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아픔을 다 안다고 볼 수 없다는 말에 동감.
하지만 이해하려고 애쓰는 의사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맘을 갖게 되는건 나만의 아닐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햇병아리 의사 시절에는 내가 환자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갈수록 그것이 순전히 내 착각이었음을 알게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착각은 상대를 이해했으니 더는 이해하려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더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다 안다는 오만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환자 이야기를 다 들어줄 만큼 충분한 진료 시간을 갖고 있지도 못한 상황에서 귀를 충분히 열지조차않은 내가 환자를 다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지니 결과는 뻔했다. 이해하기는커녕 겉돌기만 했다. 그나마 겉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다행이지만 겉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이해했다 치고 넘어가는 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이제야, 어느 정도 살아보니 세상에는 정말 겪어봐야만 이해할수 있는 일이 있음을 안다. 이제는 진료하면서 환자에게 ‘당신을 이해한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다. 세상에는 겪어보지 않고는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나는 눈앞의 환자와 같은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므로 완벽히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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