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제목만 보고 10대로 돌아가 잠깐 회상에 젖었던 책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입니다. 막연히 '어른이 되면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사춘기의 그 마음 어지럽던 시절을 지나왔고. 삼십대가 되어서는 마흔이 되면 괜찮겠지 하다가. 막상 마흔이 되니 '아~ 저절로 괜찮아지는 것은 없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저를 돌아보며 한때는 '나만 유별난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간다고 괜찮아지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 김혜남 씨와 현재 구로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많은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 씨가 함께 쓴 책으로, 우울증, 조울증, 상실과 애도, 공황장애, 우울성 인격,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허언증, 현실부정, 강박증, 감정 다스리기, 불안장애, 무기력감, 자해, 워킹맘의 고충, 부모의 욕심, 화병, 섭식장애, 성공 후 우울증, 외로움, 울지 못하는 사람 등 현대인의 다양한 마음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다양한 병의 증상과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그 병이 어떻게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는데요. 몇몇 챕터에서는 <일요일 오후 1시> 코너를 따로 두어 김혜남 씨와 박종석씨의 조언을 담은 인터뷰를 싣고 있어 더욱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심리학책이면서도 이론적 설명만 하는 책이 아닌 해결책도 제시하는 실용적인 책인 셈이지요.



나를 비롯한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내외적 질책에 시달린다.


​여성들은 세상으로 나와 있을 때는 

'남성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고, 

가정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의 방식을 유지하라는 

이중의 명령을 받는다. 


​즉 전통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불안과 혼동,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워낙 많은 병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누구나 한두가지 관심가는 내용이 있을 듯 했는데요. 저 역시 상실과 애도, 만성피로 증후군, 부모의 욕심, 화병 등에 특히 관심이 갔고, '그래도 이정도는 아닌것 같아 다행이야'라던가, '내가 그랬던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제 자신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그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경험이었다.

아내가 암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보다도 더 괴로웠다. 

아내의 죽음보다 우울증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인정하는 것은 좀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진실이었다. 

<우울증에 관한 희망의 보고서>, 루이스 월퍼트


​의외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참 당황스러워요. 본인 스스로도 힘들겠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겪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특히 다른 질병과 달리 우울증의 경우 섭식이 힘들거나 더이상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음의 문제로만 치부하며 뒤로 제쳐두거나 정신과에 대한 편견으로 병을 키우기 전에, 본인이나 주변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개인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은 의외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아요. 때문에 이렇게 책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내리고,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살펴보며 자신과 비교해 보는 것이 의미있는 활동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기도 하니까요. 또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타인에 대해서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답고 귀한 꽃은 흔들리며 가지를 세우고 꽃을 피운단다. 

네가 좀 더 세게, 아프게 흔들리는 것은

네가 그만큼 더 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고 그런 거란다.

p1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