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분더카머가 궁금했다. 다음엔 다른 누군가의 분더카머가 궁금해질듯.

분더카머를 재해석하는 현대의 몇몇 예술가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분더카머는 개별자가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겪어온 고유한 역사와기억의 진열실이자 마음의 시공간의 상징체다. 기억이란 대부분의경우 그보다 훨씬 거대한 망각의 잔여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가각자의 마음속에 지은 분더카머 안에는 결코 미적으로 높이 평가되는예술 작품의 원형이나 고도로 완성된 지적인 사유의 언어가 저장되어있지 않다. 오히려, 언뜻 보면 무가치한, 부서진, 깨진, 닳은, 기원과이름을 모를, 무수한 말과 이미지의 파편들이 혼란스럽게 뒤섞여공존한다. 이 사적인 언어와 이미지의 파편들은 르네상스인의분더카머에 진열된 사물들 같은 객관적 지식의 탐구 대상을 넘어서삶의 매 순간마다 우리의 몸과 마음 안팎에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유발하고 우리 또한 그것을 역으로 투사하는 매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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