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국부론, 중국에 있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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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과 맞설수 있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하면서 중국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60여개에 이르는 민족, 수천년에 이르는 역사와 시시각각 바뀌는 세계정세를 고려할 때 중국의 현재와 과거를 한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한국의 주요 금융기관, 대기업, 정부기관들에서 앞 다투어 초빙하는 중국 전문가이자, 기업CEO, 연구원, 기관투자가, 기자들이 중국경제와 금융에 대해 가장 많이 자문을 구하는 중국경제금융의 권위자인 전병서 교수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학업을 위해 매 주말마다 베이징과 서울을 왕복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익힌 지식과 다양한 중국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느낀 오랜 경험을 담았다.

 

책은 단순히 중국역사와 현대의 상황을 엮은 정보백서가 아니라 중국경제 이야기를 넘어, 세계경제의 흐름과 부의 이동, 그리고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까지 제시하고 있는 미래 전략서이자 그 어떤 소설이나 다큐멘터리, 보고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국경제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은 모두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세계 경제권력의 지도 변화에서는 유럽과 미국 중심이었던 세계 경제권력이 재정위기로 쇠락하고, 그 중심이 아시아로, 그것도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정세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2중국의 700년마다 꾸는 꿈, 60년마다 뿜어 나오는 힘에서는 중국 대륙의 역사를 살펴본다. 3시의 시대 중국, 개혁을 개혁하라에서는 중국의 개혁정책에 대해 다룬다. 4시진핑 시대 신경제학, 리코노믹스의 비밀에서는 중국의 신경제, 7%대 성장목표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5용의 아킬레스건, 중국의 진짜 리스크는에서는 중국의 정치 및 경제적 상황과 정책 방향, 향후 정세에 대해 설명한다.

 

6한국, 늑대와 호랑이가 용을 먹은 비밀을 열어야 한다에서는 원나라와 청나라가 중국 대륙을 먹은 비밀과 한국은 동북아 지중해의 중심국으로 한국은 서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7한국의 신국부론, 이젠 중국에서 써라에서는 중국의 꿈을 한국의 꿈으로 만들 것과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이 얻을 게 많은 이유에 대해 말한다. 8한국이 중국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4가지에서는 중국 경제는 여성이며, 스마트 혁명의 종착역은 중국이며, 중국과 금융으로 승부하라고 말한다. 9중국을 휘어잡을 거상을 기다린다에서는 드디어 한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전략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향후 10년의 중국을 읽는 핵심 키워드로 지청세대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정 아젠다인 중국의 꿈을 제시한다. 지청세대는 문화대혁명 당시 성장기를 보낸 세대로 현재 중국의 제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 등 국가 지도부가 속한 세대다. ‘중국의 꿈은 시진핑 임기 10년 내 미국을 제치고 경제적으로 G1이 되겠다는 비전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한국에게는 이미 미국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과거 50년간 경제적으로 우리가 의지했던 미국의 대안이 되어버렸으며, 이젠 중국이 한국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부상하는 중국이라는 용의 등에 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한국의 국민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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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루이스 부스 지음, 김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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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부모가 있다.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라고 생각한다. 일반 부모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어내야 하고, 때로는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절망감도 느낀다.

 

발달장애인은 어디서나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계속해서 혼잣말을 하고 손을 흔드는 등 비장애인이 보기에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상행동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애 탓에 나타난다. 발달장애인의 가족은 호기심으로 빤히 바라보는 게 가장 속상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발달장애인은 2012년 현재 19만명이 넘는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70여만 명이 발달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다.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늦게 죽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은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을 앓는 아이의 엄마 루이스 부스가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힘겨웠던 육아생활과 아이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고양이 빌리가 자신의 아이 프레이저 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덕분에 아이가 조금씩 장애를 이겨내고 나날이 성장해 평범한 일상에 적응해 나가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이 책을 읽어보면, 영국의 루이스와 크리스 부부는 결혼 후에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아이를 낳지 않다가 10년 만에 아이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과체중과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사흘의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첫 아이 프레이저를 낳았다. 하지만 18개월 동안 누워 있기만 했다. 진단을 해보니 아이에게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복합 장애가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프레이저가 동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길고양이 빌리를 고양이 보호소에서 입양했다. 길고양이의 습성을 지닌 빌리는 집 밖을 돌아다니다가도 어떻게 알았는지 프레이저의 감정이 폭발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리고 묵묵히 앞에 쭈그려 앉아서 들어줬다. 꼬리로 아이를 쓰다듬으며 달래기까지 했다.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였던 목욕 때도, 빌리가 욕조에 발을 걸치고 아이를 진정시켰다. 변기에 앉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던 아이가 빌리의 도움으로 혼자서 배변을 해냈다.

