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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아줌마 사이
야마다 구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큰나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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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유명한 개그우먼, MC, 소설가라는 아줌마가 쓴 단편집. 주인공들 대부분은 30대 중반의 노처녀이거나 여자라기보다는 누구의 엄마, 아내라는 위치에 익숙한 주부이다.
주위에서 노처녀인 자신을 두고 수근대는 것을 알면서도 내내 꾹 참고 있다가, 도망치듯 떠난 해외여행에서 명품들을 잔뜩 휘감아치고 나서야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는다는 스토리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아들같은 수영강사와 모텔 순례를 하는 아줌마까지 이르게되면, 이런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누가 볼까봐 겁이 난다.
주인공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촛점은 오직 그녀가 노처녀라는 사실이다. 내면의 변화보다는 외모의 변신이 우선적이고, 이것도 구찌, 프라다 매장에 가서 과감하게 카드를 그어야만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일단, 소재뿐만 아니라 문장 자체도 유치하기 그지없다.
아가씨와 아줌마를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 내용은 절대 없다. 그저, 노처녀가 얼마나 추하고 외롭게 늙어가는지, 더불어 아줌마 또한 젊은 남자와 어떻게 놀아날 수 있는지 설계도마냥 자세히도 설명하고 있다.
저질문화의 대표적 산물이며, 이런 책을 국내에 출판한 편집자의 수준 또한 심히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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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 / 삼우반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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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벵골에서 태어난 조지 오웰은 버마의 경찰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식민지 생활에 대한 죄책감과 회의감으로 인해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파리로 돌아온 그는 벌레들이 줄지어 다니는 좁고 더러운 방과 며칠동안 굶는 것이 예사인, 가장 하층민의 생활을 하게 된다. 주위에는 온통 가난한 사람들뿐이지만, 나름대로의 철학을 지닌 괴짜들을 관찰하게 되는 귀중한 경험이 된다. 러시아 퇴역 장교출신인 보리스와 함께 취직한 X호텔의 접시닦이 생활은 그가 택할 수 있는 직업 중 가장 밑바닥 수준이었지만, 다른 어느 곳보다도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세계였다. 가난이 선물해준 냉혹한 현실속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욕설을 내뱉고 밥먹듯이 사기를 친다. 빵과 포도주를 사기 위해서 당장 입을 옷 한벌만 빼놓고 몽땅 팔아버리는 무책임함은 이곳 파리에서는 결코 비난받는 일이 아니다.

