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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
김정일 지음 / 청조사 / 2014년 5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어떤 커플이 불행을 꿈꾸면서 만났겠는가? 이 땅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천국을 맛보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기혼여성들한테서 자주 듣는 말은 “어디 늙어서 한 번 보자!” 진담 반, 농담 반이 섞인 말이다. 실제로 요즘 황혼이혼이 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평생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나이에 따라 부부가 자는 패턴이 달라진다고 한다. 20대는 포개고 잔다. 30대는 옆으로 누워 마주 보고 껴안고 잔다. 40대는 천장보고 나란히 누워 잔다. 50대는 등 돌리고 잔다. 60대는 각방에서 따로따로 잔다. 70대는 어디에서 자는지도 모른다. 정말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내 손에는 ‘누군가 내 사랑을 노리고 있다’는 책이 들려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정일 박사의 자전 에세이집이다. 명문대 의대 출신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던 저자가 당대를 떠들썩하게 한 스캔들의 주인공이라는 오명을 안고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진 날들의 기록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의 ‘발령! 꽃뱀주의보’에서 꽃뱀과 딱 한번 관계를 가질까 말까 하던 참에 간통죄에 걸려 구속되었고, 출소 후에 부인에게 이혼을 당하고, 병원도 그만두고 학회에서는 제명당했다. 꽃뱀들은 의사 꼬드기는 게 가장 쉽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동료 의사들에게 꽃뱀주의보를 발령했다.
저자는 “나는 인생 최고의 성공은 사랑의 성공이라고 믿는다. 사랑을 성공하게 만드는 것도 언어이고, 이혼하게 만드는 것도 언어다.”(p.16)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결혼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결혼은 70년 이상을 함께 할 반려자를 고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매력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배우자가 예쁘면 3개월을 가고, 몸매가 좋으면 3년, 마음씨 좋으면 30년 간다는 말이 있듯이 얼굴도 예쁘면 물론 좋겠지만 배우자는 진심으로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당연하고 좀 진부한 말이겠지만 나는 나의 배우자가 무엇보다 나를 정말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사랑해주는 행복도 크지만 사랑 받는다는 행복이 더 큰 행복일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는 사랑지상주의자다. 순수한 믿음을 간직한 사랑을 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렀다. 나는 순수하려고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추락뿐이었다. 나는 순수하게 믿으려고 노력했지만 사회는 나를 가장 추하게 취급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녀를 만나리라. 순수한 믿음을 간직한 그녀를. 아무리 사회가 나를 엮어도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여자에 대한 믿음, 순수를 간직하리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대부분은 숨기거나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 책은 숨기거나 돌려 말하지 않고 사랑, 결혼, 그리고 이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가슴이 확 터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내 사랑을 노리는 이’에게 당하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