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주위의 풀 한포기 소중하지않은것이 없음을 깨닫는다.

이 풀더미를
한 평만 떼어다

어제 갔던 곳은 2년 전에도 간 적이 있는 봉정사라는 절이다. 영주 부석사의 무랑수전보다 오래된 고려조의 목조건물이 있는 곳인데, 실제 건물은 중간에 새 목재로 다 교체해 버린 데다 내부도 썰렁하니 헛간 같은 게 볼품이 없더라. 그에 비하면 무량수전의 기품 있는 모습은 과연 국보급 건물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절 구경은 별로 하지 않고 절로 들어갈때부터 나올 때까지 그저 땅만 보고 다녔다. 온갖 풀꽃들을 헤아리느라고 그랬지.
방에 앉아 있을 때 여러 권의 도감을 통해 그렇게 많은 풀꽃들을 보았는데도 막상 산에 가 보니 온통 신기한 풀이 천지에 널려 있더라.
 예전 같으면 그냥 "어, 풀 좋다!" 하고 지나쳤겠지만, 이번에는
 풀 하나하나의 특성과 이름들을 주억거리며 헤쳐 나갔지. 
그러자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한 신비의 곳간처럼 여겨지면서,  발걸음을 옮김 때마다 그렇게 아쉽게
 여겨질 수가 없더구나.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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