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부모
카트린 게겐 지음,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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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려고 할 때 우연히 보게 된 기사가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만든 오은영 박사의 애티겟캠패인 유튜브 영상(‘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포털 기사이다. 이 책을 읽기 전이면 제게도 아이가 있지만, 이 캠패인 영상을 비판하는 사람들 편에 섰을 것이 확실하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캠패인 영상 뿐만 아니라 제 아이에 대해서도 다시 보아야 한다는 마음이 물들기 시작한다.

 

여기에 나오는 말들은 다 한 번쯤은 육아나 아이를 교육하는 사람들이 들었거나 읽었을 법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저의 머리만이 아닌 가슴에도 물결을 찰랑이게 하는 까닭이 있다.

먼저 부모 자신부터 들어주라고 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들어주기 전에 부모 자신부터 들을 때(예를 들어 자신의 편지않은 감정이나 불안한 마음 등) 아이(의 것)도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인 자신부터 먼저 들을 때 나의 부족한 것과 실수도 용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미숙함과 실수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내와 기다림, 대답을 재촉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제대로 들어줄 때 가능함을 보게 합니다.

단순히 감정이나 생각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잘 들을 때 코르티솔이 아닌 옥시토신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우리 몸의 건강과도 관련된다고 한다.

 

제 아이에게 잘 들어주지 못하고 있던 여러 장면이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엄마보다 아빠의 영향이 아이에게 더 크게 미친다고 하는데, 아빠로서 아이는 물론이고 아이 앞에 서 있는 제 자신도 제가 외면하고 있었고,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게 합니다.

다그치고 엄격하게 하는 것보다 다정한 마음이 성장하여 살아갈 세상에서 아이를 더 강하게 한다고도 하는데, 다정하고 사랑스런 눈빛보다 잔소리와 사나운 눈빛같은 교육이라는 이름의 폭력으로 아이를 보던 제 모습이 떠오르게 하내요.

 

애티켓 동영상도 그래서 다시 보게 된다. 어쩌다 어른이 되거나 부모가 된 저와 같은 사람을이 많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도 이해 받고 들어주지 못했거나 안 하기에 아이들도 듣기 힘든 것이 아닐까요? 저자가 그래도 연습을 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진다고 하니, 듣기 훈련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제 자신과 아이를 들어 보고 싶다. 마음의 건강 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도 생각할 나이에 접어 든 제게는 더욱 필요한 운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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