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 온다.
명상을 계속하고는 있는데 진전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진다.
좋은 점은 트릭시가 훨씬더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트릭시가 나의 명상 프로젝트로 덕을 본 것 같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이런 게 진정한 이타주의겠지.
고양이가 도움을 얻고 나는그렇지 못한대도 나는 그저 고양이 덕에 행복해지면 그만일 뿐.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다른 이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기도 하다.
다른 이의 행복은 곧나의 행복도 된다.
다만 간절히 바라건대 요즈음 부쩍 행복해진 나의 고양이가 이제는
다른 생명체를 죽여서 그 피투성이 사체를 집으로 질질 끌고 오는 일이 더는 없기를.
트릭시가 저지르는 가장 비불교적인 행위 아닌가.
이 녀석이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이 분명하다.
나 역시 명상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더 잘해야하고, 이번 달에는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리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헬스클럽에도 등록했다.
헬스클럽을 다니는 생활이 시작된다.
다만 우리가 아는 양상과는 사뭇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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