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운이 좋았던지 눈을 다쳤던 바로 그해에 그는 플로리다의 항구 도시 펜서콜라에 있는 팔라폭스 스트리트를 걸어가고 있었는데,
개미 무리가 집에서 나와 줄지어 가는 모습이 그의 눈에 띄었다. 그는 바다를 바라보던 것과 똑같은 감정으로 그 자리에 서서 개미들을 지켜보았다. 거기에 또 다른 매혹적인 세계가 숨어 있었다. 이렇게 해서 그는 개미를 연구하게 되고 위대한 생물학자가 된다.
40년 뒤 윌슨은 우연히 펜서콜라의 그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의 눈에 40년 전 보았던 개미 무리의 후손들이 보였다. 갑자기 황홀해진 그는 옛날처럼 두 손을 땅에 짚은 채 엎드려서 그 개미들을 관찰했다. 그러자 나이 지긋한 노인이 지나가다가 그를 보고깜짝 놀랐다. 멀쩡한 어른이 아이처럼 길 한가운데 엎드려서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서 무언가를 살피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고, 또 이 노인이 월슨에게 다가와 어디 아프냐고 물을 만도 했다. 하지만 그때윌슨은 어린 시절에 품었던 사랑으로 돌아가서 평생에 걸친 소명을계속하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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