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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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의 수전과 매슈는 성공한 지성인입니다. 수전은 광고회사에서 일했고, 매슈는 런던의 대형 신문사 차장급 기자였죠. 둘은 사랑했고, 주변의 부러움을 받으며 결혼합니다. 


둘다 좋은 아파트를 가졌으나 신혼집은 둘사이에 주종관계가 성립할 수 없도록 새 아파트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곧 아이들을 낳고, 크고 좋은 주택을 구입하여 행복하게 살게됩니다. 


어느날 매슈는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게 되고, 수전은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때부터 수전의 마음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시작됩니다. 





이 소설은 196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여성해방운동이 이슈가 되던 시대라고 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어떤 편견없이 읽고 싶어 이런 시대적 배경 혹은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일단 읽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저는 1960년대 영국에 살고 있는 여주인공 수전에 공감하며, 여성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남성도 그러하겠지만, 어떤 면에서 여성의 삶은 결혼과 동시에 정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재능을 펼치고 자유롭게 살던 여성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엄마로서 아내로서 해야 하는 것들을 수행하며 살다보면, 가족의 그늘에서 자신은 사라지는 신기하고 우울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수전처럼 일을 그만둔 여성들은 더 그렇지요.


그 상황에 남편이 바람을 핀다면,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수전에게 그런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이제 수전은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의무와 책임을 지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냥하지 않아도 되는, 온전히 자신만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욕망하게 되지요. 이런 수전의 마음에 공감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라 느꼈습니다.


물론 남편 매슈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누구보다 현명하고 지혜롭고 밝게 빛나는 여성과 결혼했으나, 자신의 한순간의 실수로 부인이 달라지니 말입니다. 차라리 부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이라면 이해라도 되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지요.


이 소설에서 특이한 점이라면 수전과 매슈의 성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매슈는 바람을 피고, 그럼에도 가정을 유지합니다. 수전에게 남자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며 함께 더블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하지요. 


이러한 장면에서 이런 결혼생활에 대한 관념은 이 둘만의 특징인지, 아니면 당시 시대상이 그런것인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도리스 레싱이라는 작가와 그가 살아온 경험을 찾아보았습니다.


도리스 레싱은 1919년 영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식민지 원주민들의 삶을 목격하며 유년기를 보냈으며, 2번의 이혼을 겪고 1949년 런던에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출간한 그녀에게 2007년 노벨문학상이 주어졌고, 이 때 레싱은 "여성 고유의 경험을 서사시처럼 묘사하였다"라는 칭송을 받습니다. 


그러나 "레싱의 소설들을 흔히 말하는 페미니즘 작품으로 국한시키기에는 주제나 소재의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다. 레싱의 소설은 아프리카, 제1·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 성(性)의 전쟁, 붕괴되는 결혼제도·가정·모성, 계급사회, 문학을 포함한 예술의 문제, 노화, 공산주의 대 자본주의, 개인 대 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사실주의적 표현뿐 아니라 판타지를 혼합했으며, 60여 년간의 집필활동 후반부에는 과학소설, 우화, 사변소설로까지 사색의 범위를 넓혔다."(337쪽)라고 이 책의 '작품해설'을 통해 민경숙교수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레싱의 수많은 단편들 중에서도 이 책 <19호실로 가다>에는 19세기 영국의 남녀의 결혼생활이나 성에 대한 관념을 보여주는 작품들인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옥상 위의 여자>,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한 남자와 두 여자>, <남자와 남자사이> 등이 있고, <방>의 경우는 한 여자의 무의식 속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도공>을 통해서는 남자주인공이 독특한 방법으로 문제에 봉착한 여주인공의 가정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목격자>에서는 퇴임을 앞둔 가난한 경리 브룩씨와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늙은 사장이 대조를 이루고, <20년>에서는 20년 전의 약속과 달리 서로 차선의 결혼을 하는 한쌍의 남녀를 보여줍니다. 


