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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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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라는 창녀를 통해 성과 사랑, 그리고 인생의 빛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지친 영혼들의 이야기다.라고 말할수밖에 없는 것이 책전체가 온통 그런 컨셉이다. '마리아라는 창녀가 있었다.'로 시작되는 바람에, '오호라, 연금술사는 청소년판, 이건 성인판인가보다.'라고 지레짐작하고 즐겁게 읽기 시작했으나, 매일 손님이랑 춤추고, 마시고, 호텔가는 것이 일상사가 되버린 마리아의 생활이 재밌을리 없지 않은가.

뻑하면 '내게 있어 사랑은 사치인가봐요'같은 유행가 가사같은 소리만 하고 있고, 창녀이긴 하지만, 직업에 귀천은 없는 것이니 짧은 기간에 바짝 벌어서 금의환향하겠다는 기막힌 자기합리화, 이런 와중에 특별고객인 S/M 매니아를 만나 새로운 환희에 정신 못차리는 그녀에게 젊고, 잘생기고, 부자인 킹카 화가가 나타나 사랑한다고 매달리는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뻔한 드라마의 대명사인 파리의 연인도 깨갱할 지경이다.
과거에 만났던 창녀를 실제 모델로 했지만, 절대 그 쪽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던 작가는 줄창 야한 이야기만 써대다가, 작품 맨 끄트머리에 이르러서야 사랑이야말로 유일한 구원의 도구라는 결론을 내린다. 늙은 삵괭이 같은 놈. 내가 네 책을 또 읽으면 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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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08-2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늙은 삵괭이 같은 놈. 내가 네 책을 또 읽으면 조류다.'
이런 생각을 갖고있는 독자가 저말고 또 있었군요. 평론가, 독자 모두들 극찬을 아끼지 않아서 정말 거북했습니다.

hanicare 2004-08-2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늙은 삵괭이 같은 놈. 내가 네 책을 또 읽으면 조류다. 이 서재의 주인께서는 이를 뽀드득 갈았을텐데 읽는 나는 왜 이리 유쾌한지요. 간결하게 할 말 다 하셨군요.원작은 꽝 리뷰는 왕입니다.


fujisai 2004-08-2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너무 웃겨요; 조류같은 놈에서 뒤집어짐-_-;
저도 분노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풀려진감이 참 많은 작가다라고 생각해요 하하

bittersweet 2004-09-0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재밌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