일자리를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 조지 오웰은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약 한달동안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당시, 불황의 절정이었던 영국에는 수많은 노숙자가 이 도시, 저 도시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들을 위한 구호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파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지 오웰은 영국의 밑바닥 인생들과 함께 다양한 구호소를 전전하게 된다.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구호소의 실상과 함께 하층민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면서도 결코 무겁거나 우중충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조지 오웰만의 유머러스한 필체와 놀라우리만치 세밀한 인물묘사로 인해 유쾌한 기분까지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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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걸
이문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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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약력: 1975년생.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96년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단편소설 '마술사' 발표. 현 일간지 문화부 기자.
.럭셔리 걸.
업소에서 짝퉁 김남주로 불리우며 손님들에게 인기절정이던 주인공은 든든한 스폰서를 만나 안정적인 세컨드의 생활을 즐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양손에 돋아난 두드러기를 감추기 위해 고무장갑을 끼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리를 돌아다니며 보이는 식당마다 들어가 설겆이를 하게 된다. 더러운 그릇이 많을수록, 힘주어 닦아 내야할 고기불판이 많을수록 내면의 목소리는 그녀를 더욱더 극한으로 다그친다.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눈밑에 기미가 끼고, 초췌해진 그녀에게 별의별 남자들이 손을 뻗쳐대지만 그녀는 아무말없이 그들을 받아들인다. 늙은 노모와 벙어리 아들이 운영하는 초라한 식당에서 낮에는 죽도록 일하고, 밤에는 다른 목적으로 시달리던 그녀는 급기야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한때 같이 살았던 친구가 망가진 그녀를 보살펴주게 되지만, 친구 또한 스폰서를 만나 겉만 번지르르한 생활을 할 뿐이다. 두껍게 앉은 딱지를 박박 문지르고 난 그녀는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듯 했다. 친구의 남자를 유혹함으로서 자신이 아직도 녹슬지 않았음을 외치는 그녀에게  내면의 어두운 목소리는 더이상 들려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무라카미 류를 능가하는 SM 작가가 탄생한 것일까. 일단, 굉장히 야하다. 이런 등급의 내용이 비닐로 싸여 있지 않은채 판매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주인공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심리묘사로 인해 저자 약력을 보지 않았더라면 작가가 여성인줄 알았을 것이다. 이 작품 외에도 몇 편의 단편이 함께 실려있는데, 공통점이라면 주인공 여성들은 모두 당하는 쪽이며 가해자들은 항상 굶주린 남성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연한듯 서로 성관계를 맺고 있으며, 정상적인 것이 아닌 변칙적이고 일그러진 성행위를 통해 타인의 모습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다는 사실도 함께 한다. 모든 작품들을 읽고 난 후에는 어쩔수없이 드러나버린 작가의 마초니즘에 씁쓸해질 수 밖에 없다. 시도때도없이 착한나라 이야기만 하는 것도 싫지만, 이렇듯 어둡고 축축한 이야기는 꽤나 거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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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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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53개국 2700만 독자가 격찬하는 전설적인 베스트셀러, 내 안의 신을 찾아가는 영혼의 연금술 등 화려한 선전문구가 넘실대는 책들은 잘 안보게 된다. (최근에는 '다빈치 코드'가 그러하다. cklee가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어떠냐고 물으니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한다.)
일부러 말해주지 않아도 다 아는 이야기, 예를 들면 네 의지가 이끄는 대로 행하면 최소 후회하지는 않는다(아, 이건 약간 시니컬하군.).라거나 행복은 멀리있는 것이 아닌, 바로 내 자신속에 있다는 식의 파랑새 스토리, 사랑은 모든 만물의 진리요, 밑바탕이라는 식의 교훈의 정석들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는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여겨질 수 밖에.
그런데, 왜 읽었는가.라고 물으신다면, 귀가 얇은 탓이라고 말해야겠다. 여기 저기에서 감동적이다. 찡하다는 서평을 접한 뒤, 긴급 입수하여(의외로 이 책을 구입한 이는 꽤 된다. 빌렸다.) 읽어 보았다.

일단, 글씨도 큼직하고, 행간도 넓고, 책도 얇은데다가 호흡이 짧아서 순식간에 읽는데는 무리가 없다. 또한, 이국적이면서도 동화같은 스토리, 쉬운 단어들로 인해 어린 연령대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겠다. 주제는 앞서 말한대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면, 진정한 보물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 아..그렇구나, 우리가 희미한 꿈조차도 없이 일상에 파묻혀 일생을 마감하는 동안, 주인공은 결국 이뤄내는구나.라고 감탄해야만 하는 분위기지만, 밖으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끊임없는 열강들의 간식거리가 되는 나라이자, 안으로는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행정수도를 한뼘 옮기는데도 아우성치는, 나아가 심시티 시뮬레이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하나도 안.감동이니 참으로 미안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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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술 2 - 메모 습관을 두 배로 강화시키는
최효찬 지음 / 해바라기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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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욕심 못지않게 노트 욕심도 있어서 꽤 많은 노트들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소용에 따라, 공연이나 영화 소감을 적는 노트, 흥미로운 웹사이트나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적는 노트, 일상적인 느낌을 적는 노트등으로 구분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서로 뒤죽박죽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일단, 적고 보는 것이 '메모'의 기본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악필이어도 상관없다. 또한, 이런 메모들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되새김질 할 수 있는 눈치와 부지런함도 필수항목이다.

메모습관이 없는 천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에디슨이 그러했고,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이다. 메모 습관은 그 사람의 인생을 전환시키는 키가 된다. PDA, 녹음기등을 이용해도 좋지만,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재빨리 캐치하기 위해서는 냅킨이나 영수증 여백도 무방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메모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북리뷰를 쓸 때마다 힘겨웠던 이유는 책을 읽고 난 직후의 느낌을 그때마다 적어놓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내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중요 단어나 포인트만 적어 놓아도 일처리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실행하지 않았을까. 성공하고 싶다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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