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빗댄 로마가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멋진 신사같은.

로마는 전성기를 다 보내고 은퇴한 사업가를 닮았다. 대단히 현명하거나 학식 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뛰어난 수완으로 돈과 명성을 얻었고, 나름 인생의 맛과 멋도 알았던 그는 빛바랜 명품 정장을입고 다닌다. 누구 앞에서든 비굴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돈지갑이 얄곽해도 기죽지 않는다. 인생은 덧없이 짧으며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때 거두었던 세속적 성공에 대한 긍지를 버리지는 않는다. 로마는 그런 도시인 것 같았다. "어때? 종종 만나서 놀면 괜찮지 않겠어?" 로마가 물었다. 테르미니역 승강장에서 공항 가는 기차에 오르며 가볍게 대꾸했다. "그래, 가끔 만나는 건 뭐, 나쁠 것 없겠지. 다음에 보자. 바쁜 일 좀 끝나면, 차오(Ciao, 안녕)!"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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