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ㅣ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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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2권을 읽고 그 충격적인 역사 서술 방식에 감동받아 다시 읽은 3권입니다.

굽시니스트의 표현법은 너무나 리얼해서 몇 컷의 만화만으로도 임팩트있는 전달이 가능한데요.

이번 본격 한중일 세계사 3권은 받아들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두꺼워서요 ㅎㅎ

본격 한중일 세계사 3권은 2권에 이어 중국에 대한 서양열강의 침략 과정과 아편전쟁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고, 뒤이어 절반 이상의 분량에서는 일본의 개항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데다가, 유명한 역사 책들이 많아서 익숙한 이름과 지명, 사건들이 많지만, 일본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데요.

예전 한참 유명 만화가의 모 학습만화의 일본편을 통해 일본사를 한번 접한 이후 흥미가 동하여, 일본 역사를 공부해 보려 하였으나 기본적인 배경이 한국이나 중국과 달라 이해할 수 없어 포기하고 말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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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어려운 일본의 막번체제와 쇼군 후계 구도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이번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서양 열강들이 일본을 발판삼으려 할 때의 일본의 대응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의 세포이항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엔필드 강선 머스킷이라는 총의 발명과정을 설명한 부분이나, 러시아의 당시 행보, 미일 통상조약이 맺어질 때 미국 페리함대가 우라가 앞바다에 들어갔던 이유, 일본 막번 체제 설명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일본은 이미 네덜란드와의 무역을 통해 서양문물에 조금씩 노출되고 있었고, 미국에 다녀온 일본인을 통해 서양의 기술에 대해 알아가거나, 서양의 무기를 따라 만들거나 함선을 만드는 모습 등 개항에 있어 한국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혹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나 쇼군에 대해 궁금한가요? 아니면 막번체제가 잘 이해되지 않나요? 일본의 개항은 우리와 달리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한가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3편을 보시면 이해하실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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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혼 1
모모세 시노부 지음, 추지나 옮김, 사카모토 유지 원작 / 박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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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월요일부터 KBS2에서 '최고의 이혼'이라는 드라마를 한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 오늘 소개해 드릴 '최고의 이혼' 1권인데요, 일본에서도 이미 드라마로 제작된 적이 있답니다.


소설이 먼저인지, 일드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을 보면 사카모토 유지 각본, 모모세 시노부 노벨라이즈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드라마 각본을 소설화 한 건가?라고 짐작할 따름입니다.^^





"괴로워요. 진짜 괴로워 죽겠다니까요. 결혼이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고통스러운 병이 아닐까요." (9쪽)


시작부터 제 맘을 쏙 들여다 본 것 같은 이 푸념은 주인공 하마사키 미쓰오가 치과에 들러 내뱉는 말입니다. 그는 아내 유카와의 사소하지만 매순간 부딪히는 부분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못 느꼈으나 최고의 이혼 1권 후반부로 갈수록 차태현씨가 참 어울린다 싶더라구요.)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이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미쓰오와 덜렁대는 유카는 서로의 생활습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결혼 2년이 채 안된 커플입니다.


결국 소설의 시작부터 미쓰오와 유카는 말다툼을 하고 이혼해 버립니다.


그런 그들에게 미쓰오의 옛 애인인 아카리와 그녀의 남편 료가 나타납니다. 왠지 아카리가 신경쓰이는 미쓰오는 옛 추억에 휩싸이고, 시시때때로 료의 불륜을 목격하게 되는데...



미쓰오는 결국 유카와 영영 헤어지게 될지, 아카리의 마음 속에는 미쓰오가 여전히 좋은 추억의 옛 남친으로 여겨지고 미련이 남아 있을지, 료의 불륜이 아카리와 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너무 궁금해서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네요.


게다가 결혼한 입장에서 미혼과 기혼의 차이도 알고 결혼생활의 불편함도 알기에 소설 속 대화가 쏙쏙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다. 두 커플과 제 결혼생활을 전반적으로 통틀어 다시 비교하며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한편으로는 양가부모의 간섭이 없다는 면에서 참 행복한 커플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러다가 십여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최근 가장 크게 느꼈던 생각이 이 소설에 나와서 심장이 덜컥하기도 했는데요.


"딱히 누가 잘못한 게 아니에요. 그저 누군가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 것이 누군가에게는 변기커버 같은 것인지도 몰라요." 

"......다들 타인이니까."(126쪽)


 외로워서 결혼을 하거나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서 하는 결혼이 아니라, 홀로 설 수 있는 두 성인이 만나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함께 해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결혼생활인데요 ^^


이 커플들은 어떻게 서로를 받아들이게 될지, 혹은 그렇지 못하고 다른 이를 만나 끝내게 될지 2권이 너무 궁금하네요.


그리고 소설 속에서 료가 새벽녘에 만나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50년이 넘게 함께 하다보면 정말 공기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는지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55년 되었네요. 이제 공기 같은 존재지요." (139쪽)


정말 서로에게 이런 존재가 된다면 행복한 결혼생활이었다고 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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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별을 찾아서 - 어린 왕자와 생텍쥐페리에 관한 인문학 여행
윤혜진 지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림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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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지.
너는 네 장미꽃에 책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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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를 한번쯤 읽지 않은 사람은 드물겁니다. 그만큼 누구나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지요.

