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이로 키우는 엄마들의 비밀 수업 -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부자로 키운다!
앤디 림.윤규훈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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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참으로 복잡한 마음을 가졌던 책입니다. '부자 아이', '비밀 수업'이라는 단어들이 거부감을 가지게 했는데요. 이런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읽지 않으려 했지만, 책 소개를 자세히 보면서 마음이 바뀐 책이었어요. 어쩌면 현실적 부모와 이상적 부모 사이에서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제 모순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어찌 되었든 간에 이 책은 아이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그동안의 수많은 자녀교육서와 달리 이제는 바뀌어야 할 자녀교육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우면서도 과연 나 스스로 얼마만큼 변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그나마 지금 이렇게 책을 되새기고 마무리하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나름 굉장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앤디 림은 대기업 기획팀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자신의 꿈을 위해 창업하였는데요. 그중 교육 회사 <스팀21>을 중심으로 창업교육, 4차 산업 미래교육, 진로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공동 저자인 윤규훈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귀국하여 청년 창업으로 동대문 패션 제조·유통 사업체를 운영하였고, 지금은 <스팀21> 교육 그룹의 공동 대표로 일하고 있답니다. 


​언뜻 보면 둘 다 대단한 스펙과 역량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에 입사할 정도의 스펙과 역량, 그리고 미국 대학을 다니던 인재라는 점. 그래서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대단한 능력자들이 자신들이 쉽게 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부자에게서 돈에 대한 자세와 돈 관리법을 배우라고 하듯, 이들에게서 그들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배우고 갖춘다면 그것 또한 발전의 한 방향이 되리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상에서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기 시작했지요.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돈 많은 부자만을 일컫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학벌 부자도 포함되기는 하지만 그 외 자기 주도 능력이 가득한 셀프 부자, 인맥 부자, 역량 부자, 세계 부자, 말을 잘해서 돈과 사람을 끄는 화술 부자, 인성 부자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마음 편하게 책을 보시려면 저자의 '들어가는 말'을 통해 먼저 이 부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이때부터 좀 더 마음 편히 읽기 시작했으니까요. ^^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라는 이름의 책임감에 우리는 새삼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가장 소박하게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소망하지요. 하지만 아이가 성장할수록 어느새 조금씩 욕심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우수한 성적이 프리패스로 통했던 20세기 대한민국을 살아온 부모로서는 당연히 갖게 된 태도일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끝없이 성장할 것만 같던 기업들이 무너지며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은 늘어만 가고, 그나마 먹고는 산다는 자영업도 폐업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어떤 부모는 상위 소수 그룹에 들 수 있도록 더 뛰어난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부모는 학교 공부가 아닌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정답은 무엇일까요. 사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성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학교와 세상이 거짓도 가르친단다. 

그들을 전부 믿지는 말고, 

상식을 의심하고 비틀어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이며 비판적 사고, 

모방이 아닌 융합의 사고, 

창조하고 연결하는 사고를 길러야 한다. 

-손정의 아버지,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이 책은 그런 것들에 대해 속시원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알지만 쉬쉬하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직업이 아닌 진로 교육을 해야 하며,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지 말고 제대로 교육해야 된다고 합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또 어른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어 함께 생각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이지요. 한마디로 지금까지처럼 학교 공부만이 전부인 것처럼 잘 못 교육해서는 안 된다고, 진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역량과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인식을 바꾸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단조롭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위기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하고 있어요. 현재 기업들이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현 사회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아이들에게 어떤 활동이 도움이 되는지를 소개하고 있지요.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은 막연하게 여기고 있던 제 마음에 돌을 던졌는데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크고 둥지를 벗어날 테니까요.


​책을 덮은 지금 "18만 명 학부모와 선생님이 극찬한 최고의 책"이라는 문구가 단순한 광고 문구만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직접 부자들을 만나 저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며 실리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또 한 번 그런 충격에 휩싸여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눈을 감고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렇다면 지금의 학부모는 20세기를 살아왔지만, 21세기 이후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변화된 사회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의미에서 부의 추월차선이 될 수 있다는 '부자'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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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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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의 병에 걸려 한 달 뒤에 죽는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워낙 많이 다뤄진 소재이기에 식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일을 실제로 경험하였고, 이를 소설로 출간하였다면 느낌이 사뭇 달라집니다. 이것이 실화가 가진 힘이겠지요.


