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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이로 키우는 엄마들의 비밀 수업 - 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부자로 키운다!
앤디 림.윤규훈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읽으면서 참으로 복잡한 마음을 가졌던 책입니다. '부자 아이', '비밀 수업'이라는 단어들이 거부감을 가지게 했는데요. 이런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읽지 않으려 했지만, 책 소개를 자세히 보면서 마음이 바뀐 책이었어요. 어쩌면 현실적 부모와 이상적 부모 사이에서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제 모순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어찌 되었든 간에 이 책은 아이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그동안의 수많은 자녀교육서와 달리 이제는 바뀌어야 할 자녀교육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족스러우면서도 과연 나 스스로 얼마만큼 변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그나마 지금 이렇게 책을 되새기고 마무리하면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나름 굉장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앤디 림은 대기업 기획팀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자신의 꿈을 위해 창업하였는데요. 그중 교육 회사 <스팀21>을 중심으로 창업교육, 4차 산업 미래교육, 진로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공동 저자인 윤규훈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귀국하여 청년 창업으로 동대문 패션 제조·유통 사업체를 운영하였고, 지금은 <스팀21> 교육 그룹의 공동 대표로 일하고 있답니다.
언뜻 보면 둘 다 대단한 스펙과 역량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에 입사할 정도의 스펙과 역량, 그리고 미국 대학을 다니던 인재라는 점. 그래서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대단한 능력자들이 자신들이 쉽게 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해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부자에게서 돈에 대한 자세와 돈 관리법을 배우라고 하듯, 이들에게서 그들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배우고 갖춘다면 그것 또한 발전의 한 방향이 되리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상에서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기 시작했지요.
참고로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는 우리가 흔히 쓰는 돈 많은 부자만을 일컫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학벌 부자도 포함되기는 하지만 그 외 자기 주도 능력이 가득한 셀프 부자, 인맥 부자, 역량 부자, 세계 부자, 말을 잘해서 돈과 사람을 끄는 화술 부자, 인성 부자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마음 편하게 책을 보시려면 저자의 '들어가는 말'을 통해 먼저 이 부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이때부터 좀 더 마음 편히 읽기 시작했으니까요. ^^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라는 이름의 책임감에 우리는 새삼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가장 소박하게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소망하지요. 하지만 아이가 성장할수록 어느새 조금씩 욕심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우수한 성적이 프리패스로 통했던 20세기 대한민국을 살아온 부모로서는 당연히 갖게 된 태도일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이러한 대한민국의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끝없이 성장할 것만 같던 기업들이 무너지며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은 늘어만 가고, 그나마 먹고는 산다는 자영업도 폐업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어떤 부모는 상위 소수 그룹에 들 수 있도록 더 뛰어난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부모는 학교 공부가 아닌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정답은 무엇일까요. 사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성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고, 다른 중요한 것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학교와 세상이 거짓도 가르친단다.
그들을 전부 믿지는 말고,
상식을 의심하고 비틀어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이며 비판적 사고,
모방이 아닌 융합의 사고,
창조하고 연결하는 사고를 길러야 한다.
-손정의 아버지,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이 책은 그런 것들에 대해 속시원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알지만 쉬쉬하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직업이 아닌 진로 교육을 해야 하며,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지 말고 제대로 교육해야 된다고 합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이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또 어른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어 함께 생각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이지요. 한마디로 지금까지처럼 학교 공부만이 전부인 것처럼 잘 못 교육해서는 안 된다고, 진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역량과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인식을 바꾸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단조롭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위기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하고 있어요. 현재 기업들이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현 사회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아이들에게 어떤 활동이 도움이 되는지를 소개하고 있지요.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은 막연하게 여기고 있던 제 마음에 돌을 던졌는데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크고 둥지를 벗어날 테니까요.
책을 덮은 지금 "18만 명 학부모와 선생님이 극찬한 최고의 책"이라는 문구가 단순한 광고 문구만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직접 부자들을 만나 저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며 실리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또 한 번 그런 충격에 휩싸여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눈을 감고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렇다면 지금의 학부모는 20세기를 살아왔지만, 21세기 이후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변화된 사회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의미에서 부의 추월차선이 될 수 있다는 '부자' 교육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