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노인은 제발 박사학위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거다. 그런데 이미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 추가로 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학위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가. 기혼자 노인은 아내와 평생을 같이하고 싶어서 아내에게 청혼하는 거다. 제발 나와 결혼해줘. "이사람이 노망이 났다. 우린 부부잖아." 이미 결혼했다니!
이미 평생을 같이했다니! 청혼을 거절당할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없고, 애써 짝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얼마나즐거운가. 오랜 친구에게 간청하는 거다. 나와 사귀어주게, 친구가 당황하며 대꾸한다. "우린 이미 친구잖아!" 우린 이미 친구였다니! 얼마나 즐거운가 칼럼 마감을 연장해달라고 신문사에 요청한다. "무슨 소리 하세요. 칼럼 원고 이미 보내주셨어요." 이미 원고를 보냈다니! 너무 즐겁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소원으로 빌기, 그것이 내가 노년에 기대하는 즐거움이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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