<영국 대 영국>의 경우 당시 영국의 계급 시스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의 70년대를 보는 듯 했습니다.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 아버지와 남동생을 두었지만, 명문대를 다니는 남자는 같은 영국이지만 서로 다른 사회(노동계층과 중산층 계층사이)를 경험하며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어떻게 보면 계급이 무너지고 급격히 산업화가 진행되며,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무너지며 여성의 권익이 향상되는 과도기적인 모습이 긍정적이지만, 또한 그 속에서 기존 사회질서가 무너지면서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확고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지 않는 한 그런 사회에서 가정이나 개인이 어떻게 어이없이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었고, 이러한 남녀관계의 문제들에 레싱은 '예의'가 하나의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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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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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허락도 필요없는

내 마음의 방향


 

'참 작고 가벼운 책이구나'라는 마음으로 남자 작가와 잘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며 책을 펴 들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작가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김민철씨는 남자 이름을 가진 여자였습니다.

그것도 기혼여성 카피라이터.


"카피 한 줄 못 외우지만 엄연히 카피라이터"에서 빵 터졌네요. '카피 한 줄 못 썼지만'도 아닌, '카피 한 줄 못 외우지만'이라니 저자의 소심한 고백입니다. 


하지만 필기와 기록을 꼼꼼히 꾸준히 하는 성격인가봅니다. 그래서 출간한 책이 벌써 3권이나 되고 이번이 4번째 출간이더라구요. 2016년 10월부터 한달에 두 번 '김민철의 가로늦게'라는 타이틀로 연재한 칼럼을 모아 <하루의 취향>이 나왔습니다. 


좋아하는 물건, 음식, 취미처럼 단편적인 것에서 사람, 사랑, 삶에 대한 가치까지 저자의 취향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유난히 다른 책과 달리 바스락거리는 책장을 넘기고는 책에 푹 빠졌습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어릴 적 한 친구의 글씨체를 부러워해서 따라써보았지만 똑같아지진 않았고, 그렇게 또 다른 친구의 글씨체를 따라써보았지만 여전히 똑같아지진 않고 결국 "누구와도 다른, 오직 나를 닮은 글씨체."만 남았다는 글을 읽고 공감하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이 오더군요.


"내일 내 마음은 또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는 이 취향 덕분에 나다울 수 있었으니까, 근사하지 않아도, 우아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바로 그 취향이 오늘, 가장 나다운 하루를 살게 했으니까."(p.9)



100만원도 오르지 않을 것 같은 외진 아파트에 부부만의 보금자리를 꾸리면서 "우리가 가진 것들과 사이좋게 늙어가고 싶었다."는 그녀는,  목수언니가 만들어준 모서리가 벌어지는 테이블과 오래된 책장과 여행에서 사온 장난감 등으로 그들만의 시간을 담을 집을 꾸미면서, "그렇게 망원호프는 우리 삶에 대한 선언이 되어버렸다"고 집에 대한 색다른 취향을 말합니다. 


'안사람 바깥사람'이라는 글에서는 학생인 남편과 직장인 부인을 각각 안사람, 바깥사람으로 소개하는 모습에서, 그 편견없음과 당당한 저자의 모습이 좋았고,


'관대한 사람'이라는 글에서는 도자기 수업에서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밥그릇을 만들기 시작했으나 국그릇이 된 자신의 도자기 마저 완성품으로 가져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스로에게 관대한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저자의 모습이 좋았고,


다 큰 어른이 프랑스 루르마랭에서는 인사하는 법을 배웠고, <봄날은 간다>의 상우같은 마음을 가진 20대를 말하고, 철학과에 진학했으나 경영과에 가겠다고 반수를 해 놓고는 실패하고 돌아온 뒤, 철학과가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 20대를 부끄럽지 않게 털어놓는 그 솔직함이 좋았고,



팔레르모 대성당의 앞모습과 뒷모습처럼, "하루는 이 취향에 푹 빠지고, 하루는 저 취향에 목을 매고, 또 하루는 또 다른 취향에 기꺼이 마음을 빼앗겨버리는 사람. 한 취향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 머물지 않는 사람. 다른 취향에 배타적이지 않고 넓은 사람. 그리하여 그 모든 취향의 역사를 온 몸에 은은히 남겨가며 결국 자기만의 색깔을 완성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p.255)라고 말하는 저자의 고집없으면서도 고집있는 그 모습이 좋았습니다. 


