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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거덕 가족 ㅣ 라임 어린이 문학 20
핀 올레 하인리히 지음, 라운 플뤼겐링 그림, 이덕임 옮김 / 라임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이 이야기의 끝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너무 큰 반전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왜 엄마가 병에 걸렸는지도 이혼을 한 이유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의 삶도 이유가 명확한 것이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인가? 유럽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라 이해할 수 없어서인가? 하지만, 엄마의 병과 이혼,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우리나라의 아이와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도대체 지은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지? 치즈 장군의 좌우명인 ‘인생은 인생답게 즐기자!’가 이 이야기의 주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말을 보면 이건 아닌 거 같다. 책을 잡은 손을 끝 페이지에 다다를 때까지 놓지 않을 만큼의 재미와 흥미가 가득한 책도 아니다. 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인가? 특히 이런 가정 배경의 청소년 아이의 삶 또는 그 마음의 상태라는 것일까?
어쩌면 인간의 말(맹세)가 얼마나 수명이 짧은지 마울리나가 찾아낸 그 사람의 편지를 통해 알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아빠와 살고 있는 여자 플라밍고(마울리나가 붙인 별명)는 확실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닐까? 이것이 얼룩말(마울리나의 별명)이 아빠에게 가지는 여러 가지 감정 중 분노의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책에는 기억될 만한 여러 가지 비유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신발끈 비유다. 신발끈의 수명과 엄마의 수명을 비유한 것이다. 또 하나는 비닐봉지에 갇힌 파리 비유이며 과장법과 역설법이 섞인 나를 위한 작품 비유이다. 그림(삽화)도 글 내용과 서로 보완적이다. 한편으로는 펜으로 그린 만화톤으로 유쾌하기도 하다. 그림과 설명하는 글이 있는 마울타셰 요리법과 세계 최고의 비행기 접는 법 등은 한 번 따라해 보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이 책은 강렬한 재미는 없지만 엄마와 추억을 소소하게 만들어가는 마울리나의 이야기가 삽화와 어우려져 은은한 재미를 준다. 어쩌면 이렇게 평범해서 더 오래 곱씹게 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