보아뱀, 생텍쥐페리, 비행기 조종사, 장미, 여우 등이 생각나는 어린왕자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들라하면 저는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입니다.

어릴 때는 그 의미를 미처 다 깨닫지 못했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길들인다는 것은 참 의미심장해서 책임과 의무와 사랑이 가득 담긴 말로 저에게 다가오는데요.

그 어린왕자와 생텍쥐페리에 관한 인문학 여행 '저마다의 별을 찾아서'라는 책을 오늘 읽고는 또 마음속에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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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혜진씨가 10년전 강의를 하면서 이미 작성되어 있던 내용을 출간한 것이라는데요. 

"레옹 베르트에게"라는 헌사를 시작으로, 레옹베르트와 생텍쥐페리의 우정, 상상력이 풍부했던 유년시절, 조종사로서의 삶, 그의 연인 콘수엘로, 어린왕자 속에서 발견하는 생각꺼리까지 방대한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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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그의 연인 콘수엘로에 대한 이야기였답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장미는 까칠하기로 유명하지만, 어린왕자만을 기다리는 순애보를 보여주는데요. 그 장미가 콘수엘로를, 어린왕자가 생텍쥐페리를 보여주고 있는 실제 삶의 모습은 뭐랄까, 이런 삶도 있구나라는 생소함을 느끼게 하더군요.

어린 왕자를 쓸 정도면 상당히 생각이 깊고 상대에게 배려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생텍쥐페리의 실제 삶은 저에게 낯설었다고 할까요?

어린 왕자를 볼 때는 장미가 얄미웠는데, 이 책 '저마다의 별을 찾아서'를 통해 본 생텍쥐페리의 삶에서는 콘수엘로가 오히려 가여운 생각이 들었답니다. 성숙하지 못한 생텍쥐페리와 결혼하여 외로운 시간을 많이 보냈을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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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어. 그 꽃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만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선사했고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어. …… 그 가련한 꾀 뒤에는 애정이 숨어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그랬어." p65

하지만 어린왕자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는 장미에 대한 어린왕자의 마음의 변화를 보자면, 앙투안이 사고로 사망하지만 않았으면 결국은 콘수엘로에게 자신의 사랑을 따스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앙투안의 미성숙한, 어린 시절에 머물러있는 듯한 행동에 대해 저자는 

"나에 대한 '앎'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타인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통해 나를 아는 방식이 있다면, 후자의 방식이 앙투안의 방식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 p87

라고 하여 제 생각을 정리해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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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좋아하시나요? 작가 보르헤스가 "새로운 책을 읽기보다 읽은 것을 다시 읽으려 해야 한다"고 했다는데요. 이 책을 통해 그 말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어린 시절에 읽는 어린왕자와 어른이 되어 읽는 어린왕자가 같을 수 없듯이, 읽을 때마다 더욱 깊이 이야기 속의 숨은 뜻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다시읽기'가 아닌가 합니다. 

저도 다시 읽을 책들을 다시 정리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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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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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선택한 '담백하게 산다는 것'


이 책의 저자 양창순 박사는 그 유명한 인간관계 심리학의 바이블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입니다. 변명이겠지만 당시만 해도 육아에 일에 바빠서 책을 읽을 새가 없을 때라 책 제목 정도만 들어보았고 읽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책인데요.


인연이 되려니 이렇게 양창순 박사의 인간관계 심리학 '담백하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으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에 대해 잘 모르니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에세이 정도로 여기며 책장을 펼쳤는데요. 하지만 정신의학 분야에 박사학위를 두 개나 가지고 있으며, (주)마인드앤컴퍼니라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운영하며,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까지 진행했으며, 출간한 책도 한 두권이 아니더군요. 


완전 정신의학계의 캡틴아메리카 같은 느낌으로 훅 다가오네요.^^



"늘 어딘가에 얽매여서 남들 따라 흔들리면서 재고 따지고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다" 


살면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사람 있나요? 나는 왜 이렇지? 쟤는 좋겠다~라고 생각 안 해 본 사람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인데요. 학창시절에는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아이가 부러웠고, 부자 부모님 둔 친구가 부러웠고, 돈 걱정 안 하고 사는 사람이 부러웠고...


정말 끝이 없이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부단히 노력하다가 안되면 자괴감 느끼며 포기하고 절망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닌가 하는데요. 다들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이 정도 생각하고 사실 겁니다.




그런 저에게 담백은 병원밥처럼 간이 싱거운, 음식의 제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인데요. 병원밥은 좋아하지만, 인생도 그렇게 병원밥처럼 담백하게 살 수 있는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해 봤네요. ^^


제 나름으로는 인생을 달관한 사람 정도가 담백이라는 단어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저자도 나 같은 인간이구나를 느꼈고, 그럼에도 담백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 저에게도 의지를 불어넣더군요.



