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으로만 노동자를 보면 고통을 나눌 수 없다. 
노동자를 나와 내 부모, 내아이와 같은 사람으로 볼 때, 그 사람의 이마에 맺힌 땀이 보이고 찡그린 미소가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비원의 해고를 막기 위해 뭉친 아파트 주민들, 환경미화원에게 위험할 수밖에 없는 100kg 쓰레기봉투를 없애기 위해 기준을 바꾸는 시의회, 학교 급식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은 시민으로서 노동자를 존중하는 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20년간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녹색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만난 노동의 아픔을 이 책에 모았다. 여기 등장하는 노동자는 발전소와 조선소의 노동자도 있지만 네일 아티스트나 실험실 연구원과 같은 노동자도 있고 택배, 청소, 간병 종사자처럼 가까이서 우리의 일상을 움직이는 노동자도 있다. 그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고통에 우리가 어떤 이름을 붙였는지,
그리고 어떤 존중이 이 고통을 줄일 수 있을지를 책을 통해 제안해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동자의 고통을 찾아내 이름을 붙이고 존중의 방법을 고민한다면, 우리는 죽음의절규로 채워진 세상이 아니라 일상의 아픔과 불편을 살피는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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