왠지 저자와 있으면, 세상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하더라도, 이해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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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아이들 1 - 몬스터 대재앙 ㅣ Wow 그래픽노블
맥스 브랠리어 지음, 더글라스 홀게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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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의 글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문학성과 예술성이 강한 형식과 양식을 갖추고 나타난 만화를 일컫는 장르입니다. 그 중 <지구 최후의 아이들>처럼 흑백형식은 '블랙 앤 화이트'라 합니다.


13살 잭 설리번은 지난 겨울 웨이크필드로 이사왔습니다. 매번 파양되는 바람에 이곳저곳 옮겨다니기 바쁜 잭은 이곳으로 와서 친구라고는 퀸트밖에 없지요. 


42일전 6월의 어느날, 여느날처럼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하지만 버스안에서 학교 일진 더크와 시비가 붙습니다. 그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몬스터 대재앙이 시작된 것이지요. 겁에 질린 잭은 급히 양부모의 집으로 가지만 잭을 남겨둔채 모두들 떠나고 없습니다. 잭은 트리하우스로 올라간 뒤 혼자 지내다 드디어 무전기로 퀸트와 다시 연락이 닿게 됩니다. 



잭은 어떻게 보면 정말 운이 없는 아이입니다. 고아인데다 매번 파양되어 버려지는 아이여서 삐뚤어진 성격을 가질 만도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잭은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낙천적이며 쾌활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그런 잭은 몬스터 대재앙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자며 좀비 사이를 헤치고 퀸트네 집으로 이동하고, <대재앙에서 살아남기 미션>을 111가지나 세워서 하나씩 목표나 모험을 달성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멋진 사진들을 남기지요. 


그 중에서도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잭이 좋아하는 준 델 토로를 찾아서 구출하는 것!


몬스터를 피해서 휘발유 구하기, 집가꾸미에 다녀오기 등의 일상을 보내던 잭은 퀸트와 더크가 만든 안장을 몬스터 로버에게 장착한뒤 시험으로 타보게 되는데, 신이난 로버는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합니다.


겨우 로버를 진정시키고 둘러보는데, 저 멀리 중학교 창문에 준 델 토로의 스웨터가 나부끼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제 매 순간 잭을 노리는 블라그를 물리치고 궁극의 미션을 완료할 때가 되었습니다!



다른 평범한 아이들처럼 가족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디즈니랜드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그런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지 않고 덤덤히 받아들이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잭!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어떤 것에도 투덜대고 불평하는 아이들에게는 잭의 놀랍도록 긍정적인 모습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게 할 것이고,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더할 나위없는 모험들로 가득찬 이 소설에 가슴이 뛰는 짜릿한 순간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는 나이든 우리는 잭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이 소설을 읽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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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2 - 태평천국 라이징 ㅣ 본격 한중일 세계사 2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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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힘들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받아들이는 역사


 

학습만화 스타일이 아니라 웹툰 스타일의 만화로 적절히 임펙트 있는 욕, 청소년 은어와 비속어가 섞여 있는 역사 만화책입니다.


보통 역사만화책은 한국의 역사를 다루거나 유럽열강의 역사를 다루지만, 이 책은 중국의 역사 중에서도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고 자주 다루지 않는 태평천국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세계사 선생님을 만나서 태평천국이 사이비 교주의 농민 봉기이며, 그 사상면에서 배워야 할 점과 말도 안되는 점에 대해 학창시절 한 번 정도 들어는 보았지만, 사회에 나와서나 드라마, 영화 혹은 시험제도 등에서는 그리 거론되지 않는 역사인 것 같습니다.


