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이든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일은 유쾌하지 않다. 더구나 그것이 국가와 공동체의 집단 기억과 관련된 역사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심지어 공동체 구성원 내부의 집단 갈등을 불러일으켜사회를 서로 대립하는 두 진영으로 갈라놓을 수도 있다. 공동체의기억을 독점해 역사를 사유화하고자 할 때 비판과 다양성이라는 역사학의 본질적 가치는 실종된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어떻게 기억할 것이냐는 기억 선택과 독점의 문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이봉창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과 임시 정부는점차 성역화되었고, 반대로 그에 관한 비판적인 성찰과 연구는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의 역사가 점차 신의 역사를 닮아 갈 때, 역사학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심한 열병과 두통을 앓듯이 몸과 마음이 아팠다. 32년이라는 길지 않은 이봉창의 삶에 끝없는 연민과 존경을 느꼈기 때운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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