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역시 수학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나는 교재를 붙들고 씨름해보지만, 도움 없이 혼자서는 도저히해낼 수가 없다. 성적이 늘 우수하기 때문에 통신학교 선생님에게물어볼 수도 없다. 도움 받을 곳이 어디에도 없다. 나는 지금 탈레스의 정리를 배워야 한다. 정리를 읽어본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안타까운 마음에 삼각형을 그리고 또 그려본다. 전부 허사다.
아버지는 피라미드에 대해서 잘 아니까 이것도 알지 않을까? 가서질문하고 싶지만, 어머니가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수학을 못하면 의학 공부를 할 수 없다. ‘머리 고치는 외과의사의 꿈은 영원히 끝이다. 박사님들, 병을 고쳐주는 사람들, 나의 영웅들과 영원히 안녕이다. 나는 영원히 이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 언젠가 기적적으로 집을 벗어난다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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