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나서 남은 사람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기억해주는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어떤 인생을 살아야 잘 살았다고 말한다면 그런 인생이 아닐까.

그의 첫 기일에 다른 작가들이 힘을 모아 추모 전시회를열어주었다. 전시회장에는 그의 그림과 작가들이 아메바피쉬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 걸렸다. 판매 수익은 전시회 대관료로 쓰였다. 나는 아이 때문에 전시회 준비를 돕진 못하고 집에 있던그이의 그림들을 정리해서 보내주었다. 그는 정리를 잘하는성격이라 대학 시절에 그린 만화부터 죽기 직전 그린 그림까지 연도별로 잘 저장해두었다. 만화 작업을 하고 싶어했는데, 돈버느라 못 했구나, 그이는 양철 로봇, 고양이, 우주, 환상 속의 세상을 많이 그렸다. 현실의 외로움, 답답함을 벗어나 상상의 세계를 그렸던 사람, 자고 연약한 생명을 향해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 만화가가 되고 싶어했던 어린 소년. 아메바 피쉬.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는 그 속에서 놀았겠지. 꿈꾸던 그 눈빛이 생각난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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