취생활 노하우를 다룬 콘텐츠가 대세이지만, 다카기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부모님과 지냈던 향수 어린 고향이 새삼스레 떠오르는데 그 느낌은 참 따뜻하다.

 

 

 

<그림 4> 다카기 나오코 작가에게 ‘가족’은 파워 드링크이다.

 

다카기 작가는 일러스트 포트폴리오 개시용으로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에 일기 코너에 올린 [150cm 라이프]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2003년에 첫 단행본을 출간하였다. 키가 150cm인 작가의 눈높이에 펼쳐진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새 바지를 사면 매번 수선을 맡겨야 하는 사연이나 지하철 인파에 앞을 볼 수 없어 흘러가야만 했던 웃지 못 할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세상에 모든 것은 내게 좀 크다고 느끼는 여성들 사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녀가 도쿄에 상경한지 5년 만에 이뤄낸 결과물로 [150cm 라이프] 시리즈는 3권까지 발매되었다.

 

 

[뷰티풀 라이프]의 경우, 둥글둥글한 얼굴형에 다양한 표정을 가진 작가 본인 캐릭터와 깔끔한 라인으로 구성된 그림체에 모노톤을 주로 사용하면서 포인트 컬러인 핑크로 채색하여, 출판만화와 웹툰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잘 살린 작품이다. 컬러를 한정적으로 활용하여 인쇄비용 절감할 수 있으며, 웹에서의 구독 방식이 세로 스크롤 형식이 아니라 1페이지에 복수의 컷을 구성하여 전자책으로 읽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최근에 출간한 작품은 시대에 맞게 5도 컬러 인쇄이다.

국내에서도 그녀의 작품은 전부 출간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출판사가 7곳 이상이라는 점이다. 다카키 작가의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는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일반 서적 출판사부터 만화 전문 출판사까지 두로 포진되어 있다. 다카기 작가가 국내에도 인기가 많아 출판사 간의 경쟁이 있던 것인지 그것은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그녀의 작품은 꾸준히 국내에 출간되고 있는 점은 팬으로서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카기 나오코 작가의 [뷰티풀 라이프], 처음에는 원제와 뉘앙스가 다른 타이틀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게 되지만, 작품을 보다보면 반어적 표현으로 쓰임과 동시에 고된 생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달려가는 작가의 모습은 뷰티풀 라이프 그 자체였다. 여기서 다시금 떠오른 명언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지 않은가.

 

휴대성이 좋지만 출근길 이틀 만에 완독해버린 [뷰티풀 라이프] 시리즈에 읽어 만날 책은 작가의 마라톤 도전기를 그려낸 [마라톤 1년차] 로 정했다. 이번에 어떤 열정 스토리가 담겨 있을지 기대된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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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07 1
츠루사키 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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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마치카

같은 꿈을 꾸는 전문학교 학생 생활기 


 어릴 적 좋아하는 만화를 따라 그리며 친구들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가 좋아 계속 그림을 그려온 마치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를 융성하는 종합 애니메이션 전문학교에 진학 한다. 본 만화의 제목인 SA07은 바로 종합 애니메이션 학교의 영문 약자를 의미하며, 07은 7기생이라는 의미이다. 일러스트 그리는 데 필요한 기능을 익혀, 인기 Vtuber 로 데뷔하여 큰 성공을 꿈구는마치카의 종합 애니메이션 학교의 일러스트 코스 생활비와 같은 반 친구들과의 학교 생활을 담고 있다.



순수 미술이 아닌 실용 미술 즉 취업은 물론 전문 프리랜서 작가를 융성하는 곳인 SA는 일러스트 코스, 만화 코스, 애니 코스로 크게 3분야로 분리되어 있으며 2년제로 진행된다. 마치카는 일러스트 코스 소속인데, 첫 수업을 듣는데 어둡고 험악한 개성 강한 동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순간 놀라지만.... 

이들도 결국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동기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그려져 있다.



 일러스트레이더가 되기 위해 얼마나 그리고 있냐고 질문을 받은 마치카. 본인도 그린다고 하지만 주변에 몇 일 만에 크로키를 한 두 권을 훌쩍 넘길 만큼 열심히 그리는 동기들의 열정에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마치카는 그림 그리기가 좋아서 진학한 전문 학교지만, 좋은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바로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를 단련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동기들을 통해 자극을 받게 된다. 


꿈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같은 반 동기이자 미소년 거기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진 동기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만, 거절을 달하는 마치카의 이야기까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소녀와 같은 반 동기들의 이야기. 


요즘 애플패드나 애플펜슬이 등장해서 일러스트 그리기가 이전보다는 손쉬운 세상이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많고 잘 그리는 사람들도 많은 경쟁이 치열한 크리에이티브 업계. 실제로 이 업계에 취업을 하고 싶은 이들도 있고 종사자인 이들도 많다. 디자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이들의 실질적인 고민을 다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학습만화와 같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작품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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