책의 시작은 1848년 대포경시대부터 출발합니다. 포경붐의 원인과 그 과정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와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이해관계가 나열되지요. 


당시 중국은 1843년 영국과 청나라가 후먼조약을 체결하면서  관세자주권을 잃게 되고, 미국은 동부에서 서부로 영토를 확장해 가고 있었지요.


중국 아편전쟁, 태양광 전지 원리 발견, 영국과 마오리족의 와이탕이조약, 1848년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프랑스 2월 혁명 등 근대 국가로 나아가는 중이었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과, 조선이 쇄국정책을 펼친 일을 교차시키며 당시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중국의 역사는 1849년 말 도광제의 사망부터 다룹니다. 과거 4수 낙방생 홍인곤이 "권세양언"이라는 책을 읽고 꾼 꿈을 시작으로, 1843년 사이비종교 배상제회를 조직하고 이름도 홍수전으로 바꾸어 중국의 시골 광서에서 일을 도모합니다.


지루한 줄글이 아니라 그림과 요즘말로 설명이 나와서 흑백이 아닌 칼라로 된 그림으로 확 와닿는 점이 다른 책과의 차이점이네요.

만화 속 사실이 신기해서 정말 그랬나 궁금해하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역시 다른 곳에서는 지루한 설명을 읽어야 했습니다.


보통 역사책은 읽고나서도 설명을 하라고 하면 기억에 남는 부분이 별로 없어 다시 정리를 해야만 겨우 설명을 할 수 있는 저에게도 책에 "이런 장면이 있었어"라며 한번 보고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았던 신기한 역사책입니다. 

대표적 예로는 예전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왜 그리 말도 안되는 홍수전의 말에 다들 넘어가서 종교가 만들어지는지 머리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하지만 광동은 중국에서도 상당히 깨인 지역인지라, 

-요즘 미친놈 많네.

-영상 도트 튀는 거 보소. 합성 티 쩌네. ㅋㅋ" p144


"과연 광서성은 시골인지라...

-안 믿으면 우리 교주님께서 이 신검으로 다 지옥 보내버립니다.!

-헉! 폰에서 동영상이 나오네?!" p145

라는 장면으로 이해할 것도 없이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런 요소가 만화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본 듯, 중국의 역사에 대해 읽어보았는데, 다 읽고나니 굽시니스트가 만든 우리 역사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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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인간이 내 옆에서 사라지는 책 - 불쾌한 사람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자가 행동 조절법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고주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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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대접을 받느냐는 

내 행동에 달려 있다.



"도대체 그 인간은 왜 나를 짜증나게 하는 걸까?"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짜증나는 인간으로부터 벗어나면 행복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런 인간에게 일일이 반응하지 말고, 상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대신 그 에너지로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에 힘을 쏟으면 더 달콤한 인생이 펼쳐진다고 말이죠. 


그래서 일단 짜증나는 인간 유형을 4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불성실한 사람'에게 짜증이 나는지, '처세에 능하고 약아빠진 사람'에게 짜증이 나는지,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 혹은 '왠지 운이 좋은 사람'에게 짜증이 나는 건지 자신의 유형을 확인해보도록 합니다.


<불성실한 사람>

사례1 자기 돈은 절대 안쓰는 짠돌이

사례2 헬스클럽에서 운동기구를 독점하는 마초

사례3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매너 없는 사람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 대처법>

사례1 끝없이 희망 고문하는 바람둥이

사례2 끼부리며 어장 관리하는 여자

사례3 울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 고집불통


<처세에 능하고 약아빠진 사람>

사례1 뒤에서 욕하는 비열한 사람

사례2 고마워할 줄 모르는 얌체

사례3 친구의 애인을 빼앗는 파렴치한


<왠지 운이 좋은 사람>

사례1 노력하지 않아도 잘 풀리는 행운아

사례2 자기의 운을 자랑하는 떠버리

사례3 젋고 예뻐서 대우받는 사람



위 사례들이 나오는데, 어떤가요? 저는 다 경험해 본 것 같아요. 물론 나이에 따라 경험한 것은 다르고, 지금은 왠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긴 하지만, 굳이 들자면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에게만은 아직도 짜증이 나는군요. 사실 얼마전에 카페에 가서 떠드는 단체 손님 때문에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었거든요.


