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부터,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녀는 나보다 자신의 남편이 먼저였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나는 간신히 구동 중이던 미니컴포넌트의 스피커를 집어던졌다. 서랍장 위에 놓여 있던 컴포넌트는 마룻바닥에서몇 번 튕기다가 거실 모퉁이 쪽으로 데굴거리며 안착했다.
나는 거실 한복판에서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잠수를 할 때처럼 나는 바닥이 있다는 걸 확인이라도 하듯 연신 두 발을구르며 점프를 했다. 나머지 한쪽 스피커에서 음악이 깨지는 소리를 내며 흘러나왔다. 음악도 날카롭고 뾰족한 것이될 수 있구나. 지금 그녀의 눈앞에 서 있는 나 역시, 언제고날카롭고 뾰족한 것이 될 수 있었다. 아연해하는 그녀의 앞에서 나는 미친 사람처럼 뛰고 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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