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이제 서른한살입니다. 앞으로 서른한 해를 더 산다 한들과거 반생 동안 방랑생활에서 맛본 것에 비한다면 늙은 생활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지난 서른한 해동안 육신의 쾌락은 대강 맛보았습니다."
이봉창은 탁구, 야구 등 운동을 좋아하고 사람 사귀기를 즐기는쾌활하고 낙천적인 청년이었다. 이봉창의 <신문조서>에도 영화와 음악을 즐기고, 술과 마작 때문에 빚에 쪼들리고, 카페와 유곽을 무시로 드나드는 등 근대 소비문화를 향유한 모던 보이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재판 기록을 읽다 보니 불쑥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근대 문화와 육신의 쾌락을 즐기던 모던 보이는 어쩌다가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봉창이 천황을 향해 폭탄을 던진 1932년 1월 8일, 운명의 그날로 돌아가 보자. -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