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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청소법 - 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법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유노책주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물질적으로 아쉬울 것이 없고,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한 지위에도 있는 사람이 지나친 욕심으로 너무 쉽게 추해지는 모습을 우리는 세상 뉴스에서 많이 본다.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나는 끊임없이 그 사람의 탐욕을 경멸하고 비웃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그 사람과 내가 별반 다를 바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일본 켄코지 주지스님이자 정원디자이너, 다마미술대 환경디자인과 교수 등으로 활동하는 마스노 순묘스님이 청소가 가진 진정한 의미를 비롯해 수행승들의 청소법, 장소별 정리습관, 하루 5분 만에 하는 아침 청소법 등 구체적으로 집과 자신의 주변을 청소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청소란 간단한 행위로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런 마음의 풍요와 안식은 앞으로 살아갈 삶까지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소는 단순한 더러움을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닦기 위한 일종의 수행(修行)과도 같다.”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한 점 흐림도 없는 거울 같은 마음을 갖고 태어나는데,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에 티끌과 먼지가 쌓인다. 이런 티끌과 먼지를 털어내고, 본래의 거울 같은 마음으로 되돌리기 위한 방법이 바로 청소란 저자의 주장이다.
청소할 때 그날의 근심거리나 고민을 모두 잊고 집중하면,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마음의 풍요와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청소는 단순한 집안 정리가 아니라, 마음을 닦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며 집착, 미움, 질투 등 흐려진 마음을 내려놓는 과정이 곧 자기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길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집안이 깨끗하면 가족간의 불필요한 잔소리도 없어지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행복이란 놈은 큰집, 화려한 가구 보다는 깨끗한 곳에 머물기를 좋아한다. 내가 생활하는 장소는 내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집안을 깨끗이 하면 가정이 행복의 요람이 되며, 회사를 깨끗이 하면 인류기업이 되고, 나라를 깨끗이 하면 살기 좋은 선진국이 된다.
이 책의 5장을 보면 “자신의 발밑부터 잘 살펴보라”는 제목이 있다. 각하조고(脚下照顧)와 간각하(看脚下)는 모두 ‘자신의 발밑을 잘 살피라’는 뜻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처신을 경계하라는 의미의 고사성어이다. 벗은 신발을 정돈해 두지 않는 사람은 마음도 정돈되어 있지 않다. 마음이 과거나 미래로 날아가 ‘지금 여기’에 없기 때문이다. 벗은 신발이 비뚤어져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물건이 비뚤어져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즉 그만큼 감성이 둔하거나 마음이 흐트러진 상태이다. 벗은 신발을 가지런히 하는 그런 사소한 것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읽다가 보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담담히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무념무상의 진정한 의미를 느끼며, 충실한 삶을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청소법을 통해 집안뿐만 아니라 마음을 닦는 법을 익혀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