 

프레이저를 향한 빌리의 이러한 행동들은 아이를 변화시켰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고집을 부리는 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혼자서 하는 일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자기 세계에 갇혀 전혀 나올 줄 몰랐던 프레이저는 빌리라는 든든한 버팀목 덕분에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는 주변 사람들과도 조금씩 어울리고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며 몰라보게 다른 아이로 성장했다. 모두들 프레이저가 일반학교에 진학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는 결국 평범한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집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자폐증 아이와 작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눈 우정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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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
김정일 지음 / 청조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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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어떤 커플이 불행을 꿈꾸면서 만났겠는가? 이 땅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천국을 맛보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기혼여성들한테서 자주 듣는 말은 어디 늙어서 한 번 보자!” 진담 반, 농담 반이 섞인 말이다. 실제로 요즘 황혼이혼이 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평생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나이에 따라 부부가 자는 패턴이 달라진다고 한다. 20대는 포개고 잔다. 30대는 옆으로 누워 마주 보고 껴안고 잔다. 40대는 천장보고 나란히 누워 잔다. 50대는 등 돌리고 잔다. 60대는 각방에서 따로따로 잔다. 70대는 어디에서 자는지도 모른다. 정말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내 손에는 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는 책이 들려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정일 박사의 자전 에세이집이다. 명문대 의대 출신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던 저자가 당대를 떠들썩하게 한 스캔들의 주인공이라는 오명을 안고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진 날들의 기록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의 발령! 꽃뱀주의보에서 꽃뱀과 딱 한번 관계를 가질까 말까 하던 참에 간통죄에 걸려 구속되었고, 출소 후에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고, 병원도 그만두고 학회에서는 제명당했다. 꽃뱀들은 의사 꼬드기는 게 가장 쉽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동료 의사들에게 꽃뱀주의보를 발령했다.

 

저자는 나는 인생 최고의 성공은 사랑의 성공이라고 믿는다. 사랑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도 언어이고, 이혼하게 만드는 것도 언어다.”(p.16)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결혼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결혼은 70년 이상을 함께 할 반려자를 고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매력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배우자가 예쁘면 3개월을 가고, 몸매가 좋으면 3, 마음씨 좋으면 30년 간다는 말이 있듯이 얼굴도 예쁘면 물론 좋겠지만 배우자는 진심으로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당연하고 좀 진부한 말이겠지만 나는 나의 배우자가 무엇보다 나를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사랑해주는 행복도 크지만 사랑 받는다는 행복이 더 큰 행복일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는 사랑지상주의자다. 순수한 믿음을 간직한 사랑을 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렀다. 나는 순수하려고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추락뿐이었다. 나는 순수하게 믿으려고 노력했지만 사회는 나를 가장 추하게 취급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녀를 만나리라. 순수한 믿음을 간직한 그녀를. 아무리 사회가 나를 엮어도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여자에 대한 믿음, 순수를 간직하리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대부분은 숨기거나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 책은 숨기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사랑, 결혼, 그리고 이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가슴이 확 터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 사랑을 노리는 이에게 당하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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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빛이 되는 말 한마디 -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한줄 메시지
별글콘텐츠연구소 엮음 / 별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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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길에는 반드시 어두운 밤이 있다. 질병이라는 밤, 이별이라는 밤, 좌절이라는 밤, 가난이라는 밤 등등 인간의 수만큼이나 밤의 수는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밤을 애써 피해왔다. 가능한 한 인생에는 밤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그러나 밤이 오지 않으면 별이 뜨지 않는다. 별이 뜨지 않는 인생이란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자신만의 인생이지만 이럴 때 곁에서 건네는 위로의 말 한마디는 어둠을 밝히는 한줄기 빛과 같다.

 

어느 시인은 인생을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돛단배에 비유했다. 순풍을 만나면 소원하는 항구에 평탄하게 갈 수 있지만,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태풍이 불어오면 배가 난파되기도 하고 목숨까지도 위태로울 때가 있다. 인생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힘든 상황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럴 때 곁에서 건네는 위로의 말 한마디는 어둠을 밝히는 한줄기 빛과 같다.

 

이 책은 많은 것을 소유하고,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아도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지 못하는 현대인, 예고 없이 닥친 고난에 남몰래 눈물짓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특히 사랑 때문에, 이별의 아픔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견뎌야 하는 고단한 나날....... 제각각 이유는 다르지만 누구나 풀기 힘든 문제 앞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낙심하고 절망가운데 있을 때 힘이 되어 줄 주옥같은 말들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은 동서양,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의 촌철살인을 짧은 문장으로 담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한장 한장 읽어 나가면서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은 몇 번이고 읽다가 보면 그렇구나!’하고 공감이 가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설 용기가 생긴다.

