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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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선택한 '담백하게 산다는 것'


이 책의 저자 양창순 박사는 그 유명한 인간관계 심리학의 바이블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입니다. 변명이겠지만 당시만 해도 육아에 일에 바빠서 책을 읽을 새가 없을 때라 책 제목 정도만 들어보았고 읽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책인데요.


인연이 되려니 이렇게 양창순 박사의 인간관계 심리학 '담백하게 산다는 것'이라는 책으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작가에 대해 잘 모르니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에세이 정도로 여기며 책장을 펼쳤는데요. 하지만 정신의학 분야에 박사학위를 두 개나 가지고 있으며, (주)마인드앤컴퍼니라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운영하며,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까지 진행했으며, 출간한 책도 한 두권이 아니더군요. 


완전 정신의학계의 캡틴아메리카 같은 느낌으로 훅 다가오네요.^^



"늘 어딘가에 얽매여서 남들 따라 흔들리면서 재고 따지고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다" 


살면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사람 있나요? 나는 왜 이렇지? 쟤는 좋겠다~라고 생각 안 해 본 사람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인데요. 학창시절에는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아이가 부러웠고, 부자 부모님 둔 친구가 부러웠고, 돈 걱정 안 하고 사는 사람이 부러웠고...


정말 끝이 없이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부단히 노력하다가 안되면 자괴감 느끼며 포기하고 절망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인생이 아닌가 하는데요. 다들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이 정도 생각하고 사실 겁니다.




그런 저에게 담백은 병원밥처럼 간이 싱거운, 음식의 제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인데요. 병원밥은 좋아하지만, 인생도 그렇게 병원밥처럼 담백하게 살 수 있는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해 봤네요. ^^


제 나름으로는 인생을 달관한 사람 정도가 담백이라는 단어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저자도 나 같은 인간이구나를 느꼈고, 그럼에도 담백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 저에게도 의지를 불어넣더군요.



"분노와 미움이 참으로 많은 나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그러는 동안 정작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간과되거나 흔적없이 사라지고 만다." 142


살아가면서 하는 말실수, 주변 사람에게 지나치게 친절을 베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야심 가득한 남자의 사연, 외도한 남편에게 분노하며 사는 부인 등 많은 상담사례를 들며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 더욱 귀 기울이게 만들고,


열등감, 자존감, 기대치, 손실 혐오, 마음 에너지 등으로 담백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는데요. 글을 보다 보니, 직접 만나 대화를 해도 조근조근 참 이쁘게 말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누구도 모든 것을 다 갖춘 채 태어나지 못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열등감을 치유하는 첫걸음이다" 149


전반적으로 다 마음에 드는 말들이 많아서 어느 것 하나 딱 꼬집기는 힘들었으나,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꼽으라면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현명하게 거리 두기'였습니다.


살다 보니 가족 간에도 참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남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상황도 가족에게만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 참 많습니다. 



"테크닉이 필요한 인간관계는 더 이상 진실한 관계가 아니며, 피를 나눈 가족끼리 거리를 둔다면 그것 역시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던 모양이다." 166


저 또한 한때는 가족에게만은 이보다 가까울 수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거리감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몇 년 동안 힘들다가, 드디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후에야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런 생각에 대해 저자도 사람들은 거리두기를 어려워하며, 대부분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어서 현명하게 인간관계에 거리를 두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을 담백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비결이라고 하더군요.



마흔을 넘기며 제법 많은 세상을 봐서인지 책 내용에 나온 사례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거나, 제가 겪은 내용이 많았는데요. 아마도 제가 20대에 읽었다면 이해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도 많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삶이 또 다른 인간관계나 상황으로 인해 힘들어지면 생각날 책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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