​이번에 만나본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성의 실화를 담고 있는 책이 바로 헝가리 유명 영화감독 가르도시 피테르의 첫 장편소설인 <새벽의 열기>입니다. 그냥 픽션이었다면 지나쳤을 테지만, 감독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여 만나보았지요.


​​이야기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절망 대신 결혼이라는 희망을 선택하고 117명의 헝가리 여성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믿음이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했을까요? 그 힘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또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편지를 받고 답장을 하는 여성들은 어떤 사람들일지도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각자의 다양한 사연으로 답장을 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소식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지 이런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은 먼저 손을 내밀고 또한 그 손을 잡는 용기와 믿음이었습니다.


​가끔 TV를 통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 환자의 생존기를 보곤 합니다. 몇 개월 남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숲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거나 엄격한 식이요법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날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지요. '죽는다는데 못할게 뭐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런 이야기를 볼 때면 정말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절망 속에서 빠져나와 누구나 그렇게 자신의 죽음에 용기 있게 맞설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그나마 그런 불행한 상황을 혼자서 겪어내는 것이 아니라 반려와 함께 겪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긴 병 앞에 장사 없다고 으레 사람이라면 자신의 편안함을 우선으로 여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소설에서는 이미 병에 걸린 상황에서 서로를 선택합니다. 과연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일까요? 아마도 그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른 시간이, 서른 시간이 지나고

나의 삶은 무한한, 뜨겁게 달궈진 레일 위를 달려왔네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바라본 나는

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고 놀라네

그래, 1초, 2초, 1분, 2분이 흘러 벌써 서른 시간이 되었네

나는 1초가 지나갈 때마다 널 더욱더 사랑하네

서른 시간 전에 널 처음 만난 내 손을, 내 허약한 손을

꼭 잡아주겠다고, 절대 놓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우리 서로의 팔을 놓지 말고 그곳 복도의

안식처에서 짓던 미소로 역경을 헤쳐가리니

넌 나의 양심이 되어 내가 단호히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줘


​하나의 이상이 날 기다리고, 난 그걸 위해 싸워

난 수많은 사람들과 단결하여 싸워

그러면 모든 게 더 아름답고 더 간단하지 찬란하지

나를 안내해주는 두 개의 별, 네 아름다운 눈이야!

-미클로스가 릴리에게 보내는 시-


사실 감독 가르도시 피케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의 부모님 미클로스와 릴리가 사랑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시점에 그들이 어떤 일을 겪으며 함께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흥미로웠어요. 당시 사회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우리나라도 같은 전쟁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슬프고도 감동적인 사연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새삼 떠오르네요. 정말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이 이야기는 헝가리 영화 <새벽의 열기>로도 만들어졌고, 이번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무료 상영도 했더라고요. 혹시 기회가 되어 국내 개봉이 된다면 보고 싶네요. 읽는 내내 가족들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희망과 믿음,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들의 힘을 되새겨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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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나이가 들수록 굽고 휘고 틀어지고 줄어들고 짧아지는 몸, 병원과 약에 맡기지 않고 맨몸으로 바로잡는다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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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양반들의 평균수명은 40대 초반. 양민들의 평균수명은 더 짧아서 30대 후반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랬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2017년 통계청에 따르면 82.7세에 이르렀다고 해요. 그렇다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생각보다 짧아 대략 65세 정도라고 합니다. '골골팔십'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인데요. 살아가는 동안만이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가뜩이나 마흔이 넘어서면서 몸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이라는 제목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스트레칭은 운동전후에 굳어있는 몸의 유연성을 증가시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집니다. 여러가지 운동을 해 본 분들은 스트레칭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그럼에도 본격적인 운동으로 취급되지는 않는지라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호기심을 자극하였습니다.