수많은 글 중에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문장을 몇 가지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두 눈을 크게 뜨는 사람은

인생의 많은 부분이 잘될 것이다.

그러나 한 눈을 감을 줄 아는 사람은 더 잘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p.35)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아무리 거친 길에서도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 토마스 칼라일(p.89)

변화를 유도하면 리더가 되고

변화를 받아들이면 생존자가 되지만,

변화를 거부하면 죽음을 맞게 된다.” - 잭 캔필드(p.95)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부딪혔을 때, 지친 하루를 달래 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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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사물들 - 시인의 마음에 비친 내밀한 이야기들
강정 외 지음, 허정 사진 / 한겨레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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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서는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해야 한다. 시인들은 남과 다른 시인만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고, 생명 없는 것을 살아 움직이게 하며, 일상적인 언어도 그들만의 특별한 언어로 재탄생시킨다. 시인들은 사물을 통해 영감을 얻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물은 내면세계를 드러내는 창이자, 타자를 받아들이는 매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겨레출판의 문학웹진 한판에서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연재한 쉰두 명의 시인이 사물 하나씩을 골라 쓴 에세이 모음집이다.

 

나는 평소 시를 잘 읽지 않는 편이라 52명의 작가 중에 아는 작가는 없다. 시인의 산문은 평소에 쉽게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에세이지만 시인들이 써서 그런지 마치 산문시 같은 느낌이 들었고, 각각의 느낌이 다르고, 굉장히 짧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짬을 내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충남 청양 출생 전영관 시인은 냉장고는 문을 열 때마다 한 번도 어김없이 불을 켜준다. 이제는 드나들 일 많지 않지만 내가 오랜 가난의 문을 열 때마다 환했던 건 아버지 덕분이다. 냉장고 안의 존재들은 냉기에 붙들려 억지로 싱싱한 척 안간힘이다. 유예 중인 소멸들이다. 조금 더 머문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저것들도 나도 안다. 기다림을 오래 겪어본 사람이 냉장고 내부에 자동으로 켜지는 등을 달았을 것이다.”

 

전북 정읍 출생 박형준 시인은 매일 저녁이면 운동 겸 나서는 산책에서 만나는 가로등을 평화롭게 바라본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풍경이지만, 말없이 쏟아지는 불빛을 보며 시인은 도시라는 무표정한 삼인칭을 묵묵하게 너라는 이인칭으로 비춰주는 가로등이라고 말한다.

 

경남 남해 출신 정영효 시인에게 성냥은 마음을 주었던 애인처럼 다가왔다. “모든 성냥은 그 한 번을 위해 태어난다. 짧은 길이로 온몸을 태우다가 사라진다. 머리부터 끝까지, 몇 초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어딘가에 불을 옮겨 놓고 최후를 맞이한다. 하나만 남은 성냥이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낱낱의 성냥들에겐 목숨이 언제나 마지막 하나이다. 성냥갑에서 빼곡하게 서로를 껴안고 있는 성냥개비들은 먼저 뽑히든 나중에 뽑히든, 어쨌든 불이 붙게 되면 끝장을 봐야 한다. 게다가 큰 불꽃에 자신의 불을 양보하니 말이다. 참 억울한 것들이다.” 마지막 하나를 품고 싶은 시간이여, 찾아봐도 없는 성냥이여.

 

경북 김천 출신 문태준 시인에게 지게는 평생 그것을 지셨던 아버지의 삶으로 다가왔다. “아버지에게 지게는 등짝 같은 것이었다. 아버지는 지게를 업고 다니셨다. 논과 밭과 산과 하늘을 업고 다니셨다. 빈 지게를 지고 나가셨다 땔나무를 지고 돌아오셨다. 빈 지게를 지고 나가셨다 풀짐을 지고 돌아오셨다. (풀짐을 지고 돌아와 풀더미를 부려놓으면 저무는 내내 울안에는 동실한 풀냄새가 흘러넘쳐났다!) 빈 지게를 지고 나가셨다 봄과 가을과 겨울을 지고 돌아오셨다. 골짜기 깊은 곳에 들어가셨다 소낙비와 검은 구름과 눈보라를 지고 오셨다. 지게에는 늘 뭔가가 실려 있었으므로 지게는 포만했다. 흘러넘치도록 가득가득 차 있었으며 묵중했다.”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이 글을 통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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