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나는 오늘 밤 똑바로 누워서 잘 수 있을까?‘ 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다 잠들 무렵, 내게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보냈는데도 통증이 찾아오면 어쩐지 그날에 패배한 기분이다.
가지고 있다고 여기던 것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 말하자면살면서 차곡차곡 적금 붓듯 적립해온 자존감을 계속 까먹어가는 기분이다. 작은 성취들로 다져졌던 나의 견고한 성이 모래성처럼 자꾸 힘없이 무너진다. 늘 쓸모 있는 인간이길 바랐는데 지금 나는 아무 짝에 쓸모가 없는, 아니 어쩌면 오히려누군가의 무거운 희생으로 살아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그러니까 내 소중한 당신은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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