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이삭줍기 3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공기나 물처럼, 그림자 또한 가장 근원적이고 소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시작되고 있는 이 작품은 그림자라는 존재가 인간의 본질(혹은 양심) 그 자체를 나타내며, 경제적 가치와는 비할수 없이 값진 것임을 말하고 있다.

주인공은 악마로부터 무한대로 금화가 나오는 주머니를 받는 대신, 자신의 그림자를 팔게 된다. 풍족하고 안락한 생활을 얻은 댓가로 그는 항상 어둠속에서만 머무르며 숨어 지내는 고통을 겪게 된다. 사람들은 그림자가 없는 그를 피하고, 경멸하며, 심지어는 교활한 속임수를 쓰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기에 가슴을 치며 슬퍼할뿐이었다. 이때, 그에게 다시 다가온 악마는 그가 영혼을 판다면, 다시 그림자를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건넨다. 이미 불신과 고통으로 엉망이 된 그는 더이상 악마를 믿지 않지만,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자신의 그림자를 보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파우스트와 비슷한 악마와의 거래장면은 주인공이 악마의 제안을 뿌리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떠나는 부분에서 확연하게 구분된다.

누구라도 뿌리치기 힘든 악마의 유혹은 현재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널려있지만, 과연 이에 당당히 맞설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그림자를 파는 것은 일도 아닌 것처럼 여겨질 정도니.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노골적인 교훈을 주려는 것이 아닌, 독자의 결정에 따른 결말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서 스스로 깨달은뒤,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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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이 2004-05-28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에 관한 얘기들이 작가들을 흥미롭게 하나봐요..아마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호소를 하고 싶은 걸까요? 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