"분노와 미움이 참으로 많은 나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그러는 동안 정작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간과되거나 흔적없이 사라지고 만다." 142


살아가면서 하는 말실수, 주변 사람에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야심 가득한 남자의 사연, 외도한 남편에게 분노하며 사는 부인 등 많은 상담사례를 들며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 더욱 귀 기울이게 만들고,


열등감, 자존감, 기대치, 손실 혐오, 마음 에너지 등으로 담백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는데요. 글을 보다 보니, 직접 만나 대화를 해도 조근조근 참 이쁘게 말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누구도 모든 것을 다 갖춘 채 태어나지 못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열등감을 치유하는 첫걸음이다" 149


전반적으로 다 마음에 드는 말들이 많아서 어느 것 하나 딱 꼬집기는 힘들었으나,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꼽으라면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현명하게 거리 두기'였습니다.


살다 보니 가족 간에도 참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남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상황도 가족에게만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 참 많습니다. 



"테크닉이 필요한 인간관계는 더 이상 진실한 관계가 아니며, 피를 나눈 가족끼리 거리를 둔다면 그것 역시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던 모양이다." 166


저 또한 한때는 가족에게만은 이보다 가까울 수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거리감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몇 년 동안 힘들다가, 드디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후에야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런 생각에 대해 저자도 사람들은 거리두기를 어려워하며, 대부분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어서 현명하게 인간관계에 거리를 두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을 담백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비결이라고 하더군요.



마흔을 넘기며 제법 많은 세상을 봐서인지 책 내용에 나온 사례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거나, 제가 겪은 내용이 많았는데요. 아마도 제가 20대에 읽었다면 이해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도 많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삶이 또 다른 인간관계나 상황으로 인해 힘들어지면 생각날 책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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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싱글과 시니어의 크루즈 여행기
루시 나이즐리 지음, 조고은 옮김 / 에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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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때 당일치기로 젊은 부모님과 여행 다닌 기억 말고는 커서는 없는데요. 아버지가 여행을 싫어하셔서라고 변명해봅니다. ^^


하지만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매일 평균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뵙는데요. 그분들과 여행을 간다면 그럭저럭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매일 운동을 다닐 정도의 건강한 분들을 뵙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든 순간 깜짝 놀랐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루시! 작가 자신이 조부모님들과 여행하고 그 기록을 책으로 낸 것인데요. 문제는 조부모님들의 연세가 상당하다는 겁니다. 90! 아흔이 넘으셨어요~!




아흔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안되는데요.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가 들면 걷기가 힘들어지고 귀가 안 들리고, 눈이 침침해지지요. 게다가 남자분들은 전립선에 대부분 문제가 생기시던데... 복지관에도 아흔이 넘는 분들은 몇 안 계세요.ㅜㅜ


아니나 다를까 루시는 91세, 93세 조부모님과 떠나는 크루즈 여행 둘째 날에 할아버지는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맙니다. 그러고도 바지를 벗으려 하지 않으셔서 그대로 여행을 계속하더라고요. 


거기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빼고는 사람도 잘 못 알아보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분이 도움받는 것을 아주 싫어하셔서 웬만하면 불평 없이 참으시는 편이라네요. 하지만 책도 못 읽고, 신체적으로 제약도 많고, 오래 앉아있지도 못하시는데다가, 챙겨야 할 약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루시는 나이듦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혼자서는 가벼운 배낭 하나에 가뿐하게 빠르게 다닐 수 있는 여행이, 조부모님과 다니면서 짐도 많아지고, 화장실 가는 것까지 챙겨야 하는 사람이 생긴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는데요. 


그래도 루시는 어릴 때 조부모님이 당연하게 자신을 돌보아줬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결국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잃어버리는 사건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루시는 어떻게 조부모님을 찾게 될까요?



조부모님과 여행하는 하루하루의 에피소드도 인상 깊었지만, 특히 이 책에서 놀랐던 점은 할아버지의 전쟁 회고록과 함께 여행기가 소개된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이분들도 찬란한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점을 환기시켜 가슴이 뭉클거렸는데요.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험과 사랑, 전쟁과 공포가 기록된 회고록을 보며 동시에 현재의 나이 든 모습을 보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게 만들어 누구라도 가슴속 돌덩이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부모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제가 나이가 들면서 보게 된 부모님의 모습과 젊은 시절의 부모님의 모습은 제 예상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우리가 자란 환경과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우리가 다른 것처럼 그런 차이를 발견하는 것도 인상 깊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연세가 드시니 기억이 잘 안 나는 부분이 늘어나더라고요. 그럴 때 마다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지고 여쭤볼 걸 하는 생각도 가끔 하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부모님, 조부모님의 역사는 나와 별개라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어느 과학 발표에서 조부모님의 삶의 역사가 손자 손녀에게 유전인자로 전달된다는 연구결과에서도 보듯 아마 완전히 별개라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부모님, 조부모님과 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 자신 그리고 가족 전체의 역사 시간, 공간, 혈연으로 이어지는 유대감에 대해. 좋든 나쁘든, 때때로 유대감을 느끼는 일은 중요하다. 혹여 그 유대가 고통스러울지라도."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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