​저자 제시카 매튜스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체육학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운동을 학업과 일로 병행하였는데요. 어느날부터 요가를 하게 되면서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통증을 줄여주는 스트레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매일 스트레칭을 하며
깊이, 천천히 호흡하고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한 삶과 내 몸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미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5


​이 책은 스트레칭에 대한 이해와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 일상활동별·운동별·만성질환별·주제별 스트레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트레칭에 대한 이해 부분에서는 스트레칭이 유연성 외에도 관절이나 근육, 통증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정적 스트레칭 시에는 살짝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까지 근육을 늘여야 하고, 동적 스트레칭 시에는 관절가동범위 내에서만 관절을 움직여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항들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에서는 각 부위별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주며 부상을 방지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스트레칭 기법을 그림과 글로 상세히 알려주고 있는데요. 기본자세와 좀 더 쉬운 혹은 단계를 높인 변형 자세도 알려주고 있어 자신에게 맞게 변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각 스트레칭은 맨손으로 하기도 하지만 스트랩이나 의자, 벽, 폼롤러 등을 이용하여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이 뻣뻣해지고 시린 건 노화 때문만은 아니다.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 때문이다.


이렇게 부위별 스트레칭 기법을 익히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직장인을 위한 사무실 스트레칭이나 장시간 이동할 때, 아침에 일어날 때, 잠들기 전 등 일상생활에 활용하기 좋은 스트레칭을 알려주기도 하고, 걷기 전후 스트레칭, 달리기 전후 스트레칭, 수영 전후 스트레칭 등 다양한 운동과 함께 하면 좋은 스트레칭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근력운동을 하기 전후에 책을 참고하여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하면서 근육통이 사라져서 좋았고, 만성질환별 스트레칭을 알려줘서 도움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부분들은 각각의 경우와 개인의 몸상태에 따라 어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준다는 면에서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60대의 신체 나이를 20대로 되돌리는 하루 30분 운동법'이라는 말이 어쩌면 과장이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장 실천해서 허리통증이나 손목통증이 사라지는 경험을 해보면 마냥 웃고 넘어갈 말은 아닌데요.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초간단 스트레칭이 우리 생활에 건강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고, 그동안 겨우 이만큼의 시간도 자신에게 투자하지 못하고 살았구나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매일매일 찾아보며 실천하게 될 책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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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김용순 지음 / 메이킹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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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너 자신을 알라'는 말만큼 어려운 말도 없을 듯합니다. 단편적인 장점과 단점은 파악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안다고 생각한 순간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의 다른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여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외국인들이 신기해하며 콕 짚어내면 그제서야 '그런가?'라며 낯설어 하면서도 알에서 깨어나듯 새롭게 인식하고 의식하게 되는 일이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이라는 책의 저자 김용순 씨가 외국에서 오랫동안 무역업을 하며 20여 년간 체류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가 본 한국의 모습이 궁금하여 이 책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현대 한국에 대한 많은 모습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 혼밥 혼술족, 노령사회, 춤과 노래를 즐기는 민족, 열등의식과 과시욕, 외국어 사랑, 한류, 스마트폰 중독, 백의민족, 학력과 학벌 사회, 성형수술 천국, 교회가 많은 한국, 학부모들의 과외 열풍, 집단 문화, 서열 문화, 권위의식, 음주문화, 님비, 덤 문화, 반일 반중 감정, 피해자 의식 등 굉장히 많은 키워드를 다루고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각각 다른 부분으로 다가오던 키워드들이 책을 마칠 때쯤 되니 결국은 한국이 겪어온 역사에 기반하여 모든 것이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력사회는 10대 후반에, 평생의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는 비정상적 사회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젊은 층의 취업률 감소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당장의 현실을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학교에서의 평등교육과 달리 사회와 가정에서의 남녀 불평등은 비혼 여성의 비율을 증가시켰으며, 출산율이 감소하였고, 그 연장선에 미투 운동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근시안적으로 공무원 채용을 늘리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의 부담만 늘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자연히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벅차니 혼밥혼술족의 증가와 함께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결혼한 부부의 합계출산율은 2.23명 

부부의 출산율은 높아졌지만 전체 출산율이 감소하는 현상은 

결혼하지 않는 여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49세 여성 가운데 49%가 독신이라 한다.

p51


​그리고 현재 1차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인구로 편입하고 있으며 조만간 2차 베이비붐 세대까지 노령인구로 편입될 예정인데요. 때문에 2030년에는 비혼과 출산율의 저하로 젊은 세대는 적고 노인인구가 많은 초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이라 합니다. 이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사회인 것이지요.