이런 사례들에 대한 대처법도 <일반적인 대처법>과 <이 책의 대처법>을 따로 두어 얘기를 해 줍니다. 

먼저 <일반적인 대처법>으로는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또는 '돈도 냈는데!'하며 그곳에 머무른들 개념 없고 짜증나는 인간에게 시달리기만 할 뿐입니다. 즉 내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게 되는 거죠. … '저 인간 정말 개념 없고 짜증나네!' 이런 느낌이 든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 자리를 뜨세요. 자신의 직관을 믿고 행동하면 쓸데없이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개념 없고 짜증나는 인간에게 휘둘리느라 아까운 시간을 잡아먹는 대신 자신을 돌보는 데 시간을 쓰게 됩니다." (105쪽)라고 합니다. 


'뭐야 도망치라는 얘기잖아'라는 느낌이 늘면서도, '그래, 늘 사건을 피하려는 내가 쓰던 방법이구나. 결국은 이 방법밖에 없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뒤에, <이 책의 대처법>을 읽어보니, "'아, 나도 젊을 시절에 친구랑 같이 있을 때는 저렇게 안하무인이었는지도 몰라' 이렇게 말이죠. 자신도 똑같은 짓을 했는데, 어느새 젊은 시절의 기억은 사라지고 짜증을 냈다는 걸 깨닫게 되죠. 그러면 암시를 외치는 동안 신경 쓰였던 무리가 어느샌가 풍경의 일부가 되고,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가 됩니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 짜증나는 인간에게 시간도 마음도 빼앗기지 않죠."(106쪽)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어릴 때 버스안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줄도 모르고 젊음의 특권이라도 되는 듯 웃고 떠들던 때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리고는 '그럴 때구나, 그럴 때가 있지'라는 생각도 함께 들면서 굳이 짜증 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사례별로 일반적으로 우리가 선택하는 대처법과 이 책의 대처법을 소개해 주는데, 일반적인 대처법은 좀더 젊은 시절 우리가 흔히 그 상황에서 하는 대처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쉽게 수긍이 가는 반면, 


이 책의 대처법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세상에 대한 너그러움이 생겼을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젊을 때 읽었다면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책의 처음부분에서 저자가 자신이 꽃가루 알레르기를 경험할 때 유전자 코드 'CD79A 환원'을 외치니 알레르기 반응이 사라졌다는 얘기를 합니다. 이 부분이 나오자마자 일본식 사고방식이 느껴져서 다시 저자를 찾아보기도 했지요. 물론 저는 유전자코드를 따라 외쳐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외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의미라는 것을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짜증나는 인간은 꽃가루 알레르기와 같아서 신경쓸 수록 더 신경쓰이고 아무것도 못합니다. 따라서 저자는 짜증이 나더라도 자신을 탓하거나 몰아붙이지 말라고 그런 반응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다독여줍니다. 



그리고 사람은 안심할 수록 더 짜증이 나며, 은연중에 짜증나는 인간을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상대가 자신보다 잘되면 '질투 발작'이 일어나 더 짜증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질투 발작을 멈추려면 자신이 질투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합니다. "183쪽


그래서 상대가 나에게 짜증을 낸다면, '아, 상대방이 질투할 만큼 내가 굉장한 것을 가지고 있구나!'(171쪽)라고 편하게 생각하라고 충고합니다.


짜증나는 사례별로 대처법을 알려주던 책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며, 타인의 태도를 보면 나를 알 수 있으며, 이해받고 싶은 만큼 이해하라며 '우리는 결코 약자가 아니다'는 말로 끝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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