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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 용감한 암탉의 위대한 모험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51
안나 워커 글.그림, 김영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6년 2월
평점 :
다른 그림책과 달리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글이 아닌 그림이었다. 특히 우산으로 가려져 있는 사람들의 얼굴과 다 노출된 페기의 모습이다. 그림이 참 분명하다고 해야 할까? 선명하다고 해야 할까? 시각적인 것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 시대와 세대에 적합한 것 같다. 참 많은 말을 하고 있다. 무엇을 나타내려는 것일까?
내용으로 들어가도 짧은 글 속에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과 마지막이 그림과 글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날지 못하는 새인 닭으로 평범한 일상적인 삶을 살던 암탉 페기가 처음의 여행(모험)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자신의 의지로 한 것이 아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되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페기에게 살아가는 용기(날개)를 주는 것 같다. 보통은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다시는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하는데, 암탉이지만 페기는 그렇게 하지 않음을 특별히 우산으로 가려진 사람들의 그림과 처음과 마지막의 글과 그림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양성평등적인 그림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자신의 의지와 자발적인 선택으로 하는 것보다 바람에 의해 날려가게 되어 하거나 주어지거나 살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또 바람에 의해 힘든 경험이나 고생을 하게 되면 다음에는 움츠러들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해보도록 격려한다. 쉽고 분명한 글과 그림으로 아이들에게만 삶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에게도 현재의 일상적인 삶에 안주하거나 움츠러들어 우산으로 자신을 가린 것 같은 사람이나 날지 못하는 닭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평범한 삶을 즐기면서도 한 발 앞으로 내딛도록 격려(날개)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