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A B 구역 진료소에 가는 길이었다. 
차가 시내 교차로를 지날 때 운전기사 루디가 턱으로 차창 밖을 
가리켰다.
검게 그을린 모스크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이었다. 
그 모스크는 국경없는의사회 자동차가 늘 다니는 도로에서 
몇 미터도떨어져 있지 않았다. 
모스크 주변에는 돌과 유리 조각, 먼지를 뒤집어쓴 자동차들이 흩어져 있었다. 
어쩌면 폭탄이 터지는 순간에 나와 루디가 탄 차도 그 길을 
지날 수 있었다. 몇 걸음이면 닿을 모스크의 잔해처럼, 트리폴리에서 죽음은 삶과 너무 가까웠다. 
그래서 더욱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언제 어디에서 폭탄이 터지고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세상. 두려워할 틈도살겠다는 발버둥도 허락하지 않는듯했다. 
안타까운 사연과 감동적인 이야기가 모두 사치처럼 느껴졌다. 
죽음은 그저 시리아 내전으로 이미 목숨을 잃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로 건조하게 기록되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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