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꿈꾸게 만드는 것들은 따로 있다. 나비, 무당벌레, 클로버.... 나는 금붕어의 작은 입을 닮은 금어초와 대화하는 상상을한다. 복화술을 할 줄 몰라 그 입술의 움직임에 말소리를 얹어주지못하는 게 아쉽다. 아르튀르와 함께 몰래 따서 그 씁쓸한 맛을 즐기곤 하는 까치밥나무 열매도 나를 꿈꾸게 한다. 하늘을 나는, 우리집철책에 막히지 않고 날아가는 새들도 나를 꿈꾸게 한다. 그리고 멧비둘기도, 특히 서로 입맞추는 모습이 그렇다.
달력 사건으로 나는 좋은 것을 보거나 흥분했을 때 내 마음을감춰야 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그날 이후 나는 무언가 경이로운 것이 눈에 띄어도 아무 관심 없는 척한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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