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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뚜기 ㅣ 창비아동문고 274
진형민 지음, 조미자 그림 / 창비 / 2013년 10월
평점 :
꼴뚜기 책에는 여섯 개의 에피소드가 있다. 등장인물은 같지만 이야기는 다르다. 왕따 문제, 사교육이나 공부 문제, 이성 관계 문제, 권력의 문제, 경제 문제, 교육의 문제로 개인적으로 분류해보았다.
내용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인간의 이중성, 이율배반적인 모습, 모순, 부조리 등의 모습들을 처음 알아가고 느끼게 되는 사춘기를 시작하는 5학년 아이들이 등장한다. 읽으면서 자주 웃음을 터뜨리지만, 씁쓸한 뒷맛이 있다. 이런 씁쓸한 맛을 느끼기 시작하며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 이같이 포장되는 인간이 아닌 진짜 사람다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왜 책 체목이 ‘꼴뚜기’ 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볼품없고 하찮은 외모를 가져서란다. 첫 이야기에 나온 속담의 의미를 찾아보니 ‘다른 생선에 비해 작고 볼품없고 하찮게 생겨서 잘 팔리지도 않기’에 어물전 망신을 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등장인물은 이 의미는 조사해오지 못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찾게 만들어서 더 잘 기억하게 작가가 만든 것 같다.
첫 이야기의 제목이 전체 책의 제목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자신은 강하고 잘 났다고 생각하고 포장된 외모는 화려할지 모르지만, 실제 안에 있는 모습은 이중적이거나 이율배반적이고 모순과 부조리 등으로 채워져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사람다운 사람들을 망신시키는 꼴뚜기 같은 인간이지 않을까?
특히, 마지막 이야기인 ‘오! 특별 수업’편에서 아주 분명하게 이런 모습이 드러난다. 생명존중을 교육한다고 했는데, 실제 드러나지 않은 가르침이나 배움은 다른 사람이나 생명을 무시하고 경시하는 것이었다.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 한 예를 들자면, 공부 잘하는 것보다 인성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공부 외에 다른 것을 잘하면 된다는 말도 할 때가 있지만, 기말고사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한다. 겉으로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훈계하는 것이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아이들을 이해하거나 공감해주지 않고, 비난하는 것 같다. 부끄럽다.
이런 인간들을 ‘꼰대’라고도 한다.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꼰대(꼴뚜기)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