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텅 비어 있다. 지구가 모래 알갱이만 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태양은 오렌지 크기가 되고, 지구는 태양에서 6미터 거리에 위치한다. 오렌지 크기의 태양이 부산역 광장 분수대에 놓여 있다고 한다면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은 부산역 플랫폼에 위치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첫 번째별인 알파 센타우리 a Centauri에 도착하려면 일본 홋카이도 북쪽 끝까지 가야 한다. 결국 부산역을 중심으로 반경 1,600킬로미터 이내에 오렌지 한 개랑 모래 알갱이 몇 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따라서 주변에 무언가 물질이라 부를 만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 자체로 기뻐해야 한다. 생명체는 지구에서만 발견되는 아주 특별한 물질이다. 내 주위에 생명체가있다면 이것은 놀라워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그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나와 같은 종을 만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다른인간을 사랑해야만 하는 우주론적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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