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뜯어 먹는 소처럼 독서하라.


"선생님은 그럼 책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의무감으로 책을 읽지 않았네. 재미없는 데는 뛰어넘고, 눈에 띄고 재미있는 곳만 찾아 읽지, 나비가 꿀을 딸 때처럼, 나비는 이 꽃저 꽃 가서 따지, 1번 2번 순서대로 돌지 않아. 목장에서 소가 풀 뜯는 걸 봐도 여기저기 드문드문 뜯어. 풀 난 순서대로 가지런히 뜯어먹지 않는다고, 그런데 책을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다??
그 책이 법전인가? 원자 주기율 외울 일 있나?? 재미없으면 던져버려. 반대로 재미있는 책은 닳도록 읽고 또 읽어, 그 기나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나는 세 번을 읽었어, 의무적으로 읽지 않는다는말이네, 사람들도 친구 사귈 때, 이 사람 저 사람 두루 사귀잖아. 오랜 친구라고 그 사람의 풀스토리를 다 알겠나? 공유한 시절만 아는거지. 평생 함께 산 아내도 모르는데(웃음), 한 권의 책을 다 읽어도모르는 거야. 책 많이 읽고 쓴다고 그리에이티브가 나오는 것 같아? 아니야, 제 머리로 읽고 써야지. 일례로 번역은 창조지만 학술논문은 창조가 아니거든."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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