​또한 한국인의 열등의식은 과시욕을 불러일으켰으며 이것이 까다로운 안목과 특별한 취향을 갖게 하여 결국에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근간이 되었다고도 해요. 이러한 것들은 교육분야에서는 학부모들의 과외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며, 학력·학벌사회, 공무원 공시족의 증가, 못 말리는 외국어 사랑이나 명품에 열광하는 한국인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것이겠지요.


​'한국은 전 세계 소비시장의 유형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은 곳이다.'

세계적 광고 회사 아시아 담당 사장의 말이다.

p78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장점을 알게 되면 마냥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하지만 그 반면에 단점을 알게 되면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는데요. 이러한 점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무심코 피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의 단점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장점과도 연관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부정적으로만 들리던 것들도 결국은 지금의 우리 사회를 이루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데요.


​'한 뿌리에서 여러 가지가 뻗어 나가는 나무'처럼 이 책은 한국의 역사적, 사상적, 사회적 배경을 기반으로 각각의 장단점들이 서로 연관되어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알게 합니다. 오늘날의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비판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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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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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10대로 돌아가 잠깐 회상에 젖었던 책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입니다. 막연히 '어른이 되면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사춘기의 그 마음 어지럽던 시절을 지나왔고. 삼십대가 되어서는 마흔이 되면 괜찮겠지 하다가. 막상 마흔이 되니 '아~ 저절로 괜찮아지는 것은 없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저를 돌아보며 한때는 '나만 유별난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간다고 괜찮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 김혜남 씨와 현재 구로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많은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 씨가 함께 쓴 책으로, 우울증, 조울증, 상실과 애도, 공황장애, 우울성 인격,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허언증, 현실부정, 강박증, 감정 다스리기, 불안장애, 무기력감, 자해, 워킹맘의 고충, 부모의 욕심, 화병, 섭식장애, 성공 후 우울증, 외로움, 울지 못하는 사람 등 현대인의 다양한 마음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다양한 병의 증상과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그 병이 어떻게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는데요. 몇몇 챕터에서는 <일요일 오후 1시> 코너를 따로 두어 김혜남 씨와 박종석씨의 조언을 담은 인터뷰를 싣고 있어 더욱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심리학책이면서도 이론적 설명만 하는 책이 아닌 해결책도 제시하는 실용적인 책인 셈이지요.



나를 비롯한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내외적 질책에 시달린다.


​여성들은 세상으로 나와 있을 때는 

'남성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고, 

가정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의 방식을 유지하라는 

이중의 명령을 받는다. 


​즉 전통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불안과 혼동,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워낙 많은 병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누구나 한두가지 관심가는 내용이 있을 듯 했는데요. 저 역시 상실과 애도, 만성피로 증후군, 부모의 욕심, 화병 등에 특히 관심이 갔고, '그래도 이정도는 아닌것 같아 다행이야'라던가, '내가 그랬던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제 자신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그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경험이었다.

아내가 암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도 더 괴로웠다. 

아내의 죽음보다 우울증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인정하는 것은 좀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진실이었다. 

<우울증에 관한 희망의 보고서>, 루이스 월퍼트


​의외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참 당황스러워요. 본인 스스로도 힘들겠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겪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특히 다른 질병과 달리 우울증의 경우 섭식이 힘들거나 더이상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음의 문제로만 치부하며 뒤로 제쳐두거나 정신과에 대한 편견으로 병을 키우기 전에, 본인이나 주변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개인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은 의외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아요. 때문에 이렇게 책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내리고,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살펴보며 자신과 비교해 보는 것이 의미있는 활동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기도 하니까요. 또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타인에 대해서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답고 귀한 꽃은 흔들리며 가지를 세우고 꽃을 피운단다. 

네가 좀 더 세게, 아프게 흔들리는 것은

네가 그만큼 더 